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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이해하기/생활•사회•문화

필리핀의 쌀 수입쿼터제 폐지로 한국쌀 사기가 쉬워질까?

by 필인러브 2017.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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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너무 더워서 멋지다는 생각을 접게 하지만, 어쨌든 보일러 시설이나 난방비가 필요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매우 좋지 아니한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기후를 가진 필리핀은 원래 논 대부분이 2~3모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정부에서 벼농사를 위한 관개 면적 확장을 하지 않아 농민들의 대다수가 2모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지만, 기후 조건만으로 봤을 때는 최대 3모작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베트남이나 태국, 캄보디아 등에서 쌀을 매년 수입한다. 단순히 쌀을 조금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다. 필리핀은 거의 매년 100만 톤 이상의 쌀을 수입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필리핀에 쌀을 경작할 수 있는 땅이 생각보다 넓지는 않다. 필리핀의 면적은 한국보다 1.3배 넓지만, 산과 해안 지형을 빼면 실제 쌀을 재배할 수 있는 곳은 크게 많지 않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1억이 넘는다는 인구가 쌀을 주식으로 먹고 있으니 쌀 소비량이 엄청날 수밖에 없는데, 농경지는 일부 지주(혹은 기업)들에게 집중되어 있어 소작농 비율이 높은 편이다. 관개시설이 부족하여 원활하게 경작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부분 농민이 비싼 개량 종자를 쓰지 못하고 값싼 종자를 사용하여 농사를 짓고 있으니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수확량마저 적다. 미곡처리장이 없어 도정 시설이 부족하여 도정하는 과정에서 쌀 손실률이 15%에 육박한다는 것도 큰 원인이다. 거기에 도로 시설까지 열악하여 곡물 운송 또한 잘 되지 못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쌀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 태풍에 의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는 빈도도 높다. 요컨대 쌀 소비량에 비해 쌀 공급이 적다는 것이 필리핀이 쌀을 수입하게 되는 이유이다.


그런데 올해 2017년 6월 말부터 필리핀의 쌀 수입쿼터제가 종료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소문에 의하면 필리핀에도 한국 쌀이 수입 개방된다고 한다. 지금도 한국 슈퍼에 가면 한국 쌀을 살 수 있기는 하지만 한국 슈퍼 매대에서 조금씩 놓고 파는 것과 완전히 개방되어 판매되는 것은 상당히 다른 일이다. 대체 한국 어느 지역에서 경작된 어떤 쌀이 수입될지, 혹은 그렇게 수입되는 한국산 쌀의 가격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쌀 사기가 좀 더 쉬워지고 가격도 내려갔으면 싶은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긴, 나로서는 쌀 한 봉지 사면 한참 먹고 다음번 슈퍼 갈 때까지 까맣게 잊고는 하지만 식구 많은 집은 쌀 사는 일부터가 큰일이 될 것이다. 쌀 수입쿼터제가 종료됨으로써 가난한, 혹은 거의 극 빈곤층에 가까운 농부들의 주름이 조금은 펴질까 모르겠다.



[필리핀 생활하기 TIP] 필리핀에서 한국 쌀과 같은 밥맛의 쌀을 사려면 어떤 쌀을 사는 것이 좋을까?

필리핀 쌀 가격은 쌀의 품질마다 혹은 지역마다 차이가 크게 나는 편이지만 로컬 쌀집에서 파는 쌀 가격은 kg당 42페소에서 60페소 사이. 대략 5kg 한 포대에 250페소 남짓하다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이런 쌀들은 흔히 말하는 찰기가 없는 쌀이라서 필리핀에 사는 교민들을 보면 보통 자스포니카(jasponica)나 디노라도(Dinorado), 더블 다이아몬드(Double diamond) 쌀을 많이 먹는데, 자스포니카 5kg의 경우 SM쇼핑몰 기준으로 440페소 정도한다. 일본슈퍼에서 파는 고시히카리 쌀도 교민들이 많이 먹는 쌀 중에 하나인데, 가격은 마카티에 있는 정상마트 기준으로 751페소(5kg)이다. 


물론 밥맛이 좋다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필리핀 쌀로 지은 밥을 지어먹으면 적응이 되기 전까지 어색할 수 밖에 없다. 쌀의 종자가 다르기 때문인데 혹 한국 밥맛에 가까운 맛을 내는 찰진 밥을 먹고 싶다면 아주 성능 좋은 압력밥솥을 사거나 필리핀 서민들이 먹는 쌀보다 가격이 비싼 쌀을 살 수밖에 없다.  




▲ 마닐라 깔띠마 재래시장




▲ 시장 한쪽으로 쌀집이 몰려 있다. 






▲ 쌀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올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자스포니카(jasponica)나 디노라도(Dinorado) 쌀을 사서 압력솥에 밥을 하면 거의 한국 쌀로 지은 듯한 찰진 밥맛이 난다.





▲ 필리핀에서 쌀 수입쿼터제가 폐지되면 이 쌀값이 어떻게 변할지 두고 볼 일이다. 






필리핀의 쌀 수입쿼터제 폐지로 한국쌀 사기가 쉬워질까?

- 2017년 5월. 필리핀 마닐라.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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