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필리핀 생활279

필리핀 적십자사, 인구의 13% 검사를 목표로 보라카이 등에 코로나19 검사실 운영 예정 필리핀에는 7,640개가 넘는 섬이 있지만 모든 섬을 방문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7천 개가 넘는 섬 중에서도 5천 개는 무인도라고 하는데 이름도 없는 섬이 수천 개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섬이라고 하면 단연 보라카이가 된다. 보라카이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내국인들에게도 휴양지로 인기가 좋아서 일 년 내내 여행객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보라카이 섬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갈 수 없었다. 올해 2월 보라카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대략 4만 명으로 지난해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문제는 보라카이 섬사람들이 얻는 수입의 상당수가 한국과 중국에서 온 관광객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19년 필리핀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를 보면 전체 826만 명 중 한국인 수가 198만 명에 이른다. 필리.. 2020. 6. 29.
[필리핀 보라카이] 관광객 방문을 허용하자마자 보라카이에 전해진 코로나19 확진자 소식 오늘 보라카이 사람들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든 것은 서부 비사야 지방의 소방국(BFP-Bureau of Fire Protection) 직원 중 한 명이 해고당했다는 뉴스였다. 소방국 직원의 해고가 큰 뉴스거리가 된 것은 그녀가 지난주 보라카이를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보라카이 여행을 간 것이야 개인 자유이지만, 여행객이 코로나 19 확진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지난주만 해도 보라카이 여행이 금지되어 있던 시기였다. 사람들을 허탈하게 한 것은 이 소방국(BFP) 직원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은 뒤 검사 결과를 통보받기 전에 보라카이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었다. 아클란주 말레이타운(Malay town) 시장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2020. 6. 17.
[필리핀 보라카이] 오늘부터 내국인 관광객 방문 허용 보라카이에서 재개장을 준비한다고 하더니, 드디어 오늘(6월 16일)부터 관광객의 방문을 허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보라카이에서 생각하는 손님은 해외에서 오는 외국인 여행객이 아니다. 필리핀 정부의 '외국인 비자발급 및 무비자 입국 중단 정책'은 여전히 변함없이 시행되고 있으며, 언제 입국을 허용할지는 묘연한 상태이다. 현재 보라카이에는 한 달 이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인지라 지역 경제를 조금이라도 살리기 위해 인근 지역에 사는 내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방문을 허용한다고 보면 된다. 아직 필리핀 민간항공청(CAAP)에서 칼리보 국제공항이나 카티클란 공항에 대한 항공기의 상업적 운항(Commercial Flight)을 허용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물론 보라카이행 국내선 비행기에.. 2020. 6. 16.
[필리핀 세부] 자전거 등록제와 수수료 40페소 그렇지 않아도 살기가 고단한 요즘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피곤한 소식은 줄어들지 않는다. 어제 세부시티(Cebu City)에서 화제가 된 것은 자전거 관련된 교통 정책이었다.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할까.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으나, 대체 어떤 분이신지 제안자의 얼굴이 보고 싶을 정도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 거론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최근 필리핀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지프니가 운행되지 않는 상황이라 자전거 이용자가 늘어난 것은 당연했다. 예전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힘드니 자전거라도 타겠다고 나선 이 시국에 세부교통국(Cebu City Transportation Office)에서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요구한 것은 자전거 등록이라는 것이었다. 코.. 2020. 6. 7.
[필리핀 마닐라 생활] 도넛과 바꿔 먹는 닭고기 티놀라(Tinola) ▲ 팍시우(Paksiw) 후덥지근한 저녁이었지만, 내 체온은 36도였다. 체온계를 받아들고 가드 아저씨 체온을 재면서 체온계가 고장이 나지 않았음에 안심했다. 가드 아저씨들이야 위에서 시키는 것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34의 숫자가 찍히는 체온계를 내 이마에 가져다 대고 있는 것을 보면 대체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형식적인 절차가 방역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어쨌든, 지금은 정상적인 체온계를 손에 들었고, 모두 정상 체온이 나왔으니 오늘 저녁 아저씨들의 저녁 식사메뉴가 무엇인지 확인하기로 했다. 요즘 내 주요 관심사는 두 가지. 배달 음식과 가드 아저씨들의 저녁 식사 메뉴이다. 코로나19 덕분에 가드 아저씨들이 직접 밥을 해서 먹는다는 것을 알았는데, 제법 요리 .. 2020. 5. 27.
[필리핀 바탕가스 여행] 빈토르와 여섯 마리의 새끼돼지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있었지만, 물이라고는 한줄기도 보기 힘든 척박한 야산이었다. 3월의 뜨거운 바람이 산자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아직 점심때도 되지 않았건만, 더위조차 나무 그늘로 숨어들고 있었다. 되도록 그늘로 걸었지만 이내 온몸에 땀이 흘렀다. 그래도 예전보다 길이 좀 더 길답게 되어 있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의 발자국이 만든 길은 좁아도 단단했다. 게다가 산꼭대기에 사는 누군가 이 산자락 틈으로 수도관을 연결해 놓고 있었다. 값싼 재질의 푸른색 수도관이 내게 훌륭한 길 안내자가 되었다. 몇 번이나 발걸음한 산길이라 해도 내 기억력이란 신통하지 못했다. 갈림길에서 잠깐 방향을 잃었지만, 수도관을 따라가면 되었다. 길을 안다고 해도 슬리퍼를 질질 끌고 걷기는 확실히 더운 날이었다. 발가락.. 2020. 5. 26.
[필리핀 마닐라] 말라떼 다이아몬드 호텔에서 엔사이마다를 온라인 주문받는 세상 마닐라에 있는 고급호텔 대부분을 후줄근한 모습으로 자전거를 질질 끌고 돌아다녀 봐서 하는 이야기지만, 말라떼에 있는 다이아몬드 호텔(Diamond Hotel)만큼 옷차림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 호텔도 드물다. 레스토랑 직원들도 그렇지만, 주차장 가드 아저씨들은 정말 보기 드물게 친절하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가서 자전거를 어디 세우면 좋으냐고 물어봐도 당황하지 않고 매우 침착한 모습으로 안내해주는데, 자전거를 세우기 좋은 장소까지 직접 데려다주고 안전장치를 해두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 주기도 한다. 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내게 건물 안에 들어가면 에어컨이 나와서 시원할 것이라는 귀한 정보까지 주는 것이 고마워서 음료수를 한 병씩 사다 주었더니, 세상 행복한 얼굴로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기도 한다. 퉁명.. 2020. 5. 18.
[필리핀 마닐라] 파식 시장 비코 소토와 오토바이 트라이시클(Tricycle) 위기는 기회라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탁월한 정치 수완을 보여주는 기회로 만든 사람은 바로 파식(Pasig) 의 시장 비코 소토(Vico Sotto)이다. 필리핀의 유명 코미디언 빅 소토(Vic Sotto)와 배우 코니 레예스(Coney Reyes) 사이에서 태어난 비코 소토는 파식(파시그)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면서 시장(mayor)에 출마하여 메트로 마닐라 지역 내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은 터라 비로 소토의 정치 성과에 대해 평가를 하기란 어렵지만, 비코 소토가 다른 어떤 시장보다 서민들 편에 서서 소통하는 정치를 보여주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위기 상황에 대비하여 파식(파시그)로 이사하는 것이 좋겠다는 농담.. 2020. 5. 17.
[필리핀 마닐라 생활] 루프물 영화의 거북이 형 어제와 비슷한, 아니, 지난주 또는 지난달과 비슷한 아침이었다. 요즘 나의 아침은 이불을 개키고, 형(거북이 이름)의 물을 갈아주면서 시작된다. 오후가 되면 너무나 더워서 형 옆에 앉아 있는 것조차 곤혹스럽게 여겨지곤 했으니 손가락도 움직이기 귀찮은 마음이 들기 전에 청소며 빨래를 말끔히 해두어야만 했다. 코로나19와 더운 날씨가 합세하여 나를 매우 규칙적인 인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똑같으니 흡사 '사랑의 블랙홀'과 같은 루프물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지만, 재미없는 영화도 끝은 있는 법이라고 적당히 생각하기로 했다. 며칠 분량의 영화인지 확인은 어렵지만, 요즘 내가 찍고 있는 이 지루한 영화에도 엔딩 크레딧이 있을 터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불평분자가 되지 않는 것이다. 투덜대기 쉬운 상황.. 2020.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