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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치] 바랑가이 선거와 필리핀 여행의 상관관계

by 필인러브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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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는 이중투표와 같은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투표 후 손톱에 파란색 잉크로 표시한다.

 

바랑가이 선거와 만성절 공휴일 기간을 이용하여 필리핀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면 어떨지 계획하다가 마음을 바꾼 이유는 두 가지. 치안에 대한 염려와 국립공원이며 가게가 죄다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긴 징검다리 공휴일이라서 항공료가 훌쩍 뛴 것이야 당연하다고 이해가 되지만, 가게 문이 닫히면 돌아다니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공연히 남의 선거판에서 어슬렁대다가 사고라도 당하면 수습이 쉽지 않다. 

2023년 10월 30일 월요일에는 필리핀에서 바랑가이(필리핀의 최소 행정단위)의 대표를 뽑는 지방 선거가 있을 예정이다. BSKE(Barangay and Sangguniang Kabataan elections)라고 부르는 이 선거는 바랑가이와 청년 위원회를 이끌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로 필리핀의 기초자치단체인 바랑가이의 캡틴과 의원, 상구니앙 카바타안(Sangguniang Kabataan)이라고 부르는 청소년의회(SK)의 의장과 멤버까지 한꺼번에 선출된다. 주민들에 의해 선출되는 바랑카이 캡틴과 임명 방식으로 뽑히는 한국의 주민센터장(동사무소장)은 권한이나 자리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주민센터장(동사무소장)이나 읍면동장을 뽑는 셈이다. 

선거와 여행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여행객의 신변안전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 실제 필리핀의 바랑가이 선거 기간만 되면 대사관에서 여행객들에게 안전주의보 메시지를 보내곤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바랑가이 선거는 지방선거(local elections)이지만 대통령을 뽑는 대선(presidential election)만큼이나 치열하다. 여전히 표 한 장에 500페소이니 1천 페소이니 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공연히 돈 씀씀이가 좋아진다. 문제는 금권선거(돈의 위력을 이용한 선거)나 금전선거(돈으로 표를 매수하여 행해진 선거)에 그치지 않는다. 매수만 일어나면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치안이 매우 불안해진다. 선거 기간에는 총기휴대가 금지되지만,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와 전·현직 공무원은 물론 민간인들까지 피살되는 등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야말로 피바람이 분다고 할까. 지역에 따라 체크포인트 검문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사고를 막기란 쉽지 않다. 

물론 선거관리위원회(COMELEC)에서 선거 기간 중 금지 행위를 안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선거 기간 중 금지되는 행위에 대한 목록은 읽기가 귀찮을 정도로 매우 길다. 그러니까 이 금지 목록에는 금전으로 표를 사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총기휴대 금지(gun-ban)에서부터 현금이나 현물로 기부나 선물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까지 꼼꼼하게 적혀 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배팅하거나 닭싸움(싸봉), 복싱, 경마 등과 같은 사행성 게임을 하는 것도 금지되고, 선거구의 변경을 막기 위해 행정구역의 변경도 금지된다. 선거 전후 수감자 불법 석방이나 병력의 조직 또는 유지 역시 금지된다. 선거일 전날부터 선거일 당일까지는 선거 운동 캠페인을 벌인다거나 무료로 음식이나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일도 금지된다. 선거 전날부터는 주류도 금지(Liquor Ban)되는데 술을 판매, 구매, 제공하는 행위 모두 금지된다. 선거관리위원회(COMELEC)에서 제시한 금지 목록은 길기도 하지만 선거는 부정 선거 운동과 사고로 얼룩진다. 괜히 필리핀 대사관에서 다중밀집시설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공지하는 것은 아닌 셈이다. 

 

필리핀에서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Commission on Elections)에서 담당한다. 보통 코메렉(COMELEC)이라고 부른다.
슈퍼마켓에 걸린 주류금지(Liquor Ban) 안내문
선거 기간 중에는 총기휴대도 금지된다.
거리 곳곳에 검문소가 세워지기도 한다.
사고를 막기 위하여 싸봉(닭싸움)과 같은 사행성 게임도 금지된다.
싸봉 닭을 키우는 농장



[필리핀 정치] 바랑가이 선거와 필리핀 여행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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