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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소문과는 다르게 별 다섯 개. 아빌론 동물원(Avilon Zoo) 그렇다. 거북이 때문이었다. 나와 같은 유형의 인간에게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매우 사소한 것이 결정 요인이 된다. 꼼꼼하게 이런저런 것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머리에서는 알지만, 머리보다는 마음 쪽의 지분이 더 크다. 그래서 무언가를 결정하면서 현재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사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이리저리 꼼꼼하게 살펴보고 결정해야 하는 일에서도 그런 사소함이 우선시 되니 아쉬운 일이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더 나은 해결책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심사숙고하였다고 획기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나는 현재의 만족감이 모여서 인생 전체의 만족감이 된다는 말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멀리.. 2019. 7. 3.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로컬 스타일의 소풍 장소, 와와 댐(Wawa Dam) 세상을 이분법적 사고로 보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래도 여행객을 둘로 나눈다면 이동하는 과정을 즐기는 쪽과 이동하는 과정을 싫어하는 쪽으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나는 전자에 속하는 인간이라서 여행 중 어딘가 새로운 장소로 가는 것 자체를 무척 좋아한다. 막상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실망하는 일도 많지만, 어디론가 낯선 곳으로 가는 과정은 늘 흥미롭게만 여겨진다. 그래서 배를 며칠 타고, 버스를 열 시간 넘게 타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편이건만, 라 메사 워터쉐드(La Mesa Watershed)를 지나 마리키나 강을 따라서 형성된 로드리게스(Rodriguez) 마을은 좀 지루한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했다. 재래시장이며 은행 등이 모여 있는 마을 중심가를 지난 지 제법 되었는데도 한적한.. 2019. 7. 2.
[필리핀 생활] 마닐라에서 캐리어 에어컨을 수리받는 일이란 한국에서 살아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지만, 필리핀에서 고장 난 가전제품을 고치는 일은 무척이나 번거로운 일이 된다.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내 사용 방법의 문제인지 물건이 자주 고장 나는데, 고쳐 쓰려고 해도 쉽지 않다. 카메라 수리에 반년이 넘게 걸릴 정도이니, 제조회사와 고객 중 누가 더 느긋한지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긴,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니다. 믹서기가 고장이 나서 필립스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산타 크루즈(Santa Cruz)에 있는 수리점에 방문하면 고칠 수 있다고 알려주기에 두 시간 넘게 자전거를 타고 갔는데 지난 달에 수리점이 폐업했다는 소리를 듣고 울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배낭 속에 든 믹서기의 묵직함을 느끼면서 필립스에 다시 전화해서 수리점 자리에 빨래방이 .. 2019. 7. 2.
[필리핀 생활] 크리스피 크림 도넛, 회원카드(OG Card) 출시 - 가입비 195페소가 아깝지 않은 카드 오늘(7월 1일) 필리핀 크리스피 크림 도넛(Krispy Kreme Doughnuts)에서 OG Card라는 이름의 회원카드를 출시했다. 195페소를 주고 카드를 구매하면 이런저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넛(Original Glazed Donuts)을 종종 사서 먹는다면 하나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혜택이 괜찮다. 도넛을 자주 먹지는 않는데, 카드 구매비로 낸 돈의 본전을 뽑을 수 있을까?일단 카드 구매 후 카드 번호를 웹사이트에 등록하면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넛 6개를 제공받을 수 있다. 사실 이것만 해도 195페소이다. 그리고 생일인 달에 오지지널 글레이즈드 도넛 3개를 받을 수 있다. 요즘 필리핀 크리스피 크림의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넛이 한 개 39개 페소.. 2019. 7. 1.
[필리핀 마닐라] 무난한 기본 면티 같은 맛집, 이탈리아니스(italianni's) "저녁은 마카티 어디에 가서 먹으면 좋을까요?" 누군가 필리핀 여행 중에 어디를 가서 식사하면 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여간 곤란하지 않다. 오죽 변변치 못하면 마닐라 생활을 한 지가 몇 년째인데 맛집 소개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할까 싶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무언가 좋다고 이야기를 건네기란 솔직히 어렵다. 내 마음에 들었다고 하여서 상대방도 만족할지 의문이다. 그러니까 이건 마닐라에 맛집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내가 남의 취향이 어떠한지까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는 성격 탓이 크다. 여행지도 마찬가지이다. 필리핀 최북단 바타네스주의 바스코(Basco)부터 남쪽 다바오까지 필리핀에서 어지간한 곳은 거의 다 돌아봤지만 누가 어디를 가면 좋은지 묻는다면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인다. 그리고 살짝 망설이다가 세 개 혹은 .. 2019. 7. 1.
[필리핀 마닐라] 삼고초려 흑설탕 버블 밀크티 - 타이거슈가(TIGER SUGAR) 매장 위치 삼국지에서 유래한 고사성어 중 '삼고초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한자로 석 삼(三), 돌아볼 고(顧), 풀 초(草), 오두막 려(廬)를 써서 초가집을 세 번 찾아갔다는 이 말은 유비가 제갈량을 등용하기 위해 제갈량의 집을 세 번이나 찾아가는 정성을 들였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당시 유비의 나이와 지위를 보았을 때 스무 살이나 어린 제갈량을 등용하기 위해 그렇게까지 간곡하게 성의를 보였다는 건 굉장히 대단한 일이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예로부터 세상에 정성 없이 되는 일이 되는 일이 없다고 하였으니, 비단 인재를 등용하는 일뿐만 아니라 세상 살아가는 일에 있어 정성을 들이는 일은 퍽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재능이 좀 부족한 나와 같은 인간에게는 고마운 일이지만, 결과의 상당수는 재능보다 노력에서 좌우.. 2019. 7. 1.
[필리핀 마닐라] 수제 햄거버 가게, 파운드 엑스 플레트리(Pound X Flatterie) 기대감이 과했다. 마치 인간관계처럼 음식점 선택도 크게 기대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누군가 최근 마닐라에 생긴 햄버거 가게 중에서 가장 햄버거 같은 햄버거를 준다고 이야기를 해왔으니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가격은 좀 비싸도 가게가 예쁘고 햄버거가 맛있으니 가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유혹적인 이야기에 대한 결과에 대한 평점을 매겨보자면 10점 만점에 3점 정도나 줄까 싶다. 햄버거 맛은 그럭저럭 평균은 되었다고 봐준다고 해도 스파게티는 너무도 맛이 없어서, 레스토랑의 근사한 인테리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줄이 길어서 기다리기 귀찮아도 보니파시오에 있는 쉑쉑버거로 가는 것이 나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방장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서로 만날 일이 없다는 전제를 두고 이야.. 2019. 7. 1.
[필리핀 마닐라] 바비큐 파는 노포식당, 아리스토크랫 레스토랑(Aristocrat Restaurant) 프라이팬부터 뜨겁게 달궈야 한다. 프라이팬에서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면 약간의 식용유와 함께 버터 한 조각을 넣는다. 버터가 부드럽게 녹으면 다진 양파와 마늘을 넣고 달큼한 향이 날 때까지 빠르게 볶는다. 어느 정도 양파가 익어가면 적색 아나토 분말(annatto powder)과 노란색 강황 가루(turmeric)를 넣고 잠깐 더 볶아준다. 아나토 분말이 대체 무엇일까 싶지만, 슈퍼에 가서 양념 판매대에 가면 소금이며 후추 근처에서 찾을 수 있다. 슬슬 주방 가득 구수한 냄새가 차기 시작하면 밥을 넣고, 밥이 노란색으로 어여쁘게 물들 때까지 뜨겁게 볶아내는데, 마지막에 간장이나 소금, 후추로 맛을 낸다.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노란색 자바 라이스(JAVA RICE) 이렇게 요리된다. 가끔 눈이 먼저 즐거운 .. 2019. 6. 29.
[필리핀 대중교통] 7월부터 학생 대상 경전철 및 PNR(기차) 무임승차 제도 시행 지난 화요일 필리핀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된 이야기는 "쿠바오에서 마카티까지 5분 만에 가는 일이 가능했다."라는 필리핀 경찰 고속도로 순찰대(HPG, Philippine National Police Highway Patrol Group)의 발표였다. 이게 대체 다 무슨 소리일까? 교통체증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12월이면 쿠바오에서 마카티까지 5분 만에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저 기다리시면 됩니다. (You don’t have to worry about traffic. Travel time from Cubao to Makati could be reduced to five minutes by December. You just wait.)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은 쿠바오에서 마카티까지 EDSA 도로.. 2019. 6. 28.
[필리핀 카비테] 오징어(Stuffed Squid) 맛집, 중식당 Ho Chai Lai Restaurant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맛집이라서 그런지 레스토랑 안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후자의 이유로 손님이 많은 것이기를 내심 기대하면서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받아들었다. 직원이 준 메뉴판에는 오만가지 음식 이름이 잔뜩 적혀 있었지만, 메뉴판을 오래 볼 필요는 없었다. 식습관이란 무서워서 언제 어디를 가도 늘 비슷한 것을 주문하게 된다. 중식당이라면 딤섬을 하나 고르고, 요리 하나와 볶음밥을 주문하는 식이다. 식사 인원이 늘어나도 요리 하나가 추가될 뿐 낯선 식당에서 색다른 음식을 주문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처음 가보는 식당이니 직원에게 무엇이 더 맛있는가, 어떻게 주문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묻고 직원의 조언에 따라 sizzling squid를 포기하고 대신 stuffed squid로 주문했다. .. 2019.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