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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여행하기/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파리 감성의 사진 명소, 존스 브릿지(Jones Bridge)



그 어떤 영화보다 영화 <마스터>를 아주 재밌게 보았는데, 강동원이 출연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극 중 진회장(이병헌 분)이 마닐라로 해외 도피를 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에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한국 영화 최초로 마닐라의 도심 지역을 통제하고 촬영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말로 듣는 것과 영화를 보는 것은 느낌이 달랐다. 내가 사랑하는 마닐라의 곳곳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것을 보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는 없다고 하지만, 돈으로 상당히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필리핀이다. 치안 나쁘기로 유명한 톤도(Tondo) 지역에서 촬영한 것이야 돈을 무척이나 많이 써서 해결했겠구나 싶었지만, 존스 브릿지(Jones Bridge) 주변 길을 모두 통제하고 현지 경찰까지 백 명 넘게 동원하여 영화를 찍었다는 것은 꽤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위해 5개월이나 사전 준비를 했다는데, 그래서인지 아니면 이병헌과 강동원이란 대배우의 얼굴이 함께 해서인지 영화 속 마닐라는 상당히 이국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톤도와 비논도 그 동네에 이렇게 쓰레기와 교통 체증이 없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1월 1일 아침도 아니고, 교통체증이 심한 마닐라에서 차를 타고 도주한다니,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이란 말인가. 


작년 연말 마닐라 시(Manila City)에서 좀 색다른 홍보를 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습격 전 마닐라의 옛 아름다움을 되살리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존스 브릿지(Jones Bridge)를 말끔히 개보수하고, 리잘파크에 있었던 '라 마드레 필리피나(La Madre Filipina)' 조각상을 다리로 옮겨 두었다는 것이다. 다리 위에 서 있으면 항구에서부터 이민국과 우체국 등에 이르기까지 마닐라 시내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전혀 새롭지 않았지만, 다리에 프랑스 파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램프 기둥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좀 흥미로웠다. 다리 하나 파리처럼 꾸몄다고 이제 파리까지 굳이 갈 필요 없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으니, 대체 어떻게 꾸몄다는 것인지 궁금하여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낮에 본 다리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그저 램프라는 것이 밤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그러다가 차이나타운에 간 김에 다리 구경을 나섰는데,  낮에 본 것과 사뭇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해가 서서히 지는 시간, 몸을 휘감는 바람과 동행하여 보라색과 노란색 그리고 주황색 등으로 뒤엉켜 있는 하늘을 뒤로하고 본 다리는 꽤 근사했다. 


마닐라 시청을 지나 차이나타운과 에스콜타 거리(Escolta Street)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존스 브릿지(Jones Bridge)는 1920년에 세워진 다리이다. 당시 필리핀을 지배했던 미군들은 기존에 있었던 푸엔테 데 에스파냐(Puente de España) 다리를 대신할 다리를 새로 짓기로 계획했다.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화가 겸 건축가 후앙 데 아렐라노(Juan Marcos Arellano)가 다리 디자인을 맡았는데, 마닐라 중앙 우체국(Manial Central Post Office), 마닐라 메트로폴리탄 극장(Manila Metropolitan Theater), 필리핀 국립미술관(National Museum) 등을 디자인한 건축가답게 다리를 매우 아름답게 설계했다. 1919년에 시작된 공사는 2년 정도가 걸려서야 끝났고, 미군들은 윌리엄 존스(William Atkinson Jones)의 이름을 따서 다리에 존스 브릿지(William A. Jones Memorial Bridge)라는 이름을 붙였다. 윌리엄 존스는 1911년부터 1918년까지 그는 필리핀 지역을 관할하던 'United States House Committee on Insular Affairs'의  회장을 지냈다는 인물로, 필리핀에 입법 자치권을 부여하는 필리 자치법(Philippine Autonomy Act. Jones Act)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미국 의회에 의해 제정된 이 법이 의미가 있는 것은 미국 연방 정부에서 필리핀에 독립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공식적인 선언을 최초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다리는 2차 대전 중에 상당 부분 파손되고 말았다. 마닐라 전투 중 일본군이 퇴각하며 다리를 폭발한 것이다. 다리의 상당 부분이 손상을 입었지만, 특히 수호자 역할을 하기 위해 놓였던 라 마드레 필리피나(La Madre Filipina) 조각상 네 개 중 한 개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전쟁이 끝난 뒤 필리핀 정부에서는 파괴한 다리를 재건하였지만, 기존 다리가 가지고 있던 장식품까지는 복원하지 못했다. 2019년 이스코 모레노 도마고소(Isko Moreno Domagoso) 마닐라 시장은 존스 브릿지의 복원을 위해 2,000만 페소(약 4억 6천만 원)의 기부금이 준비된 상황이니 곧 다리의 모습을 새롭게 복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파리 센 강에 있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본떠 존스 브릿지를 리노베이션하는데, 전쟁 중에 파괴된 조각품은 필리핀 국립 도서관에 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복제하고, 리잘공원과 필리핀 법원(Court of Appeals of the Philippines) 보관된 세 개의 조각상은 다시 원래의 위치로 가져다 놓게끔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2019년 11월 24일, 존스 브릿지(Jones Bridge)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었다. 마닐라 시민들은 마닐라에서 파리에 여행을 간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하면서 매우 기뻐했지만, 마닐라에서 왜 파리의 기분을 느껴야 하는지는 좀 의문이다. 어쨌든, 이 다리가 보수된 뒤 주변을 걷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파리 감성이든, 마닐라 감성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수많은 사람이 야간 데이트를 즐기고 행복해하고 있으니 좋은 일이었다.





[필리핀 마닐라] 존스 브릿지(William A. Jones Memorial Bridge)


이 다리를 구경하러 가려면 해가 지는 시간에 가는 것이 가장 예쁘다. 완전히 해가 지고 나면 좀 어두워서, 저녁  6시 정도에 가는 것이 적당하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다리 전체를 볼 수도 있다. 주말이면 야경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잔뜩인데, 보통 다리 아래에서 자리를 잡고 사진 촬영을 하신다. 리잘파크에서 가져온 라 마드레 필리피나(La Madre Filipina) 조각상은 우체국 쪽에 있다. 





주소 : Jones Bridge, Binondo, Manila, Metro Manila

■ 위치 : 필리핀 마닐라. 마닐라 중앙우체국 근처 / 에스콜타 페리 역(Escolta River Ferry) 바로 옆 



▲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존스 브릿지(Jones Bridge)




 낮에 보면 대충 이런 모습이다.  




  다리 전체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우체국 건물이 있는 쪽, 그러니까 Overseas Filipino Bank 앞로 가면 된다. 




  에스콜타 페리 터미널(Escolta River Ferry) 쪽에서 봐도 잘 보인다. 



 페리 터미널 주변은 사진 찍는 아저씨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장소이다. 



 현수막을 보고 짐작하건대, 애초 다리 오픈 행사 날짜가 11월 24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게 파리 감성인가 보다.  




▲ 다리 위에 서면 마닐라 중앙 우체국(Manila Post Office) 건물이 아주 잘 보인다. 






▲ 사진은 찍기 어렵지만, 해가 좀 진 뒤가 더 예쁘다. 





▲ 이곳에 있으면 삼각대와 머리끈의 공통점을 깨닫게 된다. 꼭 필요할 때는 보이지 않는다. 






사진을 예쁘게 찍지 못하여서 그렇지, 실제 보면 꽤 근사하다. 




▲ 램프 기둥




▲ New Binondo Chinatown Arch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파리 감성의 사진 명소, 존스 브릿지(Jones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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