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생활155 [마닐라 생활] 필리핀 대사관과 페이스쉴드 세상이 좋아져서 요즘은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서류를 모두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영사민원24'란 멋진 사이트도 공동인증서가 없으면 이용할 방법이 없다. 좀 귀찮기는 하지만, 보니파시오에 있는 주 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까지 가야만 한다. 가족을 만나러, 여행을 하러, 일자리를 찾아 등등의 이유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필리핀인은 많지만 한국 비자를 받는 일은 쉽지 않다. 좋아하는 케이팝 오빠들을 만나러 잠깐 방문해 보고 싶어도 일정 소득이 있음을 보여주고 불법체류자가 되지 않을 것임을 증명해야만 비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모두 옛이야기다. 코로나19 때문에 소득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여행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는 시절이 되고야 말았으니, 모든 것은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 2021. 9. 10. [마닐라 생활] 파식 시티(Pasig City)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받으려면 게으른 사람은 아직 이부자리에 머물고 있을만큼 이른 시간이었지만, 거리 풍경은 저녁 시간을 떠올리게 했다.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주변을 저녁 시간처럼 어둡게 만들어 놓고 있었다. 아침부터 거리 곳곳에 물웅덩이가 만들어지고 있었지만, 비는 그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세찬 빗속에서도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여들어 묵묵히 줄을 섰다. 파식 시청과 파식 재래시장 사이에 자리 잡은 '탕할랑 파시구에뇨(Tanghalang Pasigueño)'는 원래 공연장이지만,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파식 시티에서는 공연장을 백신 접종소로 사용하고 있었다. 전면의 무대를 중심으로 객석이 빼곡하게 만들어져 있는 형태의 건물이라 백신 접종소로 쓰기에 적합해 보이지는 않지만, 갑자기 백신접종센터를 지을 형편이 .. 2021. 9. 10. [필리핀 마닐라] 따가이따이 따알화산, 화산경보단계 3단계로 상향조정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Phivolcs)에서 2021년 7월 1일을 기점으로 따가이따이 따알 화산(Taal Volcano)의 경보 수준을 3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오늘 오후 3시 16분부터 3시 21분 사이 약 5분 동안 따알화산 분화구 주변에서 수증기마그마성 분출이 관찰됨에 따라 화산 경보 단계를 높인 것이다. 수증기마그마성 분출(Phreatomagmatic eruption)은 마그마가 물과 접촉할 때 물리적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분출 활동을 의미한다. 참고로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Phivolcs)에서는 따알 화산에 대해 분화 가능성에 따라 화산 경보 단계(화산 분화 경계 레벨)를 레벨 0에서 레벨 5까지 6단계로 나누고 있으며 숫자가 커질수록 위험한 것이 된다. 3단계 경보수준은 화산 분출이 임박.. 2021. 7. 1. [필리핀 마닐라] 코로나로 인한 외출금지 456일째, 마닐라베이 요즘 간혹 좀비 영화를 보면 영화 초반부에 황량해진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하늘은 꽤 맑았지만, 흡사 좀비 영화 속 장면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이왕 영화 속으로 들어간 것이라면 주인공이라면 좋을 터인데, 주인공이 겪을 법한 사건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내 모습은 영화가 끝나고 나면 존재했는지조차 모를 행인에 가까웠다. 오랜만에 본 마닐라베이에는 쓰레기가 넘실대고, 느껴지는 것은 더위밖에 없으니 산책을 그만 멈추고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 안에 가서 점심이나 먹기로 했다. 실로 오랜만에 SM바이더베이(SM by the BAY)에 갔다가 흠칫 놀라고 말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이 어려워진 이후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에 가는 일이 지극히 드물어지기도 했지만, 쇼핑몰 쪽에 가게 되어도 마닐라베이 .. 2021. 6. 15. [필리핀 마닐라] 손님, 코로나 때문에 남은 음식 포장이 셀프서비스가 되었어요 - 루강카페(Lugang Cafe) "여기 계산서 주시고요, 볶음밥 남은 것 좀 포장해주세요." "손님 코로나 때문에 그런데요, 저희가 포장 용기를 드릴 테니 직접 포장해주시겠어요?" 개인적으로 필리핀 사람들의 습관 중 좋아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식당에서 남은 음식 포장해가기이다. 다이어트에 목숨 거는 사람도 많지만, 굶는 사람도 많은 세상이다. 음식 앞에 '맛있는'이란 표현보다 '아까운'이란 표현을 더 많이 쓰시던 할머니 손에서 자란 탓인지 아니면, 필리핀에서 배고픈 표정의 아이들을 종종 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멀쩡한 음식 남기는 일을 여전히 죄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을 포장하기란 좀 조심스럽다. 더운 날씨 때문이다. 그래도 필리핀에서는 남은 음식을 포장하기가 자연스럽다. 한국처럼 포장해 가지고 간 .. 2021. 6. 15. [필리핀 마닐라] 불라칸과 마닐라베이, 그리고 고래상어(부탄딩) 영어를 혼자 책으로 배워서 거북이(turtle)나 물(water)과 같은 발음을 잘하지 못하는 나는 타갈로그어 단어 중 좋아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뚜빅(물)이다. 애써 혀를 놀리지 않아도 뚜빅이라고 하면 모두 쉽게 알아듣는다. 비슷한 이유로 또 하나 좋아하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고래상어이다. 고래상어는 영어로 웨일 샤크(Whale shark)라고 하지만, 생각처럼 발음이 쉽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필리핀 여행 중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웨일 샤크라고 발음하기가 어렵다면, 타갈로그어로 부탄딩(butanding)이라고 하면 된다. 신기한 일이지만, 불라칸(Province of Bulacan)에서 부탄딩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다. 마닐라 위쪽에 있는 불라칸은 도시 느낌이 강한 지역이라 불라칸에 .. 2021. 6. 8. [필리핀 마닐라] 보니파시오 하이스트릿에 등장한 백신접종센터 타귁 시티(Taguig City)와는 빠르게 걸어도 한 시간은 넘게 걸릴 만큼 먼 거리에 살고 있지만, 남의 동네에서 어떻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느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타귁시가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다는 동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에는 백신접종을 위해 1빌리언 페소(한화 약 235억 정도)를 예산으로 마련할 정도의 여력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많지 않다. 그리고 백신 접종은 일종의 돈 싸움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빠르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백신 접종을 하려면 돈을 퍼붓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타귁 시티에서조차 백신 접종에 실패한다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다른 동네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2021년 5월 19일 현재 타귁 시티에서는 주민 59,160명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했다. 하.. 2021. 5. 24. [필리핀 마닐라] 고프로 히어로9과 마카티 그린벨트 쇼핑몰 고프로를 잃어버렸다. 전원 버튼이 이상하다고 타박을 했더니, 내가 투덜대는 소리가 듣기 싫어 도망을 간 모양이다. 이에 대해 변변찮은 핑계를 대보자면, 너무 더워서 정신이 살짝 혼미해져 있었다. 카메라 잃은 것보다 마음이 쓰이는 것은 기껏 찍어둔 영상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단한 것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티셔츠가 축축해지는 기분 나쁜 느낌을 참고 찍은 것이라서 좀 아쉽다. 빈 가방을 뒤진다고 마닐라 길바닥에 흘리고 온 고프로가 다시 나타날 리도 없지만 가방을 세 번이나 샅샅이 뒤진 뒤, 카메라 보관 상자를 뒤져 예전에 쓰던 고프로 히어로5를 찾아내었다. 그리고 하루 써보고 난 뒤 바로 헨리스 카메라 매장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예전에 쓰던 고프로5를 쓰니 2016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던 것이다. 흔들.. 2021. 5. 21. 필리핀 한글을 모으다 : 내가 만난 한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일상 속에서 만난 한글'을 주제로 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심심해서 내가 필리핀에서 본 한글 사진을 모아보았다. 한류 바람이 불기 전부터 필리핀에서 한글로 적힌 것들을 상당히 많이 보았던 것 같지만, 2021년도에 찍은 사진만 공모전에 접수할 수 있다고 한다. 하긴, 내가 본 것은 예쁘고 특이한 형태의 한글 간판 사진보다는 중국 기업에서 함부로 사용하고 있는 한글이 더 많아서 공모전에 접수하기보다는 어디 신고하고 싶다. 필리핀 한글을 모으다 : 내가 만난 한글 - Copyright 2021.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all rights reserved - ※ 저작권에 관한 경고 : 필인러브(PHILINLOVE)의 콘텐츠(글. 사진, 동영상 등 모든 저작물과 창작물)는 저작권법의 보호.. 2021. 5. 20. 전 세계 한글을 모으다 : 국립한글박물관, 내가 만난 한글 사진 공모전 필리핀에서 생활 중 한글로 된 어여쁜 것을 보면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어 국립한글박물관으로 보내도 좋겠다. 보통의 사진 공모전과 다르게 전문가 수준의 사진이 아니라도 한글문화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을 위주로 수상작을 결정한다고 하니 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한글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을 유도하고 한글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만난 한글'을 주제로 을 개최한다. 한글을 배우는 모습의 사진, 예쁘고 특이한 형태의 한글 간판 사진, 해외에서 우연히 만난 한글사진 등 한글을 소재로 한 것이라면 어떤 사진도 무방하다. 2021년 8월 16까지 3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공모전은 내·외국인 구분 없이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최종 수상작 30작 중 외.. 2021. 5. 20. 이전 1 2 3 4 5 6 7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