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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라구나 호수 옆 멋진 푸드파크 - 메르카도 델 라고(Mercado del Lago)

by 필인러브 2019.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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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새벽 비행기를 타고 마닐라로 오면 서서히 밝아지는 풍경 사이로 라구나 호수에서 어부들이 새벽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새벽의 색감이 어찌나 멋진지, 마치 한 폭의 풍경화처럼 보일 정도이다. 클로드 모네처럼 솜씨 좋은 화가가 연한 물감을 사용하여 그린 풍경화말이다. 라구나 호수가 보인다면 비행기가 곧 마닐라공항에 도착한다는 의미이지만, 비행기에서 내리는 일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이다. 라구나 호수(Laguna Lake)는 메트로 마닐라와 루세나(City of Lucena) 사이에 있는 호수로 라구나 베이(Laguna Bay)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라구나 베이라는 이름을 꼼꼼히 살펴보면 좀 이상하다. 스페인어 라고(lago. 호수라는 뜻)에서 라구나라는 이름이 유래한 것은 알겠는데, 이곳이 '바다가 육지 속으로 파고들어 와 있는 곳(bay)'은 아니기 때문이다. 육지에서 바다를 향해 나온 곶(Cape)과 반대로 만(bay)은 바다가 육지로 들어온 것으로 정의되는데, 땅으로 둘러싸인 호수를 놓고 베이(bay)라고 부르는 것은 영어 발음에 대한 혼동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 이 지역을 타갈로그어로 bahayan(정착, 주거지의 의미)로 불렀었는데, 미국 식민지 시절 베이라는 영어단어와 발음을 혼동하여 라구나 베이(Laguna Bay)로 불렀다는 것이다.  하긴, 그 이름이 무엇이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라구나호수는 화산의 폭발로 인해 만들어진 육지의 칼데라 호수로 마닐라 지역의 홍수를 막는 고마운 역할을 하고 있다. 파시그 지역 마르키나 강이 범람하면 마닐라베이로 그 물을 방출하는 식이다. 그뿐만 아니다. 호수 주변에 사는 동네 사람들에게는 물고기를 낚게 해주는 고마운 삶의 터전이 된다. 호수에서 무슨 어업인가 싶지만, 라구나 호수는 동서의 길이가 무려 47.3km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라서 양식업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호수의 평균 수심은 8m이지만, 깊은 곳은 20m가량이나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호수 깊이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호수의 물이 줄어듦에 따라 어획량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수로를 만들어 수질 오염을 해결하고 홍수를 예방하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알파벳 W 모양을 한 넓디넓은 호수에 수로를 만드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라구나 호수가 얼마나 큰지 깨닫고 싶다면, 호숫가를 따라 드라이브를 해보면 된다. 언젠가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리라 작정을 하고 호숫가를 빙 돌았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을 가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라구나 호수의 둘레 길이는 285km로 알려졌지만, 호수 해안을 따라 길이 조성되지 못한 곳도 있어서 도로가 난 곳을 따라 드라이브를 해야 했으니, 모닝커피를 마시고 나서 출발해서는 잠자리에 들 때가 되었을 때까지 달렸지만 호숫가를 모두 다 돌지 못했다. 하긴, 라구나호수(911km²)는 서울시(605km²)보다도 면적이 넓다. 오죽하면 호수 주변 지역에 라구나 주(Laguna province)라는 이름을 만들어 내었겠는가. 라구나주는 라구나 호수를 빙 둘러 감싸고 있는데, 그 면적이 서울의 세 배 정도에 달한다. 라구나주는 마닐라 근교 여행지로도 유명한데 팍상한 폭포와 88온천 모두 라구나에 있다.





그런데 라구나호수의 풍경을 보려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 작년 5월의 일인데 타귁 시(Taguig City)에서 비쿠탄 지역 라구나 호숫가에 무언가가 새로 생긴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타귁 시에서는 드론까지 동원하여 영상을 멋지게 찍어 올렸는데, 영상 속 호수 색감이 어찌나 예뻤는지 아직도 호수 풍경에 대한 기억이 날 정도이다. 당시 이 영상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리조트나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온다고 여겼지만, 이 장소는 곧 부자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라구나 호수의 환상적인 경치에 저렴한 가격까지 겸비한 푸드파크였던 것이다. 호숫가에 있는 마켓(Market by the lake)라는 이름답게 라구나 호수를 바로 옆에 끼고 있는 이 푸드파크를 보고 사람들은 탐바얀(Tambayan)할 곳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타갈로그어로 탐바얀은 놀기 위한 장소(a place where you hang out)를 의미하는데, 이곳에 딱 맞는 적합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메르카도 델 라고(Mercado DelLago)를 아주 맛있는 식사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방문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지만, 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 저녁때 잠깐 바람을 쐬러 가고 싶다면 한번 갈만하다. 호수 때문인지 도심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어쩐지 멀리 간 느낌을 준다. 라구나 호수를 바라보기 좋다는 장점 외에 소소한 장점도 많다. 일단 푸드파크 건물이 기대 이상으로 잘 지어져 있다. 대나무와 등나무 등을 활용하여 쾌적하게 지어진 건물 안에는 스물한 개의 간이식당이 입점하여 있는데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수를 비롯하여 식사류도 판매한다. 그중에는 헝그리 오빠(Hungry Oppa)라는 이름의 한국음식점도 있다. 꼭 음식을 주문할 필요는 없지만, 무언가 먹고자 한다면 선택의 폭은 꽤 넓다. 음식 가격은 1인당 100페소에서 200페소 사이가 대부분인데, 맛이 굉장하지는 않아도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시민들을 위해 만든 푸드파크답게, 테이블은 물론 주차장까지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숫가 쪽으로 가면 물 위로 대나무로 지어진 쿠보(kubo) 하우스도 있는데, 이곳도 별도의 비용을 내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오픈된 공간에 만들어진 건물이라서 에어컨은 없지만,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인지 덥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건기에 가면 물 냄새가 고약하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가면 그저 상쾌할 뿐이다. 매우 청결하고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많은 경비원이 곳곳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드가 많아서 상당히 안전한 느낌이다. 셀카를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을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필리핀 사람을 위해 타귁시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 데다가, 오후에 가면 라이브 음악 감상도 할 수 있으니 주변에 사는 타귁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다만 야외라서 보니 모기가 꽤 있다. 비쿠탄의 모기를 먹여 살리기 싫다면, 오프로션(모기약)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필리핀 타귁] 메르카도 델 라고(Mercado del Lago)


운영 시간 : 오후 4시 ~ 자정

- 2019년 7월 28일부터 매주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도 운영한다. 잠깐 쉬었다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다시 운영된다.

- 라이브 밴드의 공연을 보고 싶다면 오후 8시에 가면 된다.

- 모든 시설은 예약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이용된다. 그래서 쿠보 하우스를 이용하려면 좀 이른 시간에 가야 한다.




■ 주소 : C-6, Lower Bicutan, Taguig, Metro Manila

■ 위치 : 타퀵(타기그) 비쿠탄 지역 / C6 Road의 라구나 레이크 하이웨이(Laguna Lake Highway) 에 위치

 100대 이상의 차량을 수용할 정도의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 SM비쿠탄(SM City Bicutan)에서 트라이시클(요금 8페소)을 타고 졸리비 앞까지 이동. 

                                졸리비에서 도보 이동 (200m 거리)


+ 관련 글 보기

[필리핀 마닐라] 타귁 비쿠탄에서 리잘까지 30분? 라구나 레이크 하이웨이(Laguna Lake Highway)


■  메르카도 델 라고(Mercado del Lago)에 입점한 식당 목록 (ABC 순) 

A Taste of Heaven

Above Sea Level by Baypoint

Black Cafe

Boodle Silog

Calex Special Pigar Pigar

Cool it Krazy

DJ Bisdak Grill House

Frost Ice Cream

Happy Sausage

Hungry Oppa

Inapuyan Resto Grill

Instagrama Balls/Goto de Lago

Lago Bebida Estacion

MVP Burger

Oishi Doha

Sizzling Steakside

Sumo

Terrace Pulutan

The Lord Of The Wings

Tubby Chan See Food Station

Tuna Belle



▲ 타귁(타기그) 비쿠탄 쪽으로 가는 길 



▲ 마카티나 보니파시오에서 비쿠탄까지 거리가 멀지는 않지만 차가 좀 막힌다. 지난주에는 무슨 일인지 밴드를 실은 차가 등장하여 무척이나 차가 막혔다.  'Alibangbang March'는 상당히 신나는 음악이지만, 차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듣기가 좋지만은 않다. 



 Lakeshore Hall



  작년부터 마닐라에 부쩍 많이 늘어난 것은 푸드파크(Food park)이다. 쇼핑몰 또는 주차장 공간 등을 활용한 푸드파크에는 컨테이너나 밴 승용차가 동원되기도 했다. 타귁시 정부에서는 라구나 호수에 메르카도 델 라고(Mercado Del Lago)란 이름의 푸드파크를 만들기도 했다. 



▲ 곧 10월이니 우기도 슬슬 끝나가려나 보다. 마닐라의 날씨가 점점 예뻐지고 있다. 




▲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게끔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고 있다.  







▲ 쿠보(kubo) 하우스








▲ 호수에 설치된 쿠보 하우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오픈 시간인 4시에 맞춰서 가는 것이 좋다.  




▲ 푸드코트 공간 












▲ 맛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 신중하게 푸드파크를 두 바퀴나 돌고, 오징어를 골라 주문했다. 



▲ 몇 인분으로 주문하느냐에 따라 오징어 크기가 달라진다고 하여 4인분의 대형 오징어를 주문하고 싶었지만, 밥을 4공기나 준다고 하여 참았다. 사진 속의 오징어는 2인분으로 가격은 250페소이다. 오징어를 뜯어 먹을 수 있도록 비닐장갑도 주고, 아이디어가 상당히 좋은데 좀 더 양념을 잘해서 튀겼으면 싶지만 그건 내 생각이지 주인 생각은 아닐 것이다.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 해가 지고 바람이 선선해지면 사람이 많아진다. 



▲ 바로 옆에 이런 공간도 조성되어 있다. 근처에 산다면 조깅을 할 수 있을 듯하다. 










▲ 밤이 되면 좀 더 어여뻐 보이기 시작한다.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라구나 호수 옆 멋진 푸드파크 - 메르카도 델 라고(Mercado del L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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