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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쿠아낭 박사가 연 새로운 가능성의 문, 핀토 아트 미술관(Pinto Art Museum)

by 필인러브 2019.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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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훨씬 전, 그러니까 필리핀의 대통령이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Gloria Macapagal-Arroyo)이던 때의 이야기이다. 아로요 대통령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을 때, 앰뷸런스는 의술이 뛰어난 명의를 찾아 세인트룩스 메디컬센터로 달려갔다. 다행히 큰일은 아니었는지신문에는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되었음을 알리는 호벤 쿠아낭 박사의 사진이 실렸었다. 신경과 전문의인 쿠아낭 박사는 대통령의 치료를 담당했을 정도로 실력 있는 의사이지만, 그가 유명해진 것은 의술 때문이 아니었다. 쿠아낭 박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미술 작품 수집이라는 그의 취미였다. 


1960년대에 이스트 대학교(University of the East)를 졸업하고 하버드 의과대학 대학원을 다녔을 때만 해도 쿠아낭은 그의 노년이 미술품으로 가득 차게 될지 몰랐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안티폴로에 있던 그의 집 근처에는 젊은 예술가가 많았다. 이 예술가들이 필리핀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가 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었으니, 재능이나 열정을 알아보는 이가 많지 않았을 때였다. 쿠아낭은 종종 젊은 예술가를 집으로 초대하여 점심을 대접했는데, 때때로 그들의 작품을 사주기도 했다. 가끔은 마당의 빨랫줄에 그림을 걸고 소박한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미술품 전시는 소박했지만, 그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1986년 피플 파워 혁명 이후 그는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필리핀의 예술과 문화, 그리고 생태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쿠아낭는 좀 더 적극적으로 예술가의 후원자가 되어 가난한 예술가들을 도와 보기로 했다. 쿠아낭은 전시회에 오고자 하는 친구들을 위해 쿠바오(Cubao)에 있던 아파트를 비워 작은 갤러리로 바꾸었다. 보니파시오에 있는 세인트룩스 메디컬센터(St. Luke's Medical Center) 병원에 걸린 그림에 대한 일화는 꽤 유명한 일화이다. 병원을 지을 당시 병원 측에서 그림을 살만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예술품 구매를 망설였을 때 쿠아낭 박사는 예술가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여 병원에 둘 그림 그리기를 독려했는데, 그 방법이 매우 기발하고 멋졌다. 예술가들에게 병원에 걸릴 그림을 그려주면, 그림의 가격만큼 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리고 쿠아낭의 노력 덕분에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젊은 예술가들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즈음 그의 미술품 수집은 단순히 취미로 그림 몇 점을 가지고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쿠아낭은 그가 수집한 필리핀의 현대 미술 작품을 자신만 보고 즐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예술가들의 후원자를 자처했던 만큼 예술가를 돕고, 멋진 작품을 보는 기쁨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기를 원했다. 작품을 함께 나누고자 그는 안티폴로 언덕에 있는 그의 집을 미술관으로 꾸미기로 했다. 오래된 집을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수리가 필요했지만, 1.3헥타르에 달하는 넓은 장소를 가지고 있었으니 작품을 전시할 공간은 넉넉했다. 


쿠아낭은 그의 미술관이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문(Pinto)이 되길 원했다. 그는 미술관에 '핀토 아트 뮤지엄(Pinto Art Museum)'이란 이름을 붙이고, 여섯 개의 갤러리로 꾸몄다. 그의 각종 소장품을 포함하여 천 개의 작품이 미술관 곳곳에 걸렸지만 가장 중요한 작업이 남아 있었다. 바로 정원이었다. 그는 관람객들이 미술관의 전시공간을 지루하게 여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로코스 출신의 쿠아낭에게는 녹색의 정원과 시원하게 자라나던 치코 나무 열매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기도 했다. 미술관 마당에 정원이 꾸며지고, 갤러리 곳곳에 관람객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미술관을 열 준비가 끝이 났다. 2010년, 마침내 핀토 아트 미술관이 그 문을 열었다. 미술관 개관식에서 쿠아낭 박사는 얼굴을 미소를 가득 채우고 그의 행복감을 표현했다. 마침내 그가 꿈꾸던 천국의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문, 새로운 예술작품을 보여주는 문,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

( A door for new possibilities, A door for showing new artwork, A door to the rest of the world )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안티폴로, 핀토 아트 미술관(Pinto Art Museum)


마닐라에서 미술관을 가보려고 한다면 어디로 가면 될까? 

마닐라 시내에서 미술관에 가려고 한다면 '필리핀 국립 미술관(National Museum of Fine Arts)'이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Metropolitan Museum of Manila)', '유챙코 뮤지엄(Yuchengco Museum)' 등에 가면 된다. 그중에서도 리잘 파크 옆에 있는 국립 미술관은 보유 작품도 많고 시설이 쾌적한 데다가 입장료도 무료라서 한번 방문해볼 만하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나 미술 입문자에게는 이런 정형화된 형태의 미술관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좀 더 밝고 어여쁜 야외 미술관을 가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안티폴로에 있는 '핀토 아트 미술관(Pinto Art Museum)'이다. 


메트로 마닐라 동쪽에 있는 리살 주(Province of Rizal)의 주도인 안티폴로(Antipolo)는 마닐라와 매우 가깝지만 쿠바오 지역을 빠져나갈 때 차가 상당히 막히는 편이다. 하지만 안티폴로까지 가는 것이 귀찮다는 점만 빼면 핀토 아트 미술관은 매우 만족스러운 곳이다. 갤러리 안을 들여다보면 필리핀 현대미술 역사에 있어 가장 인상적이라는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그 대부분은 쿠아낭 박사가 수십 년 동안 열심히 수집하여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다. 그림 및 조각, 설치미술 등에 이르기까지 전시 작품의 형태도 다양하다. 핀토 아트 미술관은 미술관 공간 자체가 아름다운 정원이라 미술에 관심이 없더라도 방문해볼 만하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배경으로 적당할 만큼 야외 정원이 매우 아름다운데, 정원 곳곳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작년에 쿠아낭 박사가 멸종 위기에 처한 토종 나무들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20여 종의 토종 나무가 새로 정원에 심어지기도 했다. 미술관의 설립자는 쿠아낭 박사(Dr. Joven Cuanang)이지만, 미술관 운영은 'Siling Foundation of Arts, Culture and Ecology'에서 하고 있으며, 외부의 재정 지원 없이 관람료만으로 운영되고 있어 관람료가 다른 곳에 비해 비싼 편이다. 하지만 시설을 보면 관람료 200페소가 아깝지 않다. 갤러리가 6개나 있는 데다가 정원 규모도 커서 모두 다 돌아보려면 최소 2~3시간이 필요하다. 


■ 공식 홈페이지 : www.pintart.org/museum

■ 전화번호 : 02-633-0329 / 02-697-1015 / museum@pintoart.org

■ 관람료 :  성인 200페소 / 학생 100페소 (학생증 필요) / 3세 미만 무료 

■ 관람시간 : 화요일 – 일요일 (월요일 휴관) / 오전 9시 – 오후 6시 

- 미술관 내 카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 주소 : Pintô Art Museum. 1 Sierra Madre St. Grand Heights Rd, Antipolo, Rizal, Philippines

■ 위치 : 필리핀 안티폴로 / 올티가스에서 차로 30여 분 거리

■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

쿠바오에서 LRT를 타고 Santolan Sation에 하차. 안티폴로에 가는 지프니에 탑승한 뒤 Ynares Center에서 하차. 핀토 아트 뮤지엄까지 트라이시클 이용

 SM메가몰에서 안티폴로로 가는 FX밴에 탑승, Ynares Center에서 하차. 핀토 아트 뮤지엄까지 트라이시클 이용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From accidental collector to art world force

https://news.abs-cbn.com/ancx/culture/art/09/27/18/dr-joven-cuanang

· These culture movers are also working on preserving our country’s endemic trees | Heroes & Titans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469&v=_dhHOHry_Uc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쿠아낭 박사가 연 새로운 가능성의 문, 핀토 아트 미술관(Pinto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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