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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하며 생활하기/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ECQ 격리단계 마지막 날, 마카티 그린벨트 쇼핑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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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belt Park

 

내가 사는 콘도는 지은 지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입주가 완전히 되지 않아서 입주민이 많지 않은 편인데, 이런 와중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넘쳐나는 모양이었다. 새로 확진자가 나와 방역 조치를 하였지만 조심해서 생활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계속 보고 있으려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까칠해진다. 어차피 외출 따위는 거의 하지 않고 있으니 필리핀 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 단계를 계속 ECQ로 놓든 아니면 MECQ로 바꾸든 생활의 변화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남의 나라에 살면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심할 수는 없다. 해리 로케 대통령 대변인이 메트로 마닐라의 방역 단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발표를 오후 3시에나 한다는 신문 기사를 본 뒤 마스크를 두 개나 쓰고, 페이스쉴드로 얼굴을 가린 뒤 장바구니를 손에 꼭 쥐고 외출 준비를 했다. 슈퍼마켓 안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지만, 누군가 왜 나왔느냐고 물어오면 장을 보러 나왔다고 이야기를 할 요량이었다. 왜 바깥에 나왔느냐고 캐물을 사람은 없을 것 같았지만, 실제로도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지만, 공연히 혼자 찔려서 빈 장바구니를 무기처럼 들고 그린벨트 쇼핑몰 주변을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어색할 정도로 한적한 거리에는 두꺼운 철제 울타리만 우두커니 앉아 햇살에 뜨거워지고 있었다.

코로나19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고 더운 나라에서 마스크 따위를 왜 써야 하는지 알 수 없었던 때의 이야기지만, 마카티 그린벨트 쇼핑몰 주변이 딱 하루 매우 조용해지는 날이 있다. 바로 1월 1일이다. 도시 전체를 진한 화약 냄새로 채우고 불꽃놀이로 신년 축하 행사를 거하게 하고 나면 필리핀 사람들도 고단함을 느끼는지 1월 1일 오전에 되면 그린벨트는 쥐 죽은 듯 조용해진다. 하긴, 1월 1일 오전부터 문도 열지 않은 쇼핑몰에 누가 기웃대겠는가. 그런데 코로나19는 4월 11일마저 1월 1일처럼 만들었다. 한참 사람으로 북적일 일요일 오후 시간인데, 손님이 사라진 쇼핑몰을 차지한 것은 경비 아저씨와 배달하시는 분들, 그리고 택시뿐이다. 간혹 슈퍼 앞에 사람이 보이기는 하지만, 장을 보러 나온 사람보다 직원이 더 많아 보였다. 굳게 문을 닫은 쇼핑몰 주변으로는 기묘한 적막함마저 감돌았다.

기분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만을 하염없이 중얼대면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거리를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필리핀 정부에서 메트로 마닐라의 격리단계를 MECQ로 낮추었다는 뉴스가 속보로 올라와 있었다. 신규 확진자가 매일 만 명씩 나오는 판국이지만, 1인당 천 페소, 가족당 4천 페소라는 긴급생계자금을 줄 돈마저 다 떨어진 필리핀 정부에서 무리하여 격리단계를 완화한 모양이다. 바이러스보다 굶주림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쇼핑몰 입구를 굳게 막고 있던 셔터 문이 계속 생각났다.
 

 

 


Makati Medical Center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문 
마카티 메디컬센터에서 운영하는 코로나19 검사시설 
BPI Family Savings Bank Main Branch
Insular Life - Ayala Avenue
코로나19는 아얄라 트라이앵글 앞 사거리를 이렇게 조용해지게 만들었다. 
LBC까지 모두 문을 닫았다. 
사람 대신 touchpay라는 이름의 기계가 자리를 잡았다. 
그린벨트5(Greenbelt 5)
Greenbelt 5
Greenbelt Park
H&M, Greenbelt 4
Globe Telecom
The Face Shop
Makati Ave
The Landmark
그 넓은 쇼핑몰이 모두 문을 닫고, 슈퍼마켓만 문을 열었다. 
Park Terraces
Glorietta 2
쇼핑몰 입구에는 배달 주문 콜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배달 라이더들만 가득했다.
두짓타니 호텔(Dusit Thani Manila)
Glorietta 5
Glorietta 3 Park
Hard Rock Cafe, Glorietta 4
Vans, Glorietta 4
The Link
North Park Noodles
Greenbelt 3, Ayala Center, Makati
식당 앞에는 IATF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장 내 식사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Greenbelt 1
National Book Store에서 가판대를 가지고 나와 책이 아닌 마스크를 팔고 있었다. 



[필리핀 마닐라] ECQ 격리단계 마지막 날, 마카티 그린벨트 쇼핑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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