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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하며 생활하기/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만약에'와 스카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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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코로나 사태가 생기지 않았더라면... 않았더라면.. 않았더라면.

마지막으로 지프니를 타본 것이 일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나는 가끔 '만약에'로 시작되는 많은 생각을 해본다. 선크림의 유통기간이 지난 것을 발견할 때, 가벼운 옷을 입고 초록이 진한 산으로 가고 싶을 때, 늦은 밤 편의점이라도 나가고 싶을 때, 네모난 벽 속에서 머리가 멍해지는 오후이면 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생각은 헤어진 많은 인연만큼이나 쓸모가 없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그렇지 않았더라면 어떠했을지 생각을 해보았자 마음만 더 건조해질 뿐 변화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내가 집에 머무는 동안 조금씩, 혹은 눈에 띄게 마닐라의 곳곳은 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변화 속에서 내 마음을 헝크는 것은 무성한 소문이었다. 일자리를 잃고 하루 한 끼를 먹기도 어려워서 민심이 들썩인다는 소문은 어느 바랑가이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온 구호물품을 바랑가이 캡틴이 혼자 독식하여 차를 바꾸었다는 소문보다 질기고 사실적이었다. 

스카이웨이 고속도로가 처음 공사를 시작할 무렵부터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구경하러 다녔던 인간이 나이지만, 스카이웨이 고속도로의 3단계 연장구간이 문을 열었다는 이야기는 내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스카이웨이가 완전 개통을 하면 타루칸 마을까지 좀 더 쉽게 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사라진 것이다. 어디론가 떠나지 못하고 어차피 집에 머무는 터에 남부 루손 고속도로(SLEX)에서 북부 루손 고속도로(NLEX)까지 이동 시간이 훌쩍 줄어드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그래도 하늘은 푸르렀고, 그 푸르름 아래에서 처음 가보는 길을 달리는 일은 퍽 경쾌했다. 만약에 이 사태가 끝나면, 그리고 다시 누군가 낯선 이와 이야기하는 일이 두려워지지 않으면, 이 길을 달려 멀리 떠나볼 수 있으리라, '만약에'로 시작되는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필리핀 마닐라
스카이웨이.  메트로 마닐라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고속도로이다. 
현재 스카이웨이는 아직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통행료가 무료이다.  


부엔디아 출구 
The Linear Makati by Filinvest
Avida Towers San Lorenzo 와 Cityland Pasong Tamo Tower
비쿠탄 출구(BICUTAN EXIT)



[필리핀 마닐라] '만약에'와 스카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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