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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구석구석/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생활] 따가이따이 따알 화산 분화에 대한 마닐라 현지 소식



따알 화산(Taal Volcano)에 대해 4단계 경보가 내려진 지 이틀째. 

기묘한 기분이 들 정도로 마닐라 시내가 조용한 것이 학교나 관공서는 물론이고 일반 기업들 상당수까지 모두 임시 휴무에 들어갔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앰뷸런스 소리가 들리는 일이 잦은 동네에 살면서도, 위잉위잉 앰뷸런스 특유의 소리가 새삼스럽게 두려워진다. 폭풍전야라서 조용한 것인지 아니면 화산 폭발 없이 그냥 무사히 넘어가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Phivolcs)에서는 화산 경보 레벨 4단계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 화산 경보 4단계는 화산폭발이 수 시간 또는 수일 내 일어날 수 있다는 위험 수준의 경고로 주변 지역 내 거주민들에게 대피가 권고되는 수준이다. 그냥 이렇게 있다가 잠잠해져서 평소처럼 1단계로 내려가면 좋을 터인데. 다음 단계인 5단계로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면 지진과 쓰나미까지 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터넷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1977년인가 따알화산이 터졌을 때야 화산폭발에 대한 소문 한 조각 듣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사람이 부지기수였겠지만,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세상이라 소문이 빠르다. 소문만큼 빠르게 대피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따알 화산 상황에 대한 신문기사라도 볼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마스크 안에 휴지를 덧대면 좋다고 한다), 화산재가 심할 때도 에어컨을 써도 되는지(화산재가 심할 때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자동차를 세차하는 것이 좋은지(마른 수건으로 닦지 말고 물 세차를 해야 한다고 한다)에 대한 이런저런 조언이 잔뜩 쏟아지는 가운에 필리핀 주요 신문에는 따알 화산 분화에 대한 신문 기사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다행히 비교적 잘 대피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대체 몇 명이나 어디로 대비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국 신문에는 6천 명이라는 기사가 나왔지만, 어림잡아 계산해도 수만 명이 더 정확한 것 같다. 따알 화산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SNS에 올린 소식도 잔뜩인데 집 마당과 주차해둔 차 위로 화산재로 뒤덮였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은 것 같다. 따가이따이 쪽에 있다가 화산 폭발 소식을 듣고 급하게 마닐라로 돌아오는 차들에 대해 무료 생수와 음식, 그리고 윈도우 세차를 제공한 멋진 분들도 등장했다. 화산재 먼지로 뒤덮이면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서 운전이 어려워지니, 자동차 운전자들을 위해 지붕 위에 서서 커다란 호스를 들고 물을 뿌려주는 남자의 모습을 그야말로 영웅과 같았다. 


하지만 이런 훈훈한 소식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이 와중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도 좀 들린다. 필리핀 사람들은 화산 경보가 울릴 때 웨딩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는지, 마욘 화산 폭발 소식이 들렸을 때처럼 따알 화산에서 올라오는 연기 기둥을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린 커플이 등장했는가 하면,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제 욕심 차리기에 급급한 사람도 나타났다. 문제는 마스크였다. 화산 폭발 소식이 들리고 나자 곧 화산재가 몸에 해로우니 마스크를 쓰라는 글이 페이스북이나 신문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약국 등에서 마스크 품절사태가 났다는 소문이 났다. 그런데 품절 소식이 들리자마 35페소이던 마스크가 200페소까지 가격이 치솟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심리적으로 위로만 줄 뿐, 효과가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얇은 마스크를 놓고 그런 짓을 하다니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열 살 남짓해 보이는 사내아이들이 자동차 세차를 하는 모습의 사진이었다. 허름한 마스크 하나 쓰지 못하고 맨몸을 움직여 차의 화산재를 털어내고 있었는데 맨발에는 진흙처럼 된 검은 화산재가 잔뜩 엉겨 붙어 있었다. 유리창이야 화산재를 닦아내야 운전을 할 수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사진 속 아이들은 차량 구석구석을 닦아내고 있었다. 아이들이 공짜로 일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이들 건강이 자동차보다 못한 취급을 받다잔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Phivolcs)에서 발표한 따알 화산 분화구 주변의 모습어제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에 찍은 영상이라고 한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749343482137964&id=283303355111903&ref=bookmarks



▲ 따알호수에서 화산재를 덮어쓴 소를 씻기고 있는 바탕가스 주민 

출처 : 마닐라 블루틴(Manila Bulletin)




▲ 바탕가스에 있는 아곤실로라는 동네가 두꺼운 담요와 같은 화산재로 뒤덮였다는 기사와 함께 래플러(Rappler) 신문에 올라온 사진 

출처 : 래플러(Rappler) 신문




▲ 따가이따이 피플스 파크(People's Park) 

출처 :  Photos by Jerome Austrian Abuan



▲ 인콰이어러(inquirer) 신문에 난 바탕가스 Tanauan-Talisay Road 의 사진 

출처 : 인콰이어러(inquirer) - Photos by NIÑO JESUS ORBETA


▲  바탕가스 따알  헤리티지 타운(Taal Heritage Town). 따알호수 바로 옆에 있는 동네이다.  

Photos by Kristoffer Xeirem Medina


▲  퀘손 시티에서 올린 마스크 사용에 대한 안내문 

https://www.facebook.com/QCGov/photos/a.101003461287420/178582396862859/?type=3&theater




[필리핀 생활] 따가이따이 따알 화산 분화에 대한 마닐라 현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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