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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여행하기/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생활] 코로나19도 바꾸지 못하는 PNB 은행의 서비스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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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은행 안에는 고작 두 명의 손님이 있었을 뿐이었다. 입구의 가드 두 명을 제외하고도 직원은 다섯 명이나 되었다. 그런데도 통장 정리에는 무려 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안타깝게도, 그리고 슬프게도 그 손님 두 명 중 한 명은 바로 나였다. 

PNB 은행에 가기 위해 내가 챙긴 것은 세 가지. 통장과 신분증, 그리고 페이스쉴드였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간혹 신분증을 두 개나 보여달라는 직원이 있으니 신분증을 두 개나 가방에 챙겨 넣었다. 재빠르게 통장 정리만 하고 은행을 나와야지 마음을 먹었지만, 내 꼼꼼한 준비 정신이 은행 방문 시간을 줄여주지 못했다.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방문 기록용 종이에 이름이며 주소 등을 적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꽤 걸렸던 것이다. 게다가 은행 직원 다섯 중 한 명만이 창구 업무를 보고 있었다. 두 명 정도는 창구에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그건 내 욕심이었다. 업무가 다른지, 아니면 고객과 만나는 일 자체가 꺼려지는지 모두 책상에 앉아 있었다.  은행 직원들은 짝이 없었다. 

먼저 와 있던 아저씨가 원하는 것이 단순 송금 업무임이 틀림없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처리 시간이 한참이나 걸렸다. 책이라도 들고 갔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로드 충전을 하지 않아서 핸드폰이 시계가 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심심함에 지친 내가 선택한 것은 벽에 있는 보험 광고를 빠짐없이 읽는 것이었다. 보험 가입의 혜택을 모두 파악하고, PNB 은행에서 심부름꾼을 써서 받는 사람에게 돈을 직접 손에 쥐여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즈음에야 직원이 내 차례가 되었음을 알려왔다. 다행히 통장 정리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잠깐 통장을 정리하는 동안 은행 창구 직원이 서랍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내게 주면서 보험에 관심이 있으면 읽어보라고 알려주었다. 보험 혜택을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라 집에 가서 종이를  읽어보겠노라과 답했더니, 자신의 이름이 적힌 스탬프를 꺼내 종이에 찍어준다. 은행 직원의 이름을 알아야만 할 정도로 보험에 흥미가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재빨리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은행을 빠져나왔다.


은행 안에 들어가려면 오른쪽 종이에 적힌 질문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필리핀 마닐라. PNB 은행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디 은행에 가도 이런 비닐칸막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요즘은 나도 온라인 뱅킹이라는 것을 써봐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필리핀 마닐라 생활] 코로나19도 바꾸지 못하는 PNB 은행의 서비스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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