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⑤ 호텔 숙박비 (저가호텔vs중급호텔vs고급호텔)

▲ Nay Palad Hideaway. Surigao del Norte

여행 경비 중에서 호텔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항공료만큼 높다. 하지만 호텔비로 쓰는 돈은 사람마다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에 따라 큰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단순히 잠만 자는 용도로 호텔이 필요하다면 몇만 원이면 충분하지만, 가족여행을 위해 괜찮은 호텔을 구한다면 1박에 10만 원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 등 주요 여행지가 아닌 곳으로 가면 호텔 숙박비가 좀 더 저렴해지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고급 호텔의 가격까지 내려가지는 않는다. 한적한 곳에 있는 호텔이 도심의 5성급 호텔보다 더 가격이 비싼 경우도 많다. 사실 필리핀에서 가장 비싸다는 리조트와 호텔은 일반인은 접근도 어려운 외딴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마닐라에서 5성급 호텔을 예약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호텔비로 돈을 얼마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어느 정도의 호텔을 원하는지를 생각해보고 비용을 계산하면 된다. 저가 호텔과 3성급 중급 호텔의 경계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굳이 분류해보자면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겠다. 

① 게스트하우스 : 1천 페소 미만 

② 저가호텔 : 1천~ 3천 페소 

③ 3성급 중급호텔 : 2~4천 페소 

④ 4성급/ 5성급 고급호텔 : 4천 페소 이상 

▲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Victor Hotel Makati

① 게스트하우스 

- 초저가 여행을 하려고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알아보면, 한화 1~2만 원 정도에서도 숙박이 가능하지만 다인실이며 공용욕실을 사용해야 한다. 

- 게스트하우스도 개별 욕실에 1인실 혹은 2인실을 사용하려면 저가호텔만큼 비용이 나온다. 

- 게스트하우스는 말라떼와 마카티, 보니파시오 등 지역에 많은데, 생각보다 시설이 깔끔한 곳도 꽤 있다. 낡은 수건을 쓰고 싶지 않다면, 최근 오픈한 곳을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 게스트하우스에는 보통 사물함 공간이 있지만 열쇠는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자물쇠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 말라떼 홉인호텔(Hop Inn Hotel Ermita)

② 저가호텔 

- 필리핀에서 체인점 형태로 된 저가 호텔을 찾는다면 레드플래닛(Red Planet). 홉인호텔(Hop Inn Hotel), 고호텔(Go Hotels), 호텔 젠(ZEN Rooms), 레드도어즈(RedDoorz) 그리고 소고호텔(Hotel Sogo) 등이 있다. 

- 거의 비슷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레드플래닛과 홉인호텔의 침구가 좀 더 깔끔한 편이다. 

- 소고호텔의 경우 시간제 러브호텔로도 많이 이용되는 호텔이라서 가족 여행을 할 때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지방에 있는 소고호텔의 경우는 특유의 묘한 세제 냄새가 방 안에 가득 나기도 한다. 

- 1달 이상 장기간 여행하면서 저가호텔에 머물 요량이라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하숙집(홈스테이)에 가는 것도 괜찮다. 가격에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빨래나 아침 식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마닐라공항 근처에 있는 저가호텔의 경우 의외로 위치가 별로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지도상으로는 공항과 매우 가깝지만 실제로 가려면 크게 가깝지 않게 느껴지는 곳도 많다. 어디를 가도 일단 택시를 타야 한다고 생각하고 호텔을 고르는 것이 좋다.   

▲ 말라떼 아멜리에 호텔(Amelie Hotel Manila)

③ 3성급 중급호텔 

- 2천~4천 페소 사이 가격대의 3성급 호텔은 호텔 규모가 작고, 호텔 내 이용할만한 시설이 없는 곳이 많지만, 여행 일정이 투어로 꽉 차 있어서 호텔에서는 밤에 잠깐 잠만 잘 요량이라면 굳이 비싼 호텔로 가지 않고 중급 호텔을 예약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 중급 호텔을 선택할 때는 큰 도로가 옆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면을 방해할 만큼 소음이 심한 곳도 많기 때문이다.  

- 중급 호텔의 경우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조식 포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 마닐라에는 중급 호텔 가격으로 아파트 또는 레지던스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 마닐라에 빈 콘도 건물이 많아지면서 개인 콘도를 활용한 형태의 숙박업소가 늘어난 것인데 에어비앤비(Airbnb‎)와 비슷하지만, 전문 업체에서 객실 서비스를 위한 직원을 두고 규모를 좀 더 크게 운영한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레지던스형 숙박업소의 경우 객실 사진을 봤을 때 인테리어가 통일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편이라는 점, 주차비를 별도로 청구한다는 점, 조식 서비스가 없다는 점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호텔과 거의 비슷하지만 콘도 건물을 활용하다 보니 호텔 위치를 찾기가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객실 크기가 대체로 넓은 편이고, 주방 시설이나 세탁기 등의 시설을 갖춘 곳도 많아서 장기간 여행할 때 이용하기 좋다. 

- 일반 호텔인지 아니면 레지던스형 숙박업소인지 잘 모르겠다면 호텔 이용 정보에서 호텔 외관 사진에 호텔 이름이 적혀 있는 간판이 있는지 보면 된다. 혹 호텔 외부 사진을 볼 수 없다면, 24시간 운영 프런트 데스크와 레스토랑이 있는지 보면 된다. 내부는 호텔과 거의 흡사하다고 하지만 콘도 건물을 활용하는 것이라서 건물 여건상 조식 레스토랑을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호텔 리셉션(프런트 데스크)을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조식이야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리셉션이 있는지는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은데 체크인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곳은 직원에게 건물에 도착했음을 핸드폰 등을 통해 알려주고 직원을 만나 체크인을 하게 되기 때문에 자정 이후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고 마닐라에 온다면 호텔 체크인을 늦게 해도 되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 비슷한 두 개의 호텔을 놓고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고민된다면 호텔 측에서 얼마나 성의있게 고객을 관리하는지도 살펴보자. 구글 리뷰에 적힌 고객 리뷰에 댓글이 하나도 없거나, 페이스북과 같은 매체를 전혀 운영하지 않는다면 예약을 좀 보류하고 이용 후기를 읽어보는 것이 좋다. 

▲ 마카티 샹그릴라 호텔(Makati Shangri-La)

④ 4성급/ 5성급 고급호텔 

- 마닐라에서 소피텔이나 하얏트호텔처럼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고급 호텔을 예약하려면 1박에 최소 4천 페소 이상 필요하다. 그런데 올해 들어 호텔 가격이 전체적으로 조금 올라서 4천 페소 정도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그래도 1박에 5천 페소~8천 페소 정도 지불하면 위치나 시설, 객실 상태가 모두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호텔을 얻을 수 있다. 

- 5천 페소짜리 호텔과 8천 페소짜리 호텔이 3천 페소 가격 차이만큼 객실 시설에 확실한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식이나 직원 서비스 등에 있어서는 좀 차이가 느껴지기는 한다.  

- 아이들과 함께 여행한다면 어린이 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는 나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호텔이 12세 미만이지만, 소피텔과 헤리티지 호텔, 두짓타니 호텔 등은 11세 미만을 기준으로 한다.  

- 마닐라에 있는 5성급 호텔 중 베이비시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은 많지 않다. 소피텔과 팬퍼시픽, 뉴월드 마니라베이 호텔, 노부호텔, 하얏트호텔 등 몇 곳에서만 제공한다.  가격은 노부호텔만 제외하고 모두 1시간당 500페소이다. (노부호텔은 300페소) 

- 고급 호텔의 경우 체크인할 때 디포짓(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이 돈을 포함해서 여행경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돌려받기는 하겠지만, 여행 마지막 날 돌려받을 터이니 여행 일정 중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텔마다 디포짓 요구 금액은 다르지만, 보통 3천~5천 페소 사이이다. 솔레어 리조트의 스위트 룸은 디포짓 금액이 만 페소나 된다. 

- 어디로 갈지 몇 개의 호텔로 압축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봐도 그중 어딜 가면 좋은지 모르겠다면,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라온 리뷰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텔 리뷰를 쓰는 일이 생각처럼 뚝딱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사진도 찍어야 하고, 글도 써야 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후기를 남겼다면 이유가 있는 법이다.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⑥ 마닐라 지역 주요 호텔 가격 및 시설 비교

■ 4성급? 5성급? 호텔 등급에 따른 차이는? 

객실, 호텔 시설, 서비스 등에 따라 호텔 등급을 1성급에서 5성급으로 나누기는 하지만 사실 호텔 등급을 결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카다 호텔 등 일부 호텔에서는 5성 호텔보다 더 고급스러운 호텔이라는 뜻을 나타내려고 6성급 호텔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이는 홍보용 표현일 뿐 어떤 공식적인 등급 기준이 아니다.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호텔 등급의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성급 : 깨끗한 객실, 욕실, 조식 가능, 안전

- 2성급 : 1성급 시설 + 최소한의 식음료 부대시설

- 3성급 : 2성급 시설 + 1개 이상의 레스토랑, 로비, 라운지

- 4성급 : 3성급 시설 + 고급스러운 시설, 품위 있는 가구, 고품질의 침구, 국제회의장, 비즈니스 센터, 피트니스 센터, 2개 이상의 레스토랑, 룸서비스 12시간 이상 가능

- 5성급 : 4성급 시설+ 3개 이상의 레스토랑, 룸서비스 24시간 가능

▲ 쏘 클린하다는 소고호텔(sogo hotel). 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필리핀 저가 호텔 체인점에서는 로고에 빨간색을 많이 쓴다. 

▲ 소음에 예민하다면 에어컨 형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벽걸이형이 아닌 창문형 에어컨의 경우 소음이 심한 편이기 때문이다.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⑤ 호텔 숙박비 (저가호텔vs중급호텔vs고급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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