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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루손섬

[필리핀 사가다 여행] 필리핀에도 무인가게가 있을까? 사가다의 와인 양조장

by 필인러브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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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가다

 

무인가게는 영어로 어떻게 쓸까?
영어 사전에 무인점포를 검색하면 unmanned store, cashier-free store, unstaffed store 등의 단어가 검색된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고객의 정직함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어니스티 스토어(honesty store)'라는 단어를 더 자주 쓰는 듯하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무인점포를 보기란 쉽지 않다.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훔쳐 갈 경우 발생할 손해에 대한 염려도 크다. CCTV가 사방에 있어서 도난에 대한 우려가 적은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 몇 년 전에 마닐라 경찰(Manila Police District)에서 어니스티 스토어(honesty store)를 운영했다가 운영 6개월 만에 폐업을 한 바 있다. 당시 마닐라 경찰에서 밝힌 가게 폐업의 이유는 절도로 인한 적자. 경찰서 내부라는 상점의 위치 특성상 손님 대부분이 경찰 또는 경찰서의 방문객이었음에도 도둑을 막지 못한 것이다. 실제 이 상점은 경찰서 로비 바로 근처에 있었지만 손님인 척 들어와 물건값을 치르지 않고 물건을 그냥 가지고 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CCTV 영상 조회를 통해 인사과 직원이 주기적으로 상점에 들어와 현금 상자에서 돈을 가지고 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필리핀 내 모든 무인점포가 이런 식의 불쾌한 결말을 얻는 것은 아니다. 필리핀 최북단 바타네스(Batanes)에 있는 어니스티 커피숍(Honesty Coffee Shop)의 경우 지역 관광 명소가 될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 사가다(Sagada)에 있는 와인 양조장에서 운영하는 어니스티 스토어 역시 큰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작년 사가다 지역 내 관광이 다시 재개되자 피이틱 와인 양조장의 주인인 에그버트 씨는 자신의 와인바 근처에 무인가게를 세웠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자신의 와인을 맛보기를 원하는 마음에서였다. 사람들은 돈을 내지 않고 가는 이가 많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결과는 의외로 좋았다. 공짜 술을 마시고자 하는 사람보다 사가다의 와인은 어떤 맛인지 경험해 보기를 원하는 이가 많았던 것이다. 와인 맛을 본 뒤 안쪽에 있는 와인바까지 들어간 이가 얼마나 많았을지는 모르지만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하나 심어준 것은 확실해 보인다. 

 

Piitik Wines honesty store


Piitik Wines(Sagada Clay House Wine Bar)

- 주소 : Dao-angan, Sagada, Mountain Province
- 위치 : 필리핀 사가다(Sagada) 

사가다에 있는 피이틱 와인(Piitik Wines)은 에그버트(Egbert Dailay) 씨가 20여 년 전부터 운영하는 양조장이다. 에그버트 씨는 벅나이(bugnay)라고 불리는 야생 체리나 감, 구아바노, 블루베리 등을 이용하여 와인을 만든다. 와인 외 로컬 라이스 와인(local rice wine)이라고 하여 바야(baya)라는 이름의 발효제를 이용하여 만든 타피(tapey 또는 Tapuy로 표기)도 파는데, 약간 도수가 높은 거친 맛의 막걸리이다. 술에 대해서라면 산미구엘 정도면 매우 만족하는 나로서는 에그버트 씨가 만드는 와인의 품질에 대해 평가하기 어렵지만, 바기오 쪽의 와인보다는 훨씬 맛이 좋은 편이다. 와인 가격은 한 병에 250페소이다. 


※ 피이틱(Piitik)과 고수레  
한국에서 사가다까지 가려면 최소 24시간은 꼬박 걸릴 정도로 거리가 멀지만, 특이하게도 사가다 지역에서 한국과 비슷한 전통풍속을 볼 수 있다. 바로  ‘고수레’이다. 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조금 떼어 허공에 던지면서 고수레라고 외치는 일을 필리핀의 오지마을 사가다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음식보다는 와인과 같은 알코올 종류를 땅에 붓는 것만 다를 뿐이다. 사가다 사람들은 영혼에게 일종의 제물로 바치기 위해 와인 등을 땅에 뿌리는 행위를 피이틱(Piitik)이라고 부른다.

 

직원 없이 운영되는 무인스토어이다. 무인스토어 안쪽으로는 와인바가 있다.
한 잔은 40페소, 반 잔은 20페소이다.  최고급 품질의 와인이라는 설명을 붙이기는 어렵지만 색다른 맛에 한 번 시음해 볼만하다.
사가다 오랜지도 놓여져 있다.


[필리핀 사가다 여행] 필리핀에도 무인가게가 있을까? 사가다의 와인 양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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