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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생활] 필리핀에서 판매를 시작한 메이드인코리아 양말 가게 바나나시스터즈

by 필인러브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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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의 바나나시스터즈(Banana Sisters) 양말 가게

 

 

인간이라는 존재가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늘 한결같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대체로 매우 즉흥적인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이제 대충 결정이 되지 않았어?"
함께 간 K가 지루해할 정도로 오랫동안 시간을 끌고 있었다. 지하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고 왔으니 배가 고프지도 않을 터인데 이렇게 독촉하는 것을 보면 꽤 지루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빨리 골라냈을 터이지만, 수십 개나 되는 것 중에서 몇 개만 골라내려고 하니 갑자기 성격이 매우 신중해진다. 그래도 그럭저럭 10개 이내로 추려내고, 그중에서 다시 반을 추려내어 양말을 골랐다. 이제 가게를 떠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기색이 역력한 K가 고양이 디자인을 고르다니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무턱대고 칭찬하더니, 내 마음이 바뀔까 두려운지 잽싸게 계산대로 걸어갔다. 

내가 물건 구매에 신중한 것은 벽에 액자 하나 거는 것조차 싫어하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무언가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 공간을 채우는 것만큼 내게 거슬리는 것이 없어서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일은 거의 없다. 물건 고르기가 쉽지 않으니 한번 마음에 들면 똑같은 것을 잘 사는 편인데, 마크 저커버그처럼 비싼 티셔츠는 아니지만 티셔츠조차 똑같은 것을 다섯 개 사서 돌려 입는 식이다. 하지만 맥시멀 리스트라기보다는 미니멀 리스트에 가까운 나에게도 예외란 있으니, 양말만큼은 흑백의 묶음 양말을 사지 않는다. 그리고 디자인도 다양하게 잔뜩 가지고 있다. 

 

나는 얼마 전 대만 여행을 갔을 때조차 양말만 한가득 사 들고 온 인간이라 아직 한 번도 신지 않은 알록달록한 양말이 서랍의 반을 채우고 있지만, 마카티의 피불고스 거리까지 간 김에 일부터 센츄리시티몰까지 찾아간 것은 양말 가게를 가보기 위해서였다. 신문에서 양말 매장 한국 브랜드가 필리핀에 매장을 오픈했다는 기사를 읽은 것이다.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음식점과 화장품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젠틀몬스터 선글라스 매장까지 다양한 K-브랜드가 필리핀에 매장을 개점했지만, 메이드인코리아를 내세운 양말매장이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나나시스터즈(BANANA SISTERS)라는 이름을 가진 패션양말 브랜드의 양말 가게가 생긴 곳은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마카티 피불고스 거리(P. Burgos Street) 근처에 있는 센츄리시티 쇼핑몰. 마카티의 대표적인 쇼핑몰 지역인 그린벨트 지역과는 거리가 좀 있지만, 피불고스 지역은 말라떼 한인타운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마닐라의 한인타운이라고 불리던 지역이다. 요즘이야 노브랜드 매장도 있고 마닐라 곳곳 어디를 가도 한인슈퍼를 쉽게 볼 수 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피불고스에 가야 좀 괜찮은 한인슈퍼를 볼 수 있었다. 해가 진 뒤 피불고스 거리를 가본 것이 수년 전이라서 요즘도 예전처럼 북적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른 지역보다 외국인을 매우 쉽게 볼 수 있다.  

각설하고, 바나나시스터즈에서는 생각보다 상당히 좋은 위치에 꽤 큰 규모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매장이 어디에 있을지 찾을 필요도 없이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서 밝은 노란색 양말 가게를 발견한 것이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매장이 대략 서른 평 정도 된다고 하는데 필리핀에서는 이렇게 큰 규모의 양말 전문 매장을 보기 쉽지 않다. 판매 제품은 여성용 패션 양말을 비롯하여 아이들 양말과 남성용 양말, 스포츠 양말 그리고 스타킹 등인데 다 더하면 그 종류가 대략 300가지 정도 된다고 한다. 대체 어떻게 한지를 이용하여 양말을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한지 양말도 보이고, 패셔니스타가 아니면 시도하지 못할 과감한 디자인의 망사 스타킹이며 구두용 덧신도 보인다. 양말 가격은 대략 250페소부터 시작되는데, 3개 500페소 또는 2개 500페소 등으로 여러 개 구매하면 할인을 해준다. 마닐라의 SM쇼핑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코닉(Iconic) 브랜드의 양말과 비교해 보면 가격대는 거의 비슷하지만, 바나나시스터즈 쪽의 디자인이 좀 더 프린팅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 게다가 품질이 훨씬 좋은 편이다. 그냥 보았을 때는 거의 비슷하지만, 신어 보면 확실히 메이드 인 코리아의 양말 착용감이 훨씬 좋은 것을 느낄 수 있다. 한국 내 생산 공장에서 국산 원사를 사용하여 양말을 만든다는 말이 참말인 모양이다. 

Banana Sisters

 

바나나시스터즈(Banana Sisters) 

- 주소: Level 1, Century City Mall Kalayaan Ave, Poblacion Makati City
- 매장 위치: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센츄리시티몰 1층

- 구글맵: https://maps.app.goo.gl/2yKa9Hmi6YXpEVeZ8

 

바나나시스터즈 매장 입구
매장 내부
온갖 색의 양말이 다 있어서 흡사 미술용품 가게에 간 느낌이다.
손빨래를 요구하는 망사 양말도 있다.
더운 나라 필리핀에서 무릎까지 오는 니삭스를 누가 신을까 싶지만, 보니파시오 등에 가면 의외로 종종 볼 수 있다.
확실히 성인용보다 어린이 양말 디자인이 더 귀엽다.
여기 양말은 펼쳐보면 좀 더 예쁘다.
필리핀에서는 보기 어려운 유니크한 디자인의 양말도 보인다.
K는 고양이 디자인을 살 줄 알았다고 했지만, 하이탑 운동화를 즐겨 신어서 긴 양말이 필요했을 뿐 고양이 캐릭터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스마일패턴 양말을 보면 대체로 다 사는 편이라서, 서랍에 스마일 양말을 하나 더 추가했다.


[마닐라 생활] 필리핀에서 판매를 시작한 메이드인코리아 양말 가게 바나나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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