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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루손섬

[필리핀 바나웨 여행] 이푸가오족이 일군 기적, 라이스 테라스 이야기

by 필인러브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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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푸가오 (Ifugao) 는 언덕의 사람을 의미한다. 인간을 의미하는 이푸고(ipugo)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푸고(pugo)는 언덕을 뜻한다.


필리핀 루손섬 북쪽 두메산골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하나 있다. 바로 이푸가오 프라빈스(Ifugao Province)에 있는 라이스 테라스(Rice Terraces)이다. 한국에서도 남해 가천마을 등에 가면 산비탈을 깎아 만든 다랑이 논을 볼 수 있지만 이곳의 라이스 테라스는 그 규모부터 다르다. 2000년 전 이푸가오족이 코르딜레라스 산맥의 해발 700m~1,500m 사이에 만든 만들었다는 계단식 논은 논두렁을 모두 이으면 그 길이가 2만㎞가 넘는다. 지구 둘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길이이다. 

1995년, 유네스코에서는 필리핀 루손섬 북쪽에 있는 코르딜레라스(Cordilleras)에 있는 계단식 논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라이스 테라스가 이푸가오 사람들의 전통적인 삶과 자연, 그리고 토착 종교, 정치, 경제가 완벽하게 혼합된 아름다운 문화 경관임을 인정한 것이다, '인간의 노력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생활문화경관'이라 평가받으며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멀리서 대충 보면 평범한 시골 풍경에 불과하지만 오직 사람의 힘만을 이용하여 가파른 산비탈을 깎아 바닥을 다지고 만든 논이라고 생각하면 그 의미가 달라보인다.

이푸가오 사람들은 변변한 도구도 없이 가파른 산을 다듬어 층층의 논이 만들고, 돌이나 진흙을 이용하여 물을 가두기 위한 두둑을 쌓았다. 논에 물을 댈 수 있도록 대나무관으로 배수로를 만들고, 가파른 경사를 따라 돌계단을 쌓는 일은 고된 작업이었지만 한뼘의 논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서는 허리를 숙여 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수풀이 우거진 야산을 개간하여 논으로 만들고 좁은 논두렁을 오가며 농사를 짓는 일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가까웠다. 하지만 살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는 불가능해보이는 일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여행객이 바나웨 여행을 가서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차만 잔뜩 타고 왔다는 사람도 있고, 크게 볼거리는 없었다는 이도 있다. 사실 바나웨 지역은 쾌적한 휴양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적합하지 못한 여행지이다. 호텔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닌 데다가 대중교통 시설도 불편하다. 여행지 대부분이 가만히 쉬는 여행이 아닌 몸을 많이 움직여야 볼 수 있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음식은 비교적 맛이 좋은 편이지만, 고급 레스토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산골마을은 유럽 등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백팩을 매고 장기간 여행하는 여행객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바타드의 라이스 테라스까지 방문하기란 쉽지 않다. 마닐라에서 바나웨까지 가려면 12시간 이상 버스를 타야만 하는데, 바나웨에서 바타드의 라이스 테라스까지 가려면 다시 지프니 등으로 갈아타야만 한다. 가장 쉽게 라이스 테라스의 모습 보는 방법은 지갑 속에 20페소 지폐를 꺼내 보는 것이다. 뒷면을 보면 바나웨 라이스 테라스(Banaue Rice Terraces)가 인쇄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푸가오 주(Ifugao Province)에서 계단식 논을 볼 수 있는 곳은 바나웨(바나우에) 한 곳만은 아니다. 흔히 바나웨 라이스 테라스(Banaue Rice Terraces)라고 이름을 부르지만, 유네스코에서 문화유산(Cultural site)으로 지정한 계단식 논은 아래처럼 5개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바타드(Batad)와 방안(Bangaan) 지역만이 행정구역상 바나웨(Municipality of Banaue)에 속한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 World Heritage) - 계단식 논(Rice Terraces of the Philippine)

  지역 행정구역
1 바타드(Batad) Municipality of Banaue
2 방안(Bangaan) Municipality of Banaue
3 마요마요(Mayoyao) Municipality of Mayoyao
4 나가카단(Nagacadan) Municipality of Kiangan
5 훙두안(Hungduan) Municipality of Hungduan


유네스코에서 굳이 다섯 곳을 나누어 세계문화유산을 지정한 것은 이들 라이스 테라스가 장소마다 다른 매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객에게 가장 유명한 곳은 바타드(Batad)로 마을을 중심으로 한 원형의 계단식 논의 풍경을 보여준다. 바타드 마을은 관광지가 되면서 너무 현대화되어 버렸다는 등의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게스트 하우스와 폭포 등도 있고 다른 마을보다 여행객을 위한 공간이 많은 편이다. 좀더 전통적인 이푸가오 마을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바타드 근처에 있는 방안(Bangaan)으로 가면 된다. 초등학교 아랫길로 내려가면 마을 아래로 갈 수 있는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상당히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저녁밥을 준비하기 위해 채를 들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탈곡하는 아낙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은 일년 365일 중 200일은 비가 내린다는 마요마요(Mayoyao) 마을. 이곳에서는 다른 곳보다 좀 더 쉽게 이 지역 전통 가옥(bale)과 국물 저장창고(alang)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가카단(Nagacadan)은 강을 중심으로 나눠진 계단식 논을 특징으로 하며 훙두안(Hungduan)에서는 거미줄 형태로 얽혀진 계단식 논을 볼 수 있다. 

 

Ducligan Rice Terraces. 뱀처럼 생긴 스네이크 강(Snake River)으로 유명한 곳이다.


바나웨 여행의 최적기

라이스 테라스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끼려면 여행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날씨 하나만 보면 12월에서 1월 사이가 바나웨 여행의 최적기이지만 벼를 심는 계절이 아니라서 계단식 논의 풍경이 다소 황량하게 보일 수 있다. 동네마다 모내기를 하는 시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바타드 마을로 가면서 계단식 논이 푸르른 녹색으로 물드는 것을 보고 싶다면 모내기철이 끝난 5~6월 정도에 가는 것이 좋다.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는 풍요로운 풍경을 보고 싶다면 8~9월에 가면 된다.

하지만 둑리간(Ducligan, Banaue)에 갔을 때는 12월에 들판이 초록색으로 가득한 모습을 보았으니, 지역마다 모내기철이 일정하지 않다고 보면 된다. 황금색으로 물드는 들판을 보고 싶은데 이미 추수를 끝내서 좀 황량한 모습이라면 근처 다른 라이스 테라스로 가보는 것도 좋겠다. 단, 관광객이 많은 바타드 마을을 제외하고는 마을 주민들이 여행객의 방문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지역 사람들 중 일부는 아직도 사진을 찍으면 영혼이 빠져나간다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어서 사진을 찍기 전에 허락을 구하는 것이 좋다.

 

필리핀 라이스 테라스. 대체 언제부터 라이스 테라스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대략 2000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Bouquet of rice plant
이곳 사람들은 볏단을 머리에 쓰고 일하기도 한다. 해가리개 용도이다.
바타드 라이스 테라스에 사시는 로나 할머니. 9월에 갔을 때는 추수를 하고 계셨다.
Bangaan Rice Terraces. 모내기하는 여인들
바나웨 라이스 테라스 전망대. 바나웨 시내와 가까워서 단기 여행객들은 주로 이곳으로 많이 간다.
12월에 가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Bangaan Rice Terraces
Bangaan Rice Terraces
Bangaan Rice Terraces
Bangaan Rice Terraces
Bangaan Rice Terraces
Banaue Rice Terraces

Bangaan Rice Terraces

[필리핀 바나웨 여행] 이푸가오족이 일군 기적, 라이스 테라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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