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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120페소의 페이스 쉴드로 부자가 부자 되는 곳

by 필인러브 2021.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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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작년 7월 20일의 일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중대한 범죄가 될 수 있다면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체포할 것을 경찰에 지시했다. 그리고 8월 15일, 필리핀 정부에서는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마스크와 페이스 쉴드(Face Shield)를 착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이후 각 지방정부에서는 앞다투어 페이스쉴드 착용을 의무화했고, 쇼핑몰이나 상업시설은 물론 필리핀 대사관 등에까지 페이스쉴드를 쓰지 않으면 방문 불가라는 안내문이 부착되었다. 하지만 페이스 쉴드 착용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정말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의 답은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자전거를 탈 때나 공원에서 조깅할 때까지 페이스쉴드를 쓰는 일이 얼마나 불합리한 일인가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필리핀 정부는 "코로나 감염 예방"이란 단어를 내세우며 "무조건 써야만 한다."는 쪽으로 대처했다. 

그리고 페이스 쉴드 관련 정책이 그저 누군가 큰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번지기 시작했다. 2020년 4월에 필리핀 정부에서 약 132만 개의 페이스 쉴드를 무려 120페소라는 비싼 가격에 구매했는데, 2020년 말 기준으로 사용되지 않은 페이스쉴드 484,000개가 창고에 방치되어 있었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초창기라서 방역 관련 용품 가격이 매우 비쌌을 시기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과도하게 비싼 금액이었다. 정부가 120페소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페이스 쉴드를 잔뜩 사면서 부자가 되었을 그 누군가의 배경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측근인 봉 고 상원의원이며 프란시스코 두케 보건부 장관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소문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 페이스 쉴드 착용을 놓고 규정을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정부 지침을 따르고 싶어도 이야기가 계속 바뀌니 과연 어느 쪽이 맞는 이야기인지 알기가 어렵다. 지난 6월에만 해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페이스 쉴드의 효과가 없다면서 병원 등에서만 착용하라고 이야기했다가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다시 페이스 쉴드를 써야 한다며 이야기를 번복한 바 있다. 사람들은 아직 팔아야 할 중국산 페이스 쉴드가 잔뜩 창고에 있는 모양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드디어 지난 수요일(9월 22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제 야외에서는 페이스 쉴드를 착용을 강제화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3S지역 내에서는 페이스 쉴드 착용이 여전히 의무화된다. WHO에서 코로나 감염방지를 위해 세 가지 피해야 할 일(Avoid the 3Cs)을 이야기할 때 C는 Crowded places, Close-contact settings, Confined and enclosed spaces를 나타내지만, 필리핀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3S지역('C' establishments)은 영어 단어가 살짝 다르다. 폐쇄된 밀폐 공간(Closed), 혼잡한 밀집 공간(Crowded), 밀접 접촉 공간(Close-contact)을 의미한다. 결국 사람이 많은 곳이나 건물 내에서는 여전히 페이스 쉴드를 써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C' establishments (이미지 출처 : IATF)
검문소에서조차 머리띠가 되어 버린 페이스 쉴드(Face Shield)
필리핀에서 이런 차림이 얼마나 더울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래플러(Rappler) : Face shields not required again outdoors – Duterte

· 래플러(Rappler) : P95 million worth of face masks, face shields sitting in government depots


[필리핀 마닐라] 120페소의 페이스 쉴드로 부자가 부자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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