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최고급 명품 소고기를 파는 곳 - 마카티 기타야마 정육점(Kitayama Meatshop)

내가 뜬금없이 소고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순전히 거북이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형'이 그냥 그런 거북이 한 마리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였다. 반수생 거북이들은 잡식성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나의 멋진 거북이 '형'은 어찌 된 영문인지 닭고기나 돼지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사료 외에는 오직 소고기만 좋아하는데, 소고기 맛을 귀신같이 알아채곤 했다. 소고기를 흔들어 보이면 마치 강아지처럼 달려와서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곤 하지만, 맛없는 소고기임을 깨닫는 순간부터 돼지고기를 만난 듯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니 아무리 비싸도 맛있는 소고기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다. 

 

마카티 쪽에서 맛있는 맛있는 쇠고기를 사려면 리틀도쿄 쪽에 있는 기타야마라는 이름의 정육점에 가면 된다. 일반 슈퍼마켓에 있는 정육점과 다르게 프리미엄 명품 소고기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고급 정육점인데, 값이 워낙 비싸서 그렇지 소고기 맛은 정말 좋은 편이다. 기타야마(Kitayama Meatshop)라는 가게 이름만 들으면 일본에서 소고기를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닐까 싶어 구매가 꺼려지지만, 농장은 필리핀 민다나오에 있고 소의 품종이 일본 소와 교접한 개량종이라고 한다. 언젠가 한 번 가게 주인을 만난 적 있는데, 어디 음악회에 계셔야할 것 같은 우아한 모습을 한 백인 아주머니라서 살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육점 주인이라고 우아한 모습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가게 주인이 필리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탓이다. 어찌 된 연유로 멀고 먼 민다나오에 농장을 하시게 되었는지 퍽 궁금했지만, 명절을 앞두고 손님이 잔뜩이라서 도무지 잡담을 할 분위기가 되지 못했다. 그 뒤로 소고기를 사러 갈 때마다 주인아주머니가 계신가 보았지만, 정육점 직원들만 만날 수 있었을 뿐이다. 하긴, 나로서는 가게 직원들만 있는 것이 훨씬 편했다. 몇 년 동안 얼굴을 봐오면서 종종 메리엔다(간식)를 사다 주어서일까, 가끔 우수리 정도는 받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해올 정도로 친해진 된 터라 정육점 직원들은 내게 가게 안에서도 가장 질 좋은 고기를 주고 있었다. 

각설하고, 이 정육점에서는 가가얀데오로(cagayan de oro) 바로 아래 부키드논(Bukidnon) 지역에 있는 농장(Umalag Farms)에서 육질 개량을 마친 소만을 엄선하여서 초원에서 방목해 키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소를 방목하여 키우기 때문인지 언제 봐도 매우 질 좋은 소고기의 모양과 맛을 갖추고 있다. 소고기 부위와 등급에 따라 가격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그 어떤 부위를 사도 육질은 확실히 부드럽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고기 가격은 일반 정육점보다 훨씬 비싸다. 가정부 최저 임금이 월 5,000페소인 나라에서 1kg에 4,200페소나 하는 립아이 스테이크를 보면 기분이 이상해지기도 하지만, 돈보다는 맛을 따지는 부유층으로 고객 대상이 명확하니 정육점은 늘 북적인다. 가끔 소고기를 한 보따리씩 사가는 모습을 보는 날도 있는데, 누가 몇 백 만원어치나 되는 소고기를 살까 싶지만 마카티에 있는 고급 일본 식당에서 이곳의 소고기를 사다가 일본식 와규 스테이크를 요리하여 판다고 한다. 필리핀에서도 슈퍼마켓에 가면 미국산이나 호주산 소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런 수입 소고기보다 기타야마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소고기의 맛이 한 수 위가 아닐까 싶다. 꼭 프라임 컷을 구매하지 않아도 로컬 정육점에서 파는 소고기보다 훨씬 맛이 좋다. 별다른 맛도 없이 질기기만한  소고기가 지겨웠다면 한번 가봐도 좋을 듯하다.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기타야마 정육점(Kitayama Meatshop) 

■ 전화번호 : (02) 8887-5848/ 0917-889-9635

■ 영업시간  : 월요일 - 토요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 일요일 오전 11시 ~ 오후 4시 

■ 주소 : 2292 Chino Roces Avenue(formerly Pasong Tamo), Makati, 1230 Metro Manila

■ 위치 :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시네마 스퀘어(Makati Cinema Square) 건너편 

■ 비고 

- 주차 가능 

- 선물용으로 진공 포장 가능 

▲ 가격표. 재래시장 소고기가 보통 1kg에 350페소 정도인 것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고가이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호주산 소고기와 비교해봐도 기타야마 정육점의 소고기가 훨씬 맛이 낫다.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생활] 소고기의 부위별 영어 명칭과 요리용도

▲ 가게 내부 

▲  와인과 조미료도 판매한다. 

▲ 차콜 그릴 

▲ 이곳 정육점의 메인은 역시 스테이크용 고기이다. 진공 포장해준다. 

▲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시즌이 되면 훈제된 고기를 팔기도 한다. 

▲ 갈비용 소고기를 사려고 한다면 Short plate를 사면 된다. 양지 부위이지만, 소의 아랫배에서 갈비뼈 바로 부위라서 갈비처럼 먹기 좋다.   

[필리핀 마닐라] 최고급 명품 소고기를 파는 곳 - 마카티 기타야마 정육점(Kitayama Meat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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