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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1939년에 문을 연 판데살 빵집, 카뮤닝 베이커리 카페(Kamuning Bakery Cafe)

by 필인러브 2019.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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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퀘존(Quezon City)에 한번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든 것은 빵집에 대한 신문 기사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오늘이 "세계 판데살의 날(World Pandesal Day)"인 것을 기념하여 퀘존의 카뮤닝 베이커리 카페(Kamuning Bakery Cafe)에서 무려 7만 개나 되는 판데살 빵 선물세트를 만들어 지역 사람들을 위해 나눔 행사를 했다는 기사였다. 카뮤닝 베이커리는 1939년에 문을 연 빵집인데, 마닐라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빵집이자 필리핀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이기도 하다. 워낙 이런저런 자선활동을 자주 하는 빵집이라서 그런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는 축사도 보냈단다. 타루칸 마을에 갈 때면 3천 개씩 사곤 해서 판데살 빵 천 개의 부피가 얼마큼 되는지 정확히 아는 나이지만, 7만 개의 빵이 얼마큼 자리를 차지할지는 도무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커다란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 남을 정도의 양일 것이다.


판데살(Pandesal) 빵 특유의 심심한 맛에 심취해 있던 몇 년 전의 일이지만, 마닐라에서 유명하거나 오래된 빵집을 죄다 찾아가 본 적이 있었다. 빵의 크기나 모양, 혹은 빵집의 위치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판데살 빵은 가격이 대체로 저렴한 편이라서 이 일에는 큰돈이 들지 않았지만, 파시그의 '디마스 알랑 베이커리(Dimas-Alang bakery')에서부터 마르키나의 '판 데 아메리카나(Pan De Amerikana)'까지 메트로 마닐라 곳곳에 있는 유명한 빵집을 죄다 가보는 것에는 생각보다 한참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런 와중에 카뮤닝 베이커리 카페(Kamuning Bakery Cafe)의 갓 구운 판데살 빵을 먹겠다고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퀘존까지 간 적이 있었다. 판데살 빵은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니, 오븐에서 바로 나온 갓 구운 판데살 빵을 먹어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런데 너무 부지런히 움직이었는지 오픈 시간인 새벽 5시보다 30분이나 먼저 빵집에 도착하고야 말았다. 빵집의 문이 열릴 때까지 이른 새벽 카뮤닝 거리가 얼마나 어둡고 조용한지 깨달으면서 가게 앞을 서성여야 했지만, 그래도 그 일이 즐겁게 기억되는 것은 그때 먹은 판데살 빵만큼 맛있는 빵이 없었기 때문이다.


필리핀 사람들이 아침 식사로 많이 먹는 판데살(pan de sal) 빵은 소금빵(bread of salt)이란 이름 그대로 밀가루와 효모, 그리고 소금을 주재료로 만들어진다. 풍미를 더하기 위해 설탕과 우유, 버터, 계란 등을 넣기도 하고, 옥수숫가루나 쌀가루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 재료는 역시 밀가루와 소금이다. 필리핀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국민 빵으로 필리핀 사람들은 이 빵을 커피와 함께 아침 식사로 먹기도 하고, 오후 간식으로 먹기도 한다. 하지만 이 빵이 국민 빵의 자리에 군림하게 된 것은 고작 백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판데살 빵이 스페인 식민지 시절부터 구워졌다고는 하지만, 밀가루를 구하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밀을 재배하지 않는 필리핀에서 판데살 빵이 퍼지게 된 것은 미국에서 수입산 밀이 들어온 1900년대부터였다고 하는데, 쌀보다 밀가루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단다. 간혹 햄버거 빵 만큼이나 큼지막하게 만들어 내는 곳도 있지만, 보통은 아이들 주먹만한 크기로 만들어 내서 판다. 갓 구워나온 상태라면 그냥 먹는 것이 가장 맛있지만, 좀 더 맛을 내기 위해 쨈이나 마요네즈를 발라 먹기도 하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그런데 이 판데살 빵 가격이 흥미롭다. 판데살 빵은 재료가 간단해서 그런지 가격이 저렴한 편인데, 10년 전까지만 해도 1페소 동전 하나만 있어도 살 수 있었단다. 그런데 밀가루값이 오름에 따라 슬금슬금 가격이 2페소로 올라갔고, 빵 가격의 상승은 서민들 민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정부에 대한 지지도까지 내려갔을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다른 것은 몰라도 판데살 빵 가격은 쉽게 올라가지 않으니, 타루칸 꼬마들을 위해 빵 사는 일에 주저함이 생기지 않는다. 고마운 일이다.  




[필리핀 마닐라] 카뮤닝 베이커리 카페(Kamuning Bakery Cafe)


영업시간 : 오전 5시 ~ 오후 10시 

■ 전화번호 : (02) 8929 2216




■ 주소 : 43 Judge Jimenez Corner K-1st Street, Quezon City, 1103 Metro Manila

■ 위치 : 필리핀 마닐라 퀘존. 띠목 애비뉴 근처 



판데살 빵과 함께하는 아침 식사. 동네 로컬 빵집에 가면 20페소 지폐 한 장만 내밀어도 10개들이 한 봉지를 살 수 있다. 



▲ 필리핀 마닐라. 카뮤닝 베이커리 카페(Kamuning Bakery Cafe)



▲ 판데살 빵을 먹으면서 획기적인 맛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특별한 맛이 있다기보다는 구수한 맛을 지닌 소박한 빵이다. 




[필리핀 마닐라] 1939년에 문을 연 판데살 빵집, 카뮤닝 베이커리 카페(Kamuning Bakery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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