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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전통음식] 일로코스 스타일의 튀김만두, 엠파나다(empanada)

by 필인러브 2019.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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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국적이나 삶의 형태를 떠나 대체로 비슷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라는 하게 될 때가 있다. 만두와 같은 음식만 봐도 그렇다. 인도의 사모사나 러시아의 피로시키, 베트남의 짜조, 스페인의 엠파나다 등등 지역마다 그 이름이 다르긴 하지만 저 멀고 먼 외국에서 먹는다는 음식이 한국의 음식과 비슷한 것을 보면 신기한 노릇이다. 물론 속에 넣는 재료나 익히는 방법 등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밀가루로 피를 만든 뒤 속을 채워 만드는 조리 방식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스페인 북부 지방에서 유래했다는 엠파나다(empanada)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 필리핀으로 전해져서 필리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이 간식으로 먹는 엠파나다는 스페인 전통의 엠파나다와는 조금 다르다. 11,000km나 되는 거리를 지나오면서 필리핀 현지 사정에 맞추어 적절히 변형된 것이다. 조리법만 봐도 스페인에서는 겉이 바삭해질 때까지 오븐에서 구워내지만, 필리핀 사람들은 식용유에 바싹 튀기는 방식으로 요리하는 경우가 많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오븐을 구하기 힘들어서인지 그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아마 두 가지 이유 모두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암튼, 필리핀에서도 일로코스 노르테(Ilocos Norte) 지역이 엠파나다로 유명한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기념박물관이 있는 바탁(Batac) 지역에서는 매년 6월이 되면 엠파나다 축제(Empanada Festival)를 열기도 한다. 일로코스 지방의 엠파나다를 보면 색이 주황빛에 가까울 정도로 노르스름하고 아주 커다란 것이 특징인데, 양배추 약간에 달걀 하나를 넣는 식으로 속에 들어가는 재료를 간소화시켜서  음식 가격을 낮추기도 하지만 크기만큼은 큼지막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피가 두꺼운 데다가 튀김만두 형태로 조리되어서 가벼운 간식이라기보다는 식사 대용으로 먹기에 더 적당하다. 


그런데 엠파나다를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사실 엠파나다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준비물은 시간이다.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서 마음이 급할 때는 만들어 먹기 어렵다. 요리는 일단 양파, 감자, 마늘 등 속 재료로 쓸 채소를 잘게 다지는 것부터 시작된다. 커다란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군 뒤 준비된 채소를 가볍게 한번 볶고, 간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을 넣고 다시 볶는다. 재료가 다 익었으면 소금과 후추, 설탕 등으로 간을 하면 된다. 속에 꼭 무엇을 넣어야만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요리하는 사람 마음대로 넣으면 되지만, 어떤 것을 속 재료로 쓰던 물기가 없을 때까지 볶아내야 한다. 속 재료를 다 볶았으면 한 김 식는 동안 밀가루를 이용하여 반죽을 만들어야 한다. 밀가루에 설탕과 베이킹파우더, 소금을 섞은 뒤 부드러워질 때까지 치대어 반죽을 만드는데, 아나토 씨앗(Annatto Seed)을 갈아 넣어 주황색 빛깔을 내기도 한다. 반죽이 준비되었으면 밀대로 밀어 동그랗고 납작하게 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여기까지 했으면 다음 과정은 간단하다. 둥근 피에 속 재료를 채워 넣고 반으로 접은 뒤 주름을 잡거나 접어서 둥근 모서리를 마무리하면 된다. 좀 더 모양을 내고 싶다면 손가락을 이용하여 끝부분을 접거나 포크로 눌러 무늬를 만들어도 되지만, 바쁘면 그냥 둥근 접시의 끝을 이용하여 끝을 눌러서 마무리해 주면 된다. 이 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드디어 마지막 튀기는 단계가 온다. 겉이 바삭해질 때까지 노릇하게 튀겨내는데, 주변이 온통 기름냄새로 가득 찰 때까지 꽤 오래 튀겨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엠파나다를 한두 개 먹을 요량이면 가게에 가서 사서 먹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리고 가게에 가서 사 먹을 때도 조리과정을 너무 오래 지켜보지 않는 것이 좋다. 엠파나다 특유의 기름 냄새를 잔뜩 맡고 나면, 왜 명절날 주방에서 "기름 냄새도 맡기 싫다"는 이야기가 들리는지 알게 된다. 




▲ 바그넷(bagnet). 필리핀 루손섬 북부에 있는 일로코스 지역의 대표 음식이라고 하면 롱가니사(Longganisa)나, 엠파나다(empanada) 그리고 바그넷(bagnet)이 된다. 



바그넷은 돼지고기 삼겹살 부분을 커다랗게 토막 내어 튀김 형태로 만드는데, 고기를 완전히 삶아낸 뒤 완전히 건조한 뒤 기름에 튀기기 때문에 일반적인 튀김보다 식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겹살 수육을 튀겼다고 보면 된다. 일로코스 사람들은 바그넷을 작게 잘라서 엠파나다에 넣어 먹기도 한다. 



 필리핀식 소시지 롱가니사(Longganisa). 일로코스 지역에서는 엠파나다에 돼지고기나 닭고기 대신 필리핀식 소시지 롱가니사(Longganisa)를 넣기도 한다. 



▲ 일로코스 스타일로 엠파나다(empanada) 만들기 











[필리핀 전통음식] 일로코스 스타일의 튀김만두, 엠파나다(emp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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