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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중교통] EDSA의 교통체증과 육교(EDSA Busway bridge)

by 필인러브 202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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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2019년 아시아개발은행(ADB-Asian Development Bank)에서는 메트로 마닐라를 놓고 아시아 개발 도상국의 278개 도시 중 가장 혼잡한 도시(most congested city)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 혼잡함이 가장 또렷하게 보이는 곳이 바로 EDSA이다.

 

EDSA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대통령 자리에 있을 때부터 차가 막혔다는 곳이지만, 수십 년이 지나도 교통체증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차가 막히는 이유가 실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도로망 자체가 열악하고 대중교통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무능한 정부에서 필요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만둔 도로 시스템으로 도로를 관리하면 얼마나 차가 막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까. 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여 시설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데, 교통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까지 무능하니 최악의 교통상황을 연출하곤 했다. 하지만 실상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도로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보다 많은 차량이 이용한다는 것이다. EDSA도로 적정 이용 수준은 일일 25만대 정도라는데, 실제 40만 대 이상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는 형편이니 차가 막힐 수밖에. 흥미로운 것은 2018년에 MMDA에서 발표한 자료이다. MMDA에서는 EDSA 도로 위를 차지한 것 중 67%는 개인 자가용이라고 밝혔지만, 왜 사람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고 무리를 해서라도 자가용을 타는지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런데 EDSA가 교통지옥이 된 이유로 필리핀 사람들의 운전습관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은 좀 덜해졌지만, 갑자기 좌회전을 한다거나 끼어들기를 하는 식의 일은 EDSA에서 매우 빈번하게 볼 수 있는 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차량 운전자의 의식 전환만이 필요하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 보행자 안전의식도 상당히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시민들이 대로변을 무단횡단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물론 필리핀 정부에서도 교통체증을 해소하고자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노력 중에는 1인 탑승 차량은 차가 많이 막히는 러시아워 시간에 도로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묘한 정책도 있지만, 시외버스 진입 금지 정책이나 Metro Manila Bus Rapid Transit System과 같은 꽤 괜찮은 시도도 있다. EDSA Busway라고 불리는 BRT(Bus Rapid Transit) 시스템의 개념은 간단하다. 버스가 도로 가장 오른쪽 차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서, 버스 운행을 좀 더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버스만 오른쪽 차선 2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못 들은 척 끼어들기를 하는 운전자를 위해 콘크리트까지 동원하여 차선분리대를 세워 버스 차선을 구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시도가 약간의 효과를 거두자, 필리핀 교통부에서는 EDSA에 16개의 버스정류장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도로 왼쪽 차선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하고, 버스 출입문을 왼쪽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온 계획 중 하나가 바로 EDSA 버스웨이 브리지(EDSA Busway bridge)이다. 도로를 건너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브릿지(육교)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늘 그렇지만, 계획안은 상당히 근사하다. EDSA Busway Concourse라고도 불리는 이 브릿지는 콘코스(중앙홀을 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규모가 꽤 크다. 단순히 사람이 지나가는 육교가 아니라 버스요금을 징수할 수 있는 최첨단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하는데, 매표소와 컨시어지, 개찰구,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 등까지 고루 갖출 계획이라고 한다. 이 육교가 Green EDSA Movement의 이야기처럼 정부와 민간 부문의 파트너십을 통해 건축의 아름다움과 기능성, 거기에 환경까지 생각한 공공 인프라로 만들어질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필리핀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색다른 시도임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EDSA 도로가 한가해지자 이 이야기는 시나브로 잊혔다. 코로나19로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잔뜩인 상황에서 육교 건설 이야기는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필리핀 교통부(DOTr)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에 EDSA Busway bridge 프로젝트 착공식이 있었다고 한다. 육교가 세워지는 곳은 몰 오브 아시아(SM Mall of Asia), 메가몰(SM Megamall), SM North EDSA 등 메트로 마닐라 곳곳에서도 교통체증이 심하기로 악명 높은 구간이다. 공사를 진행하는 곳은 SMPHI(SM Prime Holdings), DM Wenceslao and Associates Inc., Double Dragon Properties Corp으로 M Prime Holdings에서 교량 구조물을 맡고 Double Dragon Properties Corporation에서 이용객들을 위한 통로 부분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 11월만 해도 공사 기간으로 6~8개월이면 된다고 이야기하던 것이 요즘은 10개월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공사가 2022년 3월에 끝날 예정이라는 말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육교가 완성되면 무단횡단하는 사람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된다. 

 


EDSA Busway bridge 육교 청사진 (이미지 출처 : 필리핀 교통부 )
이 사진을 보고 또 보았지만, 육교가 멋져 보여서는 아니고 사진 속 맨발의 남자 때문이다. 꽃무늬 반바지와 맨발 차림을 그려놓다니, 이미지 제작사에서 마닐라가 해변인 줄 아는 외국인을 좋아하는 듯하다.


마닐라의 육교. 엄청난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육교 
SM North EDSA
마닐라 EDSA 도로와 C2음료수 빌보드 광고판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Philippine News Agency : Construction of 3 bridges with concourse for EDSA Busway begins
· INQUIRER : MMDA wants placement of bus doors to left side to avoid accidents on Edsa
· Property Report PH : https://www.facebook.com/propertyreportph/posts/492956152055225

 

버스정류장 


[필리핀 대중교통] EDSA의 교통체증과 육교(EDSA Busway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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