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6일, 필리핀 정부에서는 9월 8일부터 30일까지 메트로 마닐라 지역 내 방역단계를 GCQ 단계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레스토랑 내에서의 식사조차 금지되는 등의 엄격한 제한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지자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만 명 가까이 나오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방역 단계를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별다른 대책 없이 격리 단계를 완화해도 되겠냐는 질문에 필리핀 정부에서 제시한 카드는 국지적인 봉쇄(granular lockdown) 정책이다.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고 감염병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마련된 이 정책에 따르면, 예전처럼 전체 지역을 봉쇄하지 않는다. 대신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고위험 지역(critical zones)에 대해서만 국지적인 락다운(granular lockdown)이 선포된다. 단어는 매우 생소하지만, 메트로 마닐라 지역 전체를 계속 봉쇄하기는 어려우니,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지 않은 지역만이라도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해하면 된다. 필리핀 정부에서 장기간의 봉쇄가 가져온 경제적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해보겠다고 나서는 것은 반가운 이야기지만, 국지적 봉쇄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방정부(LGU) 차원에서 바랑가이, 거리, 건물 등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국지적 락다운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과연 코로나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겠느냐도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새로운 방역조치가 적용되기 불과 하루 전, 필리핀 정부에서는 봉쇄 완화 계획을 취소하고 9월 15일까지 MECQ 상태를 계속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했음을 알렸다. MECQ를 유지하는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도 않은 채 방역정책이 갑자기 변경됨에 따라 영업 재개를 준비하던 사람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지만, "코로나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정부 결정 사항이었다. 사람들은 가게 문을 열기 위해 준비하던 것을 멈추고 9월 16일부터 적용될 방역 정책에 대해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9월 13일 저녁, 해리 로케 대통령 대변인은 기존 ECQ, MECQ, GCQ 및 MGCQ로 구성된 격리단계를 대체하는 시스템으로 얼럿 레벨 시스템(Alert Levels System)라는 이름의 새로운 지역사회 검역 정책을 마련하였다고 발표했다. 이 검역 정책에 따라 메트로 마닐라 지역을 대상으로 2021년 9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GCQ의 4단계 경보수준을 적용하면서 국지적 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메트로 마닐라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시범 시행이 성공하면 추후 적용 대상 지역을 넓힐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4단계 경보수준이란 대체 무슨 뜻일까?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생활] 국지적 봉쇄(Granular Lockdown)의 의미
필리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 경보단계시스템(COVID-19 Alert Levels System)
그동안 필리핀 정부에서는 방역 단계를 ①ECQ(Enhanced Community Quarantine), ②MECQ(Modified Enhanced Community Quarantine), ③GCQ(General Community Quarantine), ④MGCQ(Modified General Community Quarantine) ⑤New Normal 5단계로 구분하여 적용해왔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 지역에는 해당 방역 단계가 적용되지 않는다. "일자리 회복과 경제활동 복구"를 위하여 마련된 새로운 정책에 따라 GCQ의 4단계 경보수준을 적용하면서 국지적 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기존의 격리단계를 대신하는 경보 단계 시스템(Alert Levels System)에서는 방역 단계를 ECQ 또는 GCQ로만 분류한다. 단계를 줄이는 대신 GCQ 적용 지역에 대한 경고 수준(Alert Levels)이 선언된다. 지역에 따라 세분화된 격리 지침을 적용하기 위해 GCQ 지역을 5가지 단계로 구분하는 것이다. 단계 전환 기준이 다소 모호하지만, 코로나19 감염 건수(virus transmission rate)와 병상 점유율(hospital bed utilization rate), 고위험 중환자실 이용률(intensive care utilization rate) 등을 고려하여 결정된다고 한다.
마닐라 사람들에게 있어 이 경고단계가 중요한 것은 이 단계에 따라 영업 가능한 시설의 유형이나 장소, 수용 인원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숫자가 커질수록 방역수칙이 강화되며, 더 엄격한 제한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4단계와 5단계에서는 코로나19 고위험 시설이 완전히 폐쇄되며, 1단계~3단계에서는 영업 시설이 일정 수준까지 개방되는 식이다. 가장 높은 단계인 5단계는 코로나19 방역단계의 가장 높은 단계였던 ECQ수준으로 가장 엄격한 제한이 적용된다. 눈에 띄는 것은 4단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자에 대한 특혜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4단계는 제한 사항이 많아서 GCQ와 비슷해 보이지만, 예방접종을 마친 사람에게는 실내에서 식사를 가능하게 한다거나 종교 모임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혜택을 주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국지적 봉쇄(granular lockdown) 상태가 아니라면 미용실 등도 운영할 수 있다.
한편, 필리핀 경찰청에서는 코로나 격리단계가 경고단계(Alert Levels)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뀜에 따라 지역 곳곳에 설치했던 체크포인트를 더는 유지하지 않기로 한 상태이다. 9월 20일 현재 메트로 마닐라 지역 내 약 50여 곳이 국지적 락다운이 시행되고 있으며, 마닐라 시티 등에서는 주류 판매 금지를 해제하는 등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Alert Levels 단계별 방역수칙 주요 내용
얼럿 레벨(Alert Levels)은 총 5단계로 구성되며 경고단계에 따라 세분화된 격리 지침을 적용하게 된다. 새로운 경보 수준 체계는 기존 격리단계보다 연령 제한 및 이동 제한을 완화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에 대해 특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백신접종카드가 없어도 쇼핑몰 방문이 가능하지만, 레스토랑 안에서 식사를 한다거나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고 싶다면 백신접종카드를 제시해야만 하는 식이다.
① 경고단계 1단계(Alert Level 1)
- 감염 건수가 적으며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지역 / 병상 점유율과 중환자실 이용률이 낮은 경우
- 경보 레벨 4에서는 모든 시설과 활동에 대해 최대 용량으로 운영 가능함. (공중 보건 기준 준수 필수)
② 경고단계 2단계(Alert Level 2)
- 감염 건수가 적으나 확진자 수가 증가세에 있는 지역 / 감염 건수가 낮고 감소세에 있으나 병상 점유율과 중환자실 이용률이 증가세에 있는 경우
- 경보 수준 4에 따라 운영이 금지되었던 시설 및 활동 : 전체 수용인원의 50% 범위에서 허용 / 필리핀 정부에서 발행한 안전 마크(safety seal)를 획득한 경우 최대 60%까지 허용
- 관공서(정부 시설) : 운영 허용 / 현장 근무 인력은 전체의 50% 수준으로 근무
③ 경고단계 3단계(Alert Level 3)
- 감염 건수가 많거나 확진자 수가 증가세에 있는 지역 / 병상 점유율과 중환자실 이용률이 증가세에 있는 경우
- 경보 수준 4에 따라 운영이 금지되었던 시설 및 활동 : 전체 수용인원의 30% 범위에서 허용 / 필리핀 정부에서 발행한 안전 마크(safety seal)를 획득한 경우 최대 40%까지 허용 / 단, 영화관, 클럽, 극장, 테마파크, 유원지, 아동용 놀이 시설 등은 여전히 운영 금지
- 관공서(정부 시설) : 운영 허용 / 현장 근무 인력은 전체의 30% 수준으로 근무
④ 경고단계 4단계(Alert Level 4)
- 감염 건수가 많거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병상 점유율과 중환자실 이용률이 높은 지역
- 관공서(정부 시설) : 운영 허용 / 현장 근무 인력은 전체의 20% 수준으로 근무
<4단계에서의 제한조치>
- 18세 미만, 65세 이상, 기저 질환자, 임산부는 생필품 구매 등과 같은 필수적인 목적의 외출 외에 외출 금지
- 집에 머무를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지역 간 또는 지역 내 여행 허용
- 야외 활동 : 바랑가이나 빌리지 등 내 운동 시설 이용 허용(연령이나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허용. 단, 거주지역 내로 제한)
- 식당에서의 식사 가능 : 실내 공간에서의 식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전체 수용인원의 10% 범위에서 허용(직원과 고객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 실내가 아닌 야외 공간에서는 전체 수용인원의 30%까지 허용(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
- 이발소, 미용실, 네일샵 등 개인위생 시설 :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전체 수용인원의 10% 범위에서 허용 / 야외 시설은 수용인원의 30%까지 허용
- 종교 모임 :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전체 수용인원의 10% 범위에서 허용 / 야외 시설은 수용인원의 30%까지 허용
- 장례식, 추도식 : 고인의 사망 사유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아닐 경우 허용(코로나19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한 사람을 위한 장례식 모임만 가능)
- 코로나 감염 전파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시설의 운영은 여전히 금지됨
(예 : 박물관, 도서관, 전시회, 영화관, 가라오케, 술집, 클럽, 콘서트, 실내 회의시설, 싸봉, 경마, 실내체육시설, 스파, 마사지, 피부관리)
⑤ 경고단계 5단계(Alert Level 5)
경고단계 5단계는 코로나19 방역단계의 가장 높은 단계였던 ECQ 수준의 엄격한 제한이 적용되는 단계이다.
- 전체 병상 이용률과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한계(critical point)에 도달한 경우
- 기존 ECQ와 같은 수준의 프로토콜을 따름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Official Gazette : GUIDELINES ON THE PILOT IMPLEMENTATION OF ALERT LEVELS SYSTEM FOR COVID-19 RESPONSE IN THE NATIONAL CAPITAL REGION
· DILG Philippines : COVID-19 Alert Levels System
· National Task Force Against Covid19 : Guidelines of the pilot implementation of Alert Levels System for COVID-19 Response
· 래플러(Rappler) : Metro Manila under GCQ with Alert Level 4 starting September 16
· Philstar : A guide to the new alert levels system in Metro Manila
· CNN Philippines : Metro Manila to be placed under Alert Level 4 starting Sept. 16
· CNN Philippines : What you need to know about the alert level system
· Manila Bulletin : Muntinlupa sets rules on COVID-19 Alert Levels System, granular lockdowns
[필리핀 생활] 경보단계시스템(Alert Levels System) 단계별 방역수칙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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