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주유소까지 가지 않고 자동차 휘발유 가격을 확인하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2017년 7월 10일을 기준으로 전 세계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157.06원이다. 하지만 평균에 속지 말아야 하는 것이, 국가별로 휘발유 가격의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ℓ의 휘발유를 사기 위해 베네수엘라에서는 9.26원만 줘도 되지만, 홍콩에서는 2167.11원이나 필요하다. 국제 시장에서 같은 석유 가격의 적용을 받을 터인데 왜 국가별로 휘발유 가격이 차이가 날까? 이유는 간단하다. 나라별로 세금과 휘발유 보조금 정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휘발유의 소매가는 가난한 나라일수록 싸고 부유한 나라일수록 비싸게 형성된다. 물론 석유를 생산해 수출하는 나라는 예외이다. 경찰도 람보르기니를 탄다는 두바이는 매우 부유한 나라이지만, 휘발유 가격이 무척이나 싸다.

지역별 혹은 브랜드별로 휘발유 가격의 차이가 많이 나기에 요즘 필리핀 기름값이 얼마라고 단언하여 이야기하기 힘들지만,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주유소들이 내건 기름값은 휘발유 기준으로 대략 43페소 정도이다. 한국 돈으로는 977.33원이다. 이 금액만으로 보면 필리핀 휘발유가 한국보다 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의 평균 월급을 생각하면 휘발유가 싸다는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 지프니 운전기사가 승객들에게 8페소씩 요금을 받아 몇 백 페소씩 주유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비싼 느낌이다. 그래도 필리핀 주유소가 가진 장점이 있다. 서비스로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해주기도 하고, 기름값에 대해 국제유가의 변동을 바로바로 적용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필리핀에서는 국제유가가 내려가면 거리 주유소에 적힌 휘발유 가격이 따라서 내려간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 기름값에 대해 오를 때는 부가티 베이론 수퍼스포트의 속도이지만 내려갈 때는 전기자전거의 속도도 못 내는 것을 봐온 입장에서는 이렇게 국제유가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영하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필리핀 주유소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주유소의 브랜드가 다양하게 많은 편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주유소로는 페트론(Petron Philippines),칼텍스(Caltex Philippines), 쉘(Shell Philippines), 토탈(Total Philippines), 씨오일(Seaoil Gas Station)등이 있는데 마닐라 바깥 지방 소도시로 가면 전혀 들어보지 못한 현지 상표의 정유회사 상표가 등장하기도 한다. 물론 메이커와 비 메이커의 가격 차이는 확실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대체로 비 메이커의 주유소 기름값이 싼데, 기름에 무언가 첨가물을 넣지나 않았을까 염려스럽지만 않다면 한번 이용해보고 싶을 정도로 현격한 가격 차이를 보여주는 곳도 있다. 그런데 필리핀 곳곳을 다니다 보면 필리핀 내에서도 도시별로 휘발유의 가격 차이가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물류비가 많이 드는 북쪽 지역, 이를테면 비간 너머의 파구풋이니 클라베리아 지역 쪽에 가면 기름값이 훌쩍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닐라보다는 클락이나 팍상한 인근 지역이 좀 더 싼 편인데, 예를 들어 어제 팍상한 근처 파팀바오 쪽의 'diesel plue' 주유소에서 디젤값은 26.9였다.

그런데 지금 내가 사는 지역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다른 동네에 비해 싼 건지 혹은 비싼 건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주유소를 돌아다녀봐도 되지만, 그것보다 간단하게 필리핀 휘발유의 시세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필리핀 DOE(Department of Energy)에서 제공하는 "OIL MONITOR"의 국내석유가격(DOMESTIC OIL PRICES)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국제유가 추세와 함께 달러당 페소 금액에 따른 평균 휘발유 금액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 6월 13일 기준으로 메트로 마닐라 지역 내 휘발유 소매 가격은 리터당 38.95에서부터 51.01원까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니 지금 내가 가려고 하는 주유소의 금액 표시판이 38에 가까운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면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호기롭게 "풀땅(가득 채워 주세요)"을 외쳐도 무방한 것이다.

종류	가격 범위	일반가
종류	가격 / 리터
Diesel	27.35-31.46	29.55
Gasoline	38.95-51.01	43.25
LPG, P/11-kg cylinders	435.00-680.00

▲ 2017년 6월 13일부터 적용된 메트로 마닐라 지역 내 주유소의 디젤 및 휘발유의 소매 가격 (출처 : https://www.doe.gov.ph/oil-monitor)

▲ '글로벌페트롤스프라이스닷컴'에서 안내하는 국가별 유종별 소비자 가격 정보. 원화 통화(currency)로도 표기되기 때문에 나라별 휘발유 가격을 비교하기 쉽다.

(출처 : http://www.globalpetrolprices.com/gasoline_prices/ )

▲ 필리핀의 유가(Gasoline Prices)는 최근 1년간 위와 같이 변동했다.

각 국가별 경제지표를 보여주는 Trading Economics에서는 2020년도에는 리터당 1.2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 : https://ko.tradingeconomics.com/philippines/gasoline-prices/forecast )

▲ 어제 팍상한 근처에 있던 디젤 플러스 주유소의 디젤 가격. 인근 페트론이나 쉘 주유소에서는 모두 30을 넘었지만, 이곳만큼은 26.90을 찍었다.

▲ 필리핀 쉘(Shell Philippines) 주유소 위치 찾기 ( 출처 : https://goo.gl/CCDMys )

▲ 필리핀 칼텍스 주유소 위치 찾기 ( 출처 : https://www.caltex.com/ph/find-a-caltex-station.html )

▲ 필리핀 토탈 주유소 위치 ( 출처 : http://www.totaloil.com.ph/service-stations/find-a-station.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