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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1979년에 문을 연 파레스 맛집, 조나스 파레스(Jonas Pares)

by 필인러브 2019.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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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라면 모를까, 필리핀 사람들에게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는 것은 기준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맛에 대한 부분은 물론이고 레스토랑 분위기나 서비스, 가격에 대한 것까지 기준이 서로 다르므로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맛있으니 꼭 한번 가보라는 이야기는 듣고 잔뜩 기대하였다가 실망하는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면 필리핀 사람들이 "맛있다."라는 이야기를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이건 필리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 것도, 혹은 내가 너무 큰 기대감을 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서로 입맛이 다른 것이다. 하긴, 생일이면 잡채를 먹었던 내 입맛과 판싯칸톤(PANCIT CANTON) 누들을 먹었던 필리핀 사람의 입맛이 같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물론 필리핀 사람 이야기라고 해서 모두 믿지 못할 것은 아니다. 내 주변에 유독 나와 입맛이 다른 사람만 가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큰 기대감은 큰 실망감을 가지고 오기 쉬우니 음식 맛에 대한 칭찬의 절반 정도는 흘려듣는다. 그리고 맛없는 집에 대한 평가만 적극적으로 귀담아듣는다. 필리핀 사람 입맛에까지 맛없는 집이라면 오죽할까 싶어서 그런 집은 얼씬도 하지 않는다.

 

필리핀 음식점 이름 중에 "파레스"라는 상호를 쓰는 집을 종종 볼 수 있다. 파레스(Pares)란 "pair", 즉, 한 쌍을 이루는 것을 의미하는데, 식당에서 파레스라고 하면 보통 갈릭 라이스와 함께 소고기 요리 그리고 맑은 국물 또는 시니강(Sinigang) 국물을 함께 주는 상차림을 말한다. 하지만 파레스에 꼭 어떤 메뉴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식당에 따라 소고기 요리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간장, 소금, 후추, 설탕 등을 넣고 소고기 토막을 조려 만드는 비프 아사도(Beef Asado)를 줄 때도 있고, 그냥 비프 스튜(beef stew)을 줄 때도 있다. 마닐라에는 파레스 메뉴로 유명해진 맛집이 몇 군데 있는데, 이런 유명 맛집을 보면 대부분 가격이 저렴하고 음식의 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가만히 보면 영업시간도 대단히 긴 편인데, 24시간 영업하는 집도 많다. 주머니 가벼운 사람도 큰 부담없이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주니 꼭 한국의 국밥집 같다고 할까. 그런데 이 파레스를 놓고 한국 사람 입맛에도 맛있게 느껴질까 생각해보면 "그렇다"는 답변을 하기란 조금 어렵다. 갈릭 라이스야 괜찮다고 하겠지만, 소고기 아사도는 짜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원래부터 시니강 국물을 즐겨 먹었다면 모를까, 별다른 건더기 하나 없는 시니강 국물에 이르러서는 이걸 왜 먹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누군가 마닐라 노스 묘지(Manila North Cemetery) 근처에 가면 1979년에 문을 연 유명한 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조나스 파레스(Jonas Pares)란 이름의 이 식당은 롤리 티우(Lolly Tiu)라는 분이 1979년에 문을 연 곳인데 바로 이곳에서 파레스(Pares) 메뉴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파레스 메뉴를 염두에 두고 식당을 낸 것은 아니고, 손님들이 음식을 좀 더 주문하기 쉽게 하기 위해 이런저런 형태의 간단한 세트 메뉴를 만들어 팔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파레스 메뉴였단다. 그리고 그 메뉴 덕분에 단돈 6,000페소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작은 식당은 이제 커다란 건물이 되었고, 보니파시오에까지 분점을 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언가 대단히 매력적인 이야기이긴 하였지만, 필리핀 소고기는 너무 질겨서 좋아하지 않는 터라 그 먼 곳까지 가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데 옆에서 다시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를 해왔다. 조나스 파레스에서는 숯불을 적당히 넣고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소고기를 끓이고 있어 다른 곳에 비해 고기가 부드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요즘은 예전과 같은 맛은 아닌 것 같다는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인기가 대단히 좋다나. 나는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한번 들려보기로 마음을 먹고 퀘존까지 일부러 찾아가 보았지만 파레스 메뉴는 주문하지 않았다. 옆에서 추천하는 것을 믿지 못해서는 아니고, 그저 비프 아사도 자체가 내 취향에 맞는 음식이 아니라서 단품이든 혹은 세트 메뉴이든 딱히 끌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파레스를 주문하지 않을 것이면 여기까지 왜 왔을까 싶기도 했지만, 자장면으로 유명한 중국집에 가서 볶음밥을 시키는 인간이 바로 나였으니 여기까지 와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필리핀 마닐라] 퀘존 시티, 조나스 파레스(Jonas Pares)

■ 영업시간 : 오전 6시 ~ 오후 10시 




■ 주소: 561 Mayon St, La Loma, Quezon City, 1114 Metro Manila 

■ 위치 : 퀘존 시티. 마닐라 노스 묘지(Manila North Cemetery) 근처 






▲  식당 내부 




 가게 한 쪽으로는 구내 식당처럼 음식이 쭉 진열되어 있고, 그중 원하는 음식을 골라서 주문할 수 있다.



▲ 조나스 파레스(Jonas Pares)가 파레스 맛집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풍성한 식사를 즐기게 해주는 것은 확실했다. 딤섬, 프라이드 라이스와 덴뿌라, 부치 등에 탄산음료까지 주문하고 642페소를 냈다. 








[필리핀 마닐라] 1979년에 문을 연 파레스 맛집, 조나스 파레스(Jonas Pares)

-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 written by Salin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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