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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이해하기/필리핀 역사•정치

[필리핀 항공 역사] 마닐라공항 이야기 - ⑧ 카비테 상글리 공항(Sangley Airport)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갈 수 있을까?

by 필인러브 2019.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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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필리핀 교통부(DOTr)에서는 연일 카비테 상글리 공항 공사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소식을 전하느냐고 매우 분주한 모습이다. 11월 말까지 공사 마감 예정이기는 하지만, 필리핀 정부에서 이렇게까지 공사를 서두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사 진행 속도가 빠르다. 그런데 대체 이 공항은 어디에 있을까? 12월부터는 마닐라공항 대신 카비테 상글리공항으로 가도 되는 것일까? 


서남쪽 해안에 있는 카비테의 산 안토니오(San Antonio)지역에 위치한 상글리 공항(Sangley Airport)은 원래 미군 기지가 있던 장소라서 일반인에게 친숙한 장소는 아니다. 하지만 몰 오브 아시아 쇼핑몰에서부터 30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라 공항 예정지로 나온 그 어떤 곳보다 마닐라공항에서 가깝다. 애초 마닐라 남쪽에 있는 상글리 포인트 전 미군 공군기지에 신공항을 건설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 자체가 마닐라 도심으로부터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기도 하다. 기존에 있는 공항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되었다. 공군이 사용하던 활주로 시설 등이 있으니 라구나 호수(Lake Laguna)와 같은 곳보다 공항을 만들기도 쉬울 터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긍정적일 수는 없었다. 가장 먼저 지적된 문제는 국제선 공항으로 이용하기는 공간이 좁다는 점이다. 활주로 고도가 낮은 관계로 우기에 비가 많이 내리면 공항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었다. 파일럿이 항공기를 조종할 때 시계비행기상조건(VMC. Visual Meteorological Condition)이 맞지 않아 야간 비행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제기되었다. 승객이 이용할만한 터미널 시설 부족하다거나 활주로 조명 부족으로 제트기 운항이 어렵다는 점 등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겠지만, 지형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공항으로 개발하는 지역이 해안가라서 만조(high tide)나 장마철 비가 많이 내려도 견딜 수 있느냐는 염려도 나왔다. 마닐라에서 카비테까지 거리는 가깝지만, 접근성은 실제 좋지 못하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마닐라에서 카비떼까지 카비텍스(Cavitex. Manila-Cavite Expressway)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되지 않겠는가 싶지만, 고속도로 출구(Marulas Exit)를 빠져나간 뒤 아귀날도 박물관(Aguinaldo Shrine and Museum)에서 상글리공항(현재 Danilo Atienza Air Base 지역)까지 가야 하는 12km의 길이 문제였다.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것에 비해 도로가 매우 좁아서 차가 막히기 일쑤인지라 공항까지 이동 시간이 무척이나 걸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필리핀 교통부에서 마닐라공항과 상글리공항 사이의 이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 페리(보트) 서비스를 하거나, 공항에서 카비텍스 출구까지 도로(Cavitex-Sangley Extension)를 건설하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어떤 확정된 사항은 아직 없다. 현재와 같은 도로 상황 속에서 확실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무조건 상글리 공항 이용을 권유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런 많은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화상태가 된 마닐라공항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 상글리 공항을 개발하여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타당해 보였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서 원활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비테 상글리 공항의 공사는 최근(6월 12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 교통부(DOTr)에 올해 11월까지 마닐라 공항의 일부 항공편이라도 상글리 공항으로 이전하도록 명령함에 따라 더욱 박차가 가해졌다. 필리핀 교통부(DOTr)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다음 날부터 24시간 철야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인력투입량이 많아진 데다가 24시간 작업을 하니 공사 진행 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필리핀 교통부(DOTr. Department of Transportation)의 발표에 따르면, 6월 13일 날짜로 48.68%의 공사 완공률을 보일 정도이다. 여객 터미널 빌딩(18%)과 격납고(37%)는 완성률이 낮은 편이지만, 배수 시설은 이미 71.6%나 공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카비테 주 정부에서 공항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제출한 것이 지난해였던 것을 떠올려보면 엄청나게 빠른 공사 속도가 아닐 수 없다.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면 공사 진행이 더뎌질 수 있겠지만, 이런 속도로 공사가 계속되면 마감 시한 전에 활주로 완성을 보게 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 공론이다. 필리핀에서 공공시설의 공사가 공식적인 마감 시한을 지키는 경우를 보기란 대단히 어렵지만, 상글리 공항만큼은 필리핀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속도로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마닐라 여행] 카비테에 새로 공항이 생긴다니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 상글리공항 운영 계획안

그런데 혹 카비테에 공항이 생긴다는 소문을 듣고 대체 언제부터 그 공항을 이용해 한국으로 갈 수 있을지 궁금했다면 마음을 접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공사가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이 아니라 공항 운영 이용계획안 내용을 살펴보면 민간 항공기 운항을 위한 여객터미널이라기보다는 화물 운송을 위한 공항에 가깝기 때문이다. 필리핀 교통부(DOTr, Department of Transportation)에서 발표한 상글리 공항 이용 항목을 보면 아래와 같다. 


① General aviation

② freight turboprop operations

③ commercial turboprop


제너럴 애비에이션(General aviation)이니 터보프롭(turboprop)이 대체 다 무슨 소리일까 싶지만,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꽤 재미있다. 일단 범용 항공(General aviation)은 글라이더와 전동 낙하산에서부터 기업 비즈니스 제트기 등을 이용한 항공편을 뜻하는데, 비행 클럽, 비행 교육, 항공 살포, 경비행기 제조 및 유지보수가 이에 포함된다고 한다. 즉, 필리핀을 여행하는 여행객 탑승하는 일반적인 비행기보다 작은 경비행기나 단일 엔진 비행기를 뜻한다. 필리핀 교통부에서는 조종사 훈련 비행도 제너럴 애비에이션에 포함한다고 하지만 이것 역시 일반인이 쉽게 이용하는 비행기는 아닌 셈이다. 2번과 3번 항목도 마찬가지이다. 터보프롭(turboprop)은 터보제트에 프로펠러를 장착한 제트 엔진 항공편을 의미한다. 소위 말하는 프로펠러 항공기인데, 정비만 제대로 된다면 항공기 자체는 제트기보다 프로펠러기가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운항 속도가 제트기종과 비교하면 느린 데다가 운항거리도 짧고, 무엇보다 좌석 규모가 작아서 국제선에 투입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카비테 공항이 생긴다고 하여 한국으로 갈 때 마닐라공항 대신 카비테 공항을 이용할 일이생길 가능성이란 거의 없는 셈이다. 국내선 노선은 상글리 공항으로 분산시켜 운항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사실 상글리 공항의 오픈으로 마닐라공항의 혼잡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는 까닭은 아얄라와 산미구엘 등과 같은 필리핀 대기업에서 소유하고 있는 임원용 제트기와 헬리콥터만 옮겨가도 마닐라공항이 훨씬 한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민간 항공국 (Civil Aviation Authority of Philippines)에 따르면 마닐라공항에서 제너럴 애비에이션(General aviation) 항공편 이용이 매달 평균 3천여 건에 달한다고 하니 적잖은 숫자이다. 높으신 분들만 상글리 공항을 이용하셔도 마닐라공항의 혼잡이 조금은 줄어드는 셈이다. 



▲ 위의 이미지를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기

카비테 상글리 공항.pdf



# 카비테 상글리 공항(Sangley Airport) 개발 사업 개요 

■ 건설예정지 : 카비테(Cavite)의 상글리 포인트(Sangley Point) 

                       마닐라공항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거리 

■ 공사 기간 : 2019년 11월 완공 예정  (현재 공사 진행 중) 

■ 사업범위 : 기존 터미널 확장 및 활주로 확장 공사. 전원 공급 및 배수 시스템 등의 건설 작업을 포함

■ 비고 

- 기존에 미군 공군기지가 있던 곳이라서 기존 활주로 시설 활용 가능

- 카비텍스 고속도로 입구에서 상글리 공항까지 도로 사정에 의해 공항까지 접근성이 좋지 못하여 Cavitex - Sangley Extension 건설을 계획 중임 



▲ 필리핀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에서 제공한 상글리 공항(Sangley Airport) 사진. 필리핀교통부에서는 최근 필리핀항공과 세부퍼시픽, 에어아시아 등 주요 항공사와 만나 상글리 공항 사용에 대해 합의를 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항 이용 계획안에 국제선 일반 여객기 비행기 운항에 대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 필리핀 교통부에서는 11월 말까지 카비테 신공항(상글리 에어포트)의 공사를 마칠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이를 위해 현재 11월에 오픈을 앞두고 24시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가 이미 70% 이상 진행되었다고는 하지만 6개월여 만에 여객터미널 빌딩과 격납고, 공항 타워, 그리고 2,300m에 달하는 활주로까지 공항 기반 시설과 상업 시설 개발을 모두 완성해야 하는 처지이다. 우기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배수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 과제이다. 



▲ 필리핀 마닐라공항 터미널1.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항상 사람으로 북적이는 곳이 마닐라공항이다. 공항 이용객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마닐라공항을 지나 상글리 공항 건설 현장(Danilo Atienza Air Base)으로 가는 길 



  카비텍스 고속도로 출구(Marulas Exit)까지는 차가 거의 막히지 않아서 원활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문제는 고속도로를 빠져나간 뒤에 아귀날도 박물관(Aguinaldo Shrine and Museum)에서부터이다. 상글리 포인트(Naval Station Sangley Point) 지역에 갈 때까지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하다.



  일부 도로 확장 공사를 한 것 같지만, 아직도 정리가 끝나지 않은 모습이다. 전봇대가 도로 한가운데 있기도 하다. 



▲ 히어로즈 아치(Heroes Arch)



  공항 근처 동네. 도로 폭이 좁은 데다가 트라이시클과 지프니 등이 엉켜있어 빠져 나가기가 쉽지 않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 및 사진을 참고로 작성되었으며, 첨부된 사진의 출처는 표기된 바와 같습니다.

· 필리핀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 - Philippines)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OTrPH/

· Sangley, here they come

https://businessmirror.com.ph/2019/06/15/sangley-here-they-come/

·  Airline execs support plan to use Sangley airport

https://www.pna.gov.ph/articles/1072094

· DPWH PPP 

http://www.dpwh.gov.ph/dpwh/PPP/projs/Cavitex_Sangley





[필리핀 항공 역사] 마닐라공항 이야기 - ⑧ 카비테 상글리 공항(Sangley Airport)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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