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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이해하기/역사•정치

[필리핀 선거] 두테르테 대통령 - 지금은 대통령이지만, 내년엔 상원의원으로 만나요!

by 필인러브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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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 상원의원으로 출마한다는 소식이다. 지난달에만 해도 정계 은퇴를 하겠다던 두테르테 대통령이지만, 정계 은퇴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이 부통령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가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봉 고(Bong Go) 상원의원과 짝을 이루어 대선에 나올 수 있다는 추측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봉 고 상원의원은 정치 경력이 짧을 뿐만 아니라 두테르테의 측근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히 내세울만한 점이 없어 지지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봉 고를 지지하는 영상을 제작해서 배포한다고 해도 대통령에 당선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딸인 사라 두테르테가 부통령 출마를 선언하면서 아버지와 딸이 부통령 자리를 놓고 대결하게 될지 모른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상원의원 자리를 노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필리핀 헌법상 대통령직은 연임할 수 없지만, 상원의원이 되면 면책 특권을 갖게 된다. 상원의원의 자리는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수천 명을 살해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수사에 직면해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괜찮은 바람막이가 될 수 있다. 

 

▲ DUTERTE: BONG, YUNG NAUMPISAHAN KO, TAPUSIN MO


현직 대통령 딸과 옛 독재자의 아들

매우 흥미로운 것은 사라 두테르테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후보 지지율 1위를 차지하던 사라 두테르테(Sara Duterte)는 지난달 다바오 시장 후보로 등록했으나, 지난 11월 9일 다바오시 시장 출마 의사를 철회한 뒤 부통령 선거 후보로 등록했다. 대통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지난 13일 부통령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통령이 되고, 딸인 사라 두테르테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는 사라진 셈이었다.

 

놀라운 것은 사라 두테르테가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사람이 봉봉 마르코스라는 것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봉봉 마르코스(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는 이미 지난달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무려 21년을 장기 집권하면서 독재자로 악명을 높았던 인물이다. 그는 1986년 민주화 시위(EDSA 피플파워 혁명)로 축출되기까지 심각한 인권유린을 자행하였고, 재임 기간 중 무려 50억 달러(한화 약 11조에 해당) 이상의 재산을 부정 축재하여 은닉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봉봉 마르코스 역시 탈세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러니 옛 독재자의 아들과 현직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함께 대선에 출마하며 "통합된 리더십을 추구"하겠다고 외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미 2016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가문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물론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마르코스-사라 동맹의 등장을 놓고 필리핀 민주주의의 후퇴를 염려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도 많다. 마르코스의 계엄령 피해자들과 인권단체에서는 봉봉 마르코스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박탈해 달라는 청원서를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Comelec)에 제출한 상태이다. 

하지만 계엄령 피해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는 것이 무색하게 봉봉 마르코스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실제로 현재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봉봉 마르코스의 지지율은 그 어떤 후보보다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 대선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은 따로 선출되기 때문에 함께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여 반드시 함께 당선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협력으로 마르코스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루손섬 북부 지역과 두테르테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민다나오 지역의 민심이 어떻게 모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필리핀에서는 내년 2022년 5월 9일에 선거가 있을 예정이며 대선과 함께 총선 및 지방선거를 함께 치른다.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정치] 2022년 선거 일정 - 필리핀 대선·총선·지방선거

 

[필리핀 정치] 2022년 선거 일정 - 필리핀 대선·총선·지방선거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고 필리핀 여행이 가능해져야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2022년 5월 8일과 9일 사이 필리핀에 산미구엘 맥주를 마시러 여행을 오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www.philinlove.com

 

※ 왜 필리핀에서는 대선 후보가 계속 바뀌는 것일까?

필리핀에서는 이미 지난 10월 1일부터 8일까지 예비 후보자 등록 신청 기간을 갖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까지 계속 새로운 출마 선언이 나왔던 것은 최종 후보 등록 마감일(11월 15일)까지는 후보자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리핀 선거 규정에 따라 11월 15일까지는 후보 등록을 철회하고 다른 선출직에 출마할 수 있으니, 후보 등록 마감 직전까지도 최종 후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봉 고 상원의원도 원래 부통령 후보로 등록했었으나, 나중에 대통령 후보로 자리를 바꿔 등록했다. 


키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두테르테의 막내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오징어 게임의 인터넷 밈(Internet Meme). 키티 두테르테 입장에서 보면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로 봉봉 마르코스와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언니가 그려져 있는 셈이다. 아래 진행 요원 사진에서 중앙에 그려진 것은 현직 부통령인 레니 로브레도이다. 레니 로브레도는 선거 홍보용 컬러가 핑크색이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facebook.com/OfficialKittyDuterte/posts/4445567665523559 )
두테르테 대통령이 제출한 상원의원 후보자 등록신청서 Certificate of candidacy  (출처 : https://www.facebook.com/PTVph/posts/231126302467980)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제출한 부통령 후보자 등록신청서 (출처 : https://www.facebook.com/PTVph/posts/229216045992339)
사라 두테르테는 지난 11월 11일 HNP(Hugpong ng Pagbabago) 정당을 탈퇴한 뒤 Lakas-CMD로 소속 정당을 옮겼다. Lakas-Christian Muslim Democrats는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이 소속되었던 정당이다.

 

[필리핀 선거] 두테르테 대통령 - 지금은 대통령이지만, 내년엔 상원의원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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