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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마닐라공항(NAIA) 이름에 대한 두테르테 대통령 아들의 생각

by 필인러브 2020.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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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공항은 시내와의 접근성이 매우 좋은 편이지만, 그 외에는 딱히 장점이 없다. 굳이 인천공항의 쾌적한 시설과 비교해보지 않아도 마닐라공항 터미널1의 시설이 낡았다는 것은 공항 이용객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건물 자체도 매우 낡은 데다가 서비스마저 엉망이니, 세계 각국의 공항 이용정보 공유 사이트인 '슬리핑 인 에어포트(Sleeping In Airports)'에서 마닐라공항을 세계 최악의 공항으로 평가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40년 전, 그러니까 1960년대만 해도 마닐라공항은 상당히 좋은 시설을 자랑하고 있었다. 최첨단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하는 4층 건물이었는데, 당시로는 보기 드문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2년도 일어난 화재로 건물 전체가 파괴되었다. 마닐라공항에서는 10여 년이나 지난 뒤에야 새로 터미널 건물을 지을 수 있었는데, 그때 지은 건물이 바로 터미널1이다. 1981년,  마닐라공항에서는 건축가 레안드로 록신(Leandro Locsin)의 설계에 따라 새로 지어진 터미널 건물을 국제선 터미널로 사용하기로 하고 마닐라 국제 공항(Manila International Airport)이란 이름을 붙였다. 간혹 마닐라공항을 놓고 1981년에 개항했다고 이야기하고는 하는데 이때 처음으로 마닐라에 공항이 생긴 것은 아니고 터미널1 건물의 사용 시작일을 기준으로 마닐라공항의 개항 날짜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마닐라공항을 개항하고 2년 뒤, 그러니까 1983년 8월 21일에 필리핀의 역사를 바꿀 사건이 공항 활주로에서 일어났다. 필리핀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였던 베니그노 아키노(Benigno Aquino)가 미국 망명 생활을 끝내고 필리핀으로 귀국하는 길에 공항에서 암살당한 것이다. 이 사건은 필리핀 민주화 운동의 계기가 되었고, 1986년에 일어난 '피플파워’ 혁명으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1965년도부터 1986년까지 오랜 세월 필리핀을 장기집권하던 마르코스 대통령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베이그노 아키노의 부인이었던 코라손 아키노였다. 코라손 아키노는 1987년 12월 10일에 공화국법 6639(Republic Act 6639)를 제정하여 마닐라공항의 이름을 마닐라 국제 공항(MIA, Manila International Airport)에서 니노이 아키노 국제 공항(NAIA. Ninoy Aquino International Airport)으로 바꾸었다. 


최근 두테드테 대통령의 아들인 파올로 두테르테(Paolo Duterte)가 정치인이자 변호사인 알란 제이 벨라스코(Allan Jay Velasco)와 에릭 고 얍(Eric Go Yap)과 의기투합하여 마닐라공항의 이름을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NAIA)에서 Paliparang Pandaigdig ng Pilipinas(PPP)로 바꾸자는 법안(House Bill 7031)을 제출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마닐라공항의 이름이 특정 영웅 한 사람이 아니라 생활속의 영웅인 필리핀 사람들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마닐라공항의 이름을 Paliparang Pandaigdig ng Pilipinas('필리핀 국제 공항'을 의미)로 바꾸자는 것이다. 기껏 바꾸자는 이름이 외국인들은 발음도 어려운 팔리파랑 파다이디그 낭 필리피나스라니 좀 당황스럽지만, 파올로 두테르테 측의 생각은 타갈로그어를 사용함으로써 필리핀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새로운 이름은 국가와 국민을 명확하게 보여주면서도 어떤 색깔이나 정치적인 의제(agenda) 없이 필리핀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를 의미할 뿐이라나. 여행객들이 필리핀에 도착하면서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공항의 이름이 필리핀언어로 되는 것이 마닐라공항의 나쁜 이미지를 버리는 것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법안은 이미 제안된 법안이라서 의회에서 심의에 회부될 예정이다. 한편, 레니 로브레도(Leni Robredo) 부통령은 대통령의 아들이 꾸민 이번 일에 대해 코로나19 전염병에 대처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은 공항 이름의 변경을 논하기에 좋지 못한 때(ill-timed)라고 언급했다.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항공 역사] 마닐라공항 이야기 - ④ 1981년의 시작과 1988년의 변화

[필리핀 항공 역사] 마닐라공항 이야기 - ⑤ 공항 이용객 수 증가와 필리핀 교통부(DOTr)의 대안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PHILIPPINES Robredo hits 'ill-timed' proposal to rename NAIA: 'We're in the middle of a pandemic'

https://www.rappler.com/nation/264902-robredo-hits-ill-timed-proposal-rename-naia#cxrecs_s

· Paolo Duterte's son cuts line at grocery store then later apologizes

https://www.rappler.com/newsbreak/inside-track/256060-paolo-duterte-apologizes-son-omar-vincent-duterte-cuts-line-grocery-store

· Duterte son seeks to remove Ninoy from airport name

https://www.philstar.com/headlines/2020/06/26/2023618/duterte-son-seeks-remove-ninoy-airport-name





[필리핀 마닐라] 마닐라공항(NAIA) 이름에 대한 두테르테 대통령 아들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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