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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35페소의 맥주와 59페소의 나초, 치와와 멕시칸 그릴(Chihuahua Mexican Grill)

by 필인러브 2019.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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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파시오 중심가는 워낙 월세가 비싸고, 내게는 심심하게 느껴지는 동네라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 근처에 살고 있다면 가끔 들리고 싶은 곳을 발견했다. 가게 인테리어가 복잡과 혼잡 그리고 뭔가 독특한 재미 사이를 넘나들고 있긴 했지만,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보니파시오 하이스트리트 인근에서 커다란 창가 자리에 앉아 35페소짜리 맥주를 마실 수 있게 해준다면 어지간한 것은 모두 좋게 여겨진다. 직원도 친절한 데다가 59페소의 나초가 무척이나 바삭바삭하니 맛이 좋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고소한 나초와 함께 마실 타이거 비어(Tiger Beer) 흑맥주가 단돈 35페소(한국 돈으로 800원)라는 것이다. 흑맥주를 크게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필리핀에서도 35페소를 내고 맥주를 마시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이 맥주, 어찌나 시원한지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최근 내게 생긴 버릇은 처음 가보는 레스토랑이 뭔가 수상쩍을 때 구글맵의 리뷰를 찾아보는 것이다. 마닐라공항 앞에 있는 뉴포트시티(Newport City)에 갔다가 당장 폐업 선언을 해야 마땅할 음식점에서 비싼 돈을 주고 짜증 나는 식사를 한 뒤 생긴 버릇이었다. 리조트 월드 마닐라 옆에 있으니 자릿세가 비싸리라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500페소가 넘는 돈을 주고 100페소 가치도 없어 보이는 음식을 받아들었으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그 언짢은 경험 뒤로 내게도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버릇이 생겼다고 할까. 음식의 맛에 대한 평가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제각각일 터이니 구글맵의 리뷰를 완전히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점이 1점이나 2점인 곳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여기기로 했다. 그런 까닭에 보니파시오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치와와 멕시칸 그릴(Chihuahua Mexican Grill)이라는 멕시코 음식점을 발견하고 가게 안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한 것은 구글맵을 열어 본 것이었다. 좋다는 의견과 별로라는 의견이 뒤범벅되어 있었는데, 59페소와 79페소, 그리고 99페소의 스낵 메뉴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를 유혹했다. 나는 주인이 대체 무슨 뜻으로 가게에 치와와란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집에 치와와가 열 마리 정도 있다는 식의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스페인어에서 치와와는 놀람이나 화남을 표현할 때 쓰는 감탄사라고 한다.)


그런데 내 멕시코 음식에 대한 수준은 꼭 그림이 있는 메뉴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수준이라서 메뉴 이름만 잔뜩 적어둔 메뉴판이 암호처럼 느껴졌다. 부리토(Burritos)와 타코(Taco) 나초(Nachos) 퀘사디아(Quesadilla)의 이름은 낯익지만, 메뉴를 선택하고, 안에 들어갈 속 재료를 고른 뒤 사이드메뉴까지 합체하는 형식의 주문방식이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몰라 뭐가 좋으냐고 물어본 내게 가게 직원이 추천해준 것은 289페소의 부리토였다. 보니파시오 이 근처의 음식점들의 가격대를 생각하면 그다지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어쨌든 59페소의 메뉴를 추천하지는 않았다. 가게 앞에 적혀 있었던 "home of Manila's #1 burrito"라는 글자를 떠올리면서, 나는 직원이 추천해준 부리토와 함께 59페소의 부리토도 함께 주문해보기로 했다. 배가 매우 고프지는 않았지만 대체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리고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싼 것이 맛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속 재료가 다양하게 가득 차서 크고 맛있었던 289페소의 부리토와 다르게 59페소의 부리토는 맛이 별로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재료가 밥과 약간의 콩뿐이다. 하긴, 59페소를 내고 대체 무엇을 더 넣어주길 바라겠는가. 필리핀의 청담동이라는 곳이 보니파시오이니,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의 음식이면 크게 불평할 거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289페소의 부리토 맛을 알아버린 나는 59페소짜리 부리토를 남김없이 다 먹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바삭한 나초나 하나 더 주문하여 맥주를 계속 마시기로 했다. 차가운 맥주와 함께 해가 슬그머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으니, 참 좋은 일요일 오후였다. 





필리핀 보니파시오 맛집 - 치와와 멕시칸 그릴(Chihuahua Mexican Grill)


치와와 멕시칸 그릴은 보니파시오 32번가 외에도 보니파시오의 시네마 스퀘어(BGC Cinemas 3층)와 International School Manila, 마카티 그린벨트2 에도 매장이 있다고 한다. 마카티 그린벨트2 매장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살사 댄스를 추기도 한다.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전 2시 

■ 전화번호 : 555-0414, 0906-324-3866




■ 주소 : 2F Crossroads, 32 St cor 7 Ave, Bonifacio Global City, Taguig, Metro Manila

■ 위치 : 보니파시오 세인트룩스 메디컬센터 근처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 타귁시티  




▲ 매장 입구 





▲ 매장 내부 





▲ 메뉴판 



▲ 벽면의 메뉴판보다는 이 종이 메뉴판이 보기 편하다. 월요일에는 베지테리안 메뉴 33% 할인, 화요일에는 타코를 50% 할인 행사를 하기도 한다. 




타이거 비어가 35페소라니, 정말 마음에 드는 가격이다. 



▲ 비싼 부리로는 반으로 잘라서 가져다준다. 59페소짜리와 크기 차이가 느껴진다. 



▲ 289페소  부리토 



▲ 59페소 부리토 




▲ 서비스차지가 3% 추가된다. 





[필리핀 마닐라] 35페소의 맥주와 59페소의 나초, 치와와 멕시칸 그릴(Chihuahua Mexican Gr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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