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필리핀 생활/민다나오섬

[필리핀 민다나오] 두테르테 대통령과 방사모로 민다나오 이슬람 자치구(BARMM)

by 필인러브 2020. 4. 25.
반응형



1990년,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에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가 공식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ARMM의 출범이 민다나오 지역에 평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무슬림 전체가 합의하지 못한 채 만들어진 자치구였다. ARMM 자치구 운영은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에서 주도했는데, 이 모로민족해방전선은 타우숙족(Tau Sug)의 원주민이 권력을 모두 쥐고 있는 형편이었다. 마긴다나오족(Maguindanao) 중심의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에서 ARMM의 운영을 반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 지도층의 운영 미숙과 부정부패도 큰 문제였다. 게다가 아부 사야프 그룹(ASG)과 마우테 그룹(Maute Group)과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활동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이 시기의 신문을 보면 이슬람반군과 정부군의 다툼에 대한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무력 충돌은 잦았다. 그러던 중 2001년 아부 사야프 그룹(ASG)의 지도자였던 카다피 잔잘라니가 바실란 주에서 교전 도중 정부군에 의해 사살됐다. 다음 해 2002년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재임 기간 : 2001~ 2010년)은 종교 간 평화와 친선을 키운다는 이유로 이슬람 라마단(Ramadan) 종료일인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를 국가 공휴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필리핀의 무슬림들이 갈 길은 아직 멀고 험난했다.


2010년, 태풍 메기로 수십 명이 사망자가 발생하고 쌀값이 폭등하던 그해, 필리핀 공화국법 제9997호(Republic Act 9997)에 따라 필리피노 무슬림 국가위원회(National Commission on Muslim Filipino, NCMF)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2012년 10월,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재임 기간 : 2010년~ 2016년)과 만나 <민다나오 자치 정부 수립을 위한 기본협정(Framework Agreement on the Bangsamoro, FAB)>에 서명했다. 2년 뒤, 모로이슬람해방전선에서는 필리핀 정부와 평화협정을 위한 세부 부속 문서 서명을 끝내면서 필리핀 민다나오 자치정부 수립을 위한 기본 협정에 최종 합의하게 된다. 하지만 사공이 많은 배는 산으로 가고 있었다. 무슬림과 필리핀 정부와의 협상은 여전히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2016년 6월 30일,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필리핀의 제1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의 레이테 섬(Leyte)에서 태어났지만 유년기부터 다바오에서 생활한 탓에 '필리핀 최초의 민다나오 출신의 대통령' 내세우고 있다. 모계 쪽으로 마라나오 부족의 혈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내세움으로써 무슬림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범죄와의 전쟁만큼이나 내전 종결을 강경하게 외쳤던 만큼 취임 이후 무슬림과의 평화협상을 서둘렀다. 이슬람교와의 무력 분쟁을 종식하여 필리핀 국가 안전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무척이나 강렬했다. 


2017년 5월 23일 마라위(Marawi) 사태가 일어났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미우테 그룹(Maute Group)이 마라위 시를 장악했는데, 민간인까지 인질로 잡고 방패막이로 쓴다는 소문은 재빠르게 퍼졌다. 어린아이까지 인질로 삼았다는 소문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바로 민다나오 섬 전체에 계엄령(Martial law)을 내리고 군 병력을 투입하여 대대적인 토벌 작전에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소탕 대상이 이슬람 반군 전체가 아닌 테러조직인 미우테 그룹임을 강조하며 정부군을 대거 투입했지만 토벌 작전은 쉽지 않았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해 충성 서약을 한 아부 사야프 그룹(ASG)까지 합세하면서 사태는 장기화되었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계엄령이 필리핀 전체로 확대된다는 이야기도 나돌았지만, 필리핀 국민들은 테러리스트 소탕을 지지했다. 그리고 당시 두테르테 지지율은 67%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의 지지율이었다. 언론에서는 이슬람 반군 소탕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보여주는 지지율이라고 평가했다.  2017년 10월 23일이 되어서야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라위의 전투가 끝났음을 선언할 수 있었다. 5개월의 교전 기간 1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4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발생한 뒤였다. 


2018년 7월 23일, 필리핀 민다나오에 ‘이슬람 자치정부’를 세우기 위한 ‘방사모로 기본법(BOL)’이 필리핀 국회를 통과했다. 내전 종식 후 반군들의 무장을 어떻게 해제하면 좋을 것인가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명쾌한 해결책은 없었다. 수많은 논란을 뒤로하고 2019년 1월 21일 ‘방사모로기본법(BOL)’에 대한 1차 찬반 주민투표가 실시되었고 주민의 83%에게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았다.  2019년 2월 6일에 2차 찬반 투표가 진행되었고, 두 번에 걸친 투표 결과 코타바토시티와 노스 코타바토의 63개 바랑가이까지 포함하여 ARMM이 BARMM으로 전환하게 된다. 2019년 2월의 일이었다.  



▲ 위의 이미지를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기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BARMM).pdf



■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BARMM)

Bangsamoro Autonomous Region in Muslim Mindanao


- 설립 : 2019년 2월 26일 

- 행정구역 : 기존 ARMM 지역 + 코타바토 시티 + 노스 코타바토의 63개 바랑가이


모로족의 언어로 방사(Bangsa)는 국가(nation)를 뜻한다. 그러니 방사모로(Bangsamoro)를 굳이 한국어로 해석하자면, "무어인의 국가(nation of the Moro)" 정도가 될 것이다. 기존에 운영되던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이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BARMM)'으로 전환되면서 자치권 범위가 좀 더 확대되었다거나 자치 수준을 한층 강화한 자치체(autonomous political entity)가 되었다는 설명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 설명은 예산의 자율성이 예전보다 확대되었다는 것에 기인한다. 내전으로 인한 피해복구 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이 배정되었으며, 세금 수입에 있어 지방 정부 몫이 늘어다. 재정적 자율성이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자치 구역도 늘어났다. ARMM이 BARMM으로 전환되면서 기존의 이슬람 자치지역 외에도 코타바토 시(Cotabato City)와 북코타바토 주에 있는 67개 바랑가이 중 63개 바랑가이(North Cotabato barangays)가 방사모로 자치 지역의 관할 구역으로 결정되었다.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BARMM)은 2019년 1월 비준(ratify)된 '방사모로 자치구 기본법(Bangsamoro Organic Law)'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방사모로 기본법(BOL)에 따르면 기존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ARMM)은 해체된다. 대신 방사모르 지역 내 바실란섬(이사벨라 시티 제외)과 라나오델수르, 마긴다나오, 술루, 타위타위, 코타바토시티, 노스 코타바토 바랑가이 지역이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BARMM)’이 된다. 방사모로 지역 내 사람들은 국적인 필리핀인을 유지하고, 화폐로 필리핀 페소를 쓰지만, 이슬람 자치의회가 주도하는 내각책임제로 운영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필리핀 정부에서는 국방정책 및 외교정책, 국제무역, 통화 발행 등에 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그리고 방사모로 자치정부는 내각 형태의 독자적인 행정부 수반을 가지고 입법, 행정, 재정권 등의 권한을 행사한다. 사법부는 이슬람교의 율법이며 규범 체계인 샤리아를 기본으로 하지만, 샤리아는 무슬림에게만 적용된다. 그래서 소송의 당사자 중 한 명이라도 무슬림이 아니면 샤리야가 아닌 일반 사법제도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기존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ARMM)이 술루의 따우숙 종족의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에서 주도했다면, 새로 출범한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BARMM)은 마긴다나오 종족의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에서 주도하고 있다.  


+ 관련 글 보기 : [필리핀 민다나오] 평화로의 첫걸음,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ARMM) 


▲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구역(BARMM)의 영토 범위를 논의할 때 제안된 지도. 지도에 표시된 영역에서는 방사로모 가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필리핀 정부에서는 이 지역 무슬림들은 본토의 무슬림과도 다른 문화 및 관습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음을 열심히 강조하면서 이슬람 자치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 BARMM의 공식 깃발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Bangsamoro Autonomous Region in Muslim Mindanao

https://lga.gov.ph/region/bangsamoro-autonomous-region-in-muslim-mindanao1

· Fast facts on the Bangsamoro Organic Law

https://pia.gov.ph/features/articles/1018364

· BARMM Official Flag

https://bangsamoro.gov.ph/about-us/official-flag/

· Proposed Territory

https://www.officialgazette.gov.ph/bangsamoro2/the-2012-framework-agreement-on-the-bangsamoro/#territory

https://www.officialgazette.gov.ph/images/uploads/MOA-AD-Map.jpg




[필리핀 민다나오] 두테르테 대통령과 방사모로 민다나오 이슬람 자치구(BARMM)

- Copyright 2020.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all rights reserved -


※ 저작권에 관한 경고 : 필인러브(PHILINLOVE)의 콘텐츠(글. 사진, 동영상 등 모든 저작물과 창작물)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입니다. 필인러브의 콘텐츠를 개인 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올리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사전 동의 없이 내용을 재편집하거나, 출처 없이 콘텐츠를 무단 사용하실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