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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민국] 중국인 2,736명의 강제 출국과 400억 페소의 파스틸라스 뇌물 수수(pastillas scheme)

by 필인러브 2020.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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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민국의 하이메 모렌테 이민국장이 비자 조건 위반을 이유로 3천 명에 가까운 중국인에 대해 강제 출국을 명령했다는 소식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VUA(VISA UPON ARRIVAL)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필리핀에 방문하였다가 아직 출국하지 않은 중국인 2,736명이 대상이다. 필리핀 이민국(BI)은 이번 강제 출국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을 블랙리스트(Black List Order. BLO)에 올려 추후 필리핀에 입국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편 상당수가 취소되었지만 그렇다고 필리핀 출국이 완전히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으니, 합당한 근거 없이 필리핀에 계속 머물렀던 사람에 대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하이메 모렌테 이민국장의 발표에 따르면 VUA 도착비자로 필리핀을 방문한 사람은 전체 중국인 방문객의 약 5%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중국 내에 있는 필리핀 대사관을 통해 입국 비자를 받은 뒤 필리핀을 방문했다는 설명인데, 그중 몇 명이 현재 필리핀에 불법 체류 중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인 대상 VUA 프로그램

2017년, 필리핀 정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VUA(VISA UPON ARRIVAL)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필리핀 관광부(DOT-Department of Tourism)와 법무부(DOJ-Department of Justice)의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중국인은 여행 전 중국에서 비자를 받지 않아도 필리핀을 방문할 수 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비탈리아노 아귀레(Vitaliano Aguirre II)가 이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발표된 부서 명령(Department Order No. 41)을 보면 이 비자는 필리핀 관광부에서 인증을 받은 여행사를 통해 VUA 프로그램을 신청한 중국인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도착 비자로, 체류 기간이 30일 이내이다. 필리핀 여행을 목적으로 한 방문을 전제로 하는 터라 체류 기간을 30일 이내로 정하고, VUA 비자 수혜자는 일반 관광비자처럼 비자 연장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많은 문제를 불러왔다.  2017년에 이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난 뒤 한참 뒤에야 밝혀진 바이지만, 중국 내에서 VUA 비자를 처리하는 여행사 상당수가 위챗(WeChat)을 통해 여권 복사본만 있으면 필리핀 방문 신청이 가능하도록 처리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업체(POGO-Philippine Offshore Gaming Operators)에서 일하고자 한 중국인들에게 VUA 프로그램은 필리핀 입국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악용되었다. 


필리핀 이민국에서 중국인들에게 뇌물을 받고 불법으로 비자를 내준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민국 본청의 누가 집이며 차를 샀다는 식의 소문은 끊임없이 나오는 소문 중 하나였다. 특별한 근거는 없는 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민국 경비원이라고 하여 해외여행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월급이 만 페소라는 이민국 경비원이 갑자기 소득이 확 늘어나서 해외여행을 여덟 차례나 다녀왔다면 무언가 뇌물이라도 받지 않았을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가 올해 초 필리핀 이민국(BI) 직원이 중국인의 입국 심사에 대한 편의를 봐주고 1인당 1만 페소의 돈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상원 청문회 도마 위에 올랐다. 뇌물을 받아 중국의 알선책에서부터 필리핀 내 이민국 직원까지 골고루 체계적으로 나누어 가졌다는 것이다. 공항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VIP 에스코트를 해주는 등 이런저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은 물론이고 식사까지 협찬받았다는 이야기에 이민국은 절대 그런 일은 없었다고 반박하지 못했다. 이야기가 커지자 마닐라공항에서는 서둘러 공항 내 직원을 800명이나 교체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등 뇌물을 나눠 받은 혐의가 있는 직원 대부분이 교체된 것이다. 하지만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뇌물 수수 여부에 대한 수사는 다소 흐지부지해졌다. 그리고 VUA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필리핀을 방문하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필리핀 정부에서는 1월부터 VUA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 파스틸라스 뇌물수수


필리핀 사람들이 먹는 간식 중에 '파스틸라스 데 레체(Pastillas de leche)'라는 이름의 매우 달콤한 과자가 있다. 필리핀 이민국의 부정부패 행각을 놓고 파스틸라스 브라이버리 스킴(pastillas bribery scheme)이라고 부르는데, 중국인들이 이민국 직원에게 뇌물을 줄 때 파스틸라스 포장 방식으로 돈을 숨겨서 주었기 때문이다. 파스틸라스라고 칭하지만, 이 사건의 모습은 전혀 달콤하지 않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오갔다는 뇌물의 액수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대체 누가 그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있겠는가만은,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이 지난 10월 20일 청문회에서 한 발언에 따르면 무려 400억 페소(P40 billion)에 이른다. 


리사 혼티베로스(Risa Hontiveros) 상원의원은 작년에 이혼 합법화 법안을 제출한 인물로 필리핀 상원 여성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올해 5월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해 온 ABS-CBN 방송사가 문을 닫아야 했을 때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필리핀 최대 방송사의 방송 중단은 위험한 일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민국(BI)의 부정부패 문제와 관련한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의 주장은 이렇다. 이민국(BI)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필리핀에 입국한 중국인 수는 약 400만 명에 이르며, 그중 15만 명이 VUA 도착 비자를 통해 필리핀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된다. 메트로 마닐라 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는 케손 시티(Quezon City)의 인구보다 많은 숫자가 필리핀으로 입국했는데, 이들 대다수는 여행이 아닌 온라인게임업체(POGO)에서의 근무를 목적으로 필리핀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 3백만 명의 중국인들이 1인당 1만 페소의 서비스 비용(service fee)을 낸 것으로 가정하면, 비자 발급 과정에서 발생한 뇌물이 약 300억 페소에 이른다. 여기에 VUA 도착비자 발급 과정에서 받은 뇌물(20억 페소)과 입출국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고 받은 뇌물까지 더해 보면 이민국에서 중국인으로부터 받은 뇌물액이 약 400억 페소로 추산된다는 주장이다. 마닐라 지역 근로자의 하루 일당이 1만 원이 조금 넘는다는 필리핀에서 한화 9,324억 원이나 되는 돈을 뇌물로 받다니 대단히 놀랍지만, 이민국 직원들이 리사 혼티베로스 필리핀 상원의원의 주장을 듣고 본인들이 받아 챙긴 금액보다 적어서 안심했는지도 모를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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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사 혼티베로스(Risa Hontiveros) 상원의원이 발표한 자료 



이민국 직원들이 중국인들로부터 이렇게 식사까지 제공받았다고 한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Immigration Circular SBM No. 2014-006 

https://www.facebook.com/officialbureauofimmigration/posts/428911087247604

· Nearly 3,000 Chinese nationals ordered to leave PH for violating visa

https://newsinfo.inquirer.net/1353062/nearly-3000-chinese-ordered-to-leave-ph-for-violating-visa

· Senate panel to summon crafters of VUA order

https://mb.com.ph/2020/10/26/senate-panel-to-summon-crafters-of-vua-order/

· Bureau of Immigration, Republic of the Philippines

https://www.facebook.com/officialbureauofimmigration/posts/1847282022077163

· 'Pastillas' scam masterminds amassed up to P40 billion – Hontiveros

https://www.rappler.com/nation/hontiveros-says-pastillas-immigration-scheme-masterminds-amassed-billions

· ‘Pastillas scheme’ bribe takers got P40 billion from Chinese – Hontiveros

https://newsinfo.inquirer.net/1350521/risa-pastillas-bribe-takers-got-p40b-from-chinese

· Palace frowns on BI's ‘pastillas’ scheme for POGO workers

https://www.pna.gov.ph/articles/1094134

· Philippine senator bares alleged bribery scheme for entry of Chinese workers in POGOs

https://news.abs-cbn.com/news/02/17/20/philippine-senator-bares-alleged-bribery-scheme-for-entry-of-chinese-workers-in-pogos

· ‘Magkano at hanggang kanino?’: Hontiveros reveals bribery in entry of POGO workers

https://www.rappler.com/nation/hontiveros-reveals-bribery-entry-pogo-workers





[필리핀 이민국] 중국인 2,736명의 강제 출국과 400억 페소의 파스틸라스 뇌물 수수(pastillas sch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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