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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항공 역사] 마닐라공항 이야기 - ④ 1981년의 시작과 1988년의 변화

by 필인러브 2019.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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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1980년 

1954년 1월 1일은 그 시작부터 화려했다. 미국 NBC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정규방송으로 컬러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흑백의 화면에 컬러가 입혀지듯 많은 것들이 새로 시작되었는데, 마닐라공항(Manila International Airport)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마닐라공항은 새로 항공 관제탑을 만들었고, 새로 활주로도 건설했다. 필리핀의 국책항공사인 필리핀항공에서는 이미 1946년에 마닐라와 샌 프란시스코 사이 국제선 노선의 정규 운항을 시작하고 멀리 로마와 마드리드까지 노선을 넓혀 나가고 있었다. 국제선 노선이 늘어났으니 국제선 전용 활주로가 필요해진 것이다. 비행기를 탄다는 일 자체가 대단한 경험으로 여겨지던 시절이기는 했지만, 항공 수요는 꾸준히 있었으니 국제선 전용 관제탑과 국제선 탑승객을 위한 터미널 시설의 건설도 시작되었다. 1956년에 시작된 터미널 공사는 긴 공사 기간을 거쳐 1961년 9월에 돼서야 완공되었는데 멋진 인테리어를 한 4층짜리 건물이었다.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터미널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고, 레스토랑과 미용실 등의 시설도 가지고 있었다. 당시 공항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을 놓고 필리핀 최초로 엘리베이터기 설치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공항 시설에 처음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사실 필리핀에 처음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건물은 에스콜타(Escolta)에 있는 버크 빌딩(Burke Building)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건물의 이름은 건물주인 윌리엄 J. 버크(William J. Burke)의 이름에서 따왔는데, 이 건물은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때 지어진 공항 터미널은 현재 볼 수 없다. 전기 합선에서 비롯된 화재 때문이었다.

1972년 1월 22일 새벽, 마닐라공항으로 오던 국제선과 국내선 비행기는 모두 공항에 불이 났으니 세부 막탄 공항으로 항로를 바꾸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아야만 했다. 단순 화재인 줄 알았지만, 화마가 가져온 피해는 컸다. 건물 전체가 파괴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망자도 여섯 명이나 나왔다. 마닐라 공항에서는 급하게 미국 대사관으로 연락을 취해 클락 공군 기지의 활주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지만, 클락 기지 사용이 영원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닐라공항에서는 새로 건물을 지을 때까지 임시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다른 건물을 국제선 터미널로 사용한다고 발표했지만, 터미널 건물의 건설은 요원했다. 하지만 1970년가 되면서 해외근로자(OFW. Overseas Filipino Workers)가 늘면서 국제선 여객 수송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공항 시설 이용에 대한 불편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공항 건물을 새로 크게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지만, 현대적인 시설의 공항을 새로 짓기란 쉽지 않았다. 마닐라공항에서는 여전히 작은 터미널 건물에서 항공편 운항을 해야만 했다.  

▲ 1972년 마닐라공항의 모습 ( 출처 : http://www.lougopal.com/manila/ ) 


# 1981년, 마닐라공항의 새로운 시작 

공항에 불이 나고 몇 년이 지났건만 공항 터미널을 짓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한참 지나 1981년에 이르러서야 마닐라공항은 새로 국제선 터미널을 가지게 되었다. 마닐라공항에서는 새로 지어진 건물을 국제선 터미널로 사용하기로 하고 "마닐라 국제 공항(Manila International Airport)이란 이름을 붙였다. 마닐라공항을 놓고 1981년에 개항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하는데, 이때 처음으로 마닐라에 공항이 생긴 것은 아니고 1981년에 건축가 레안드로 록신(Leandro Locsin)의 설계에 따라 새로 지어진 터미널 건물의 사용 시작일을 기준으로 마닐라공항의 개항 날짜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터미널1이 완공됨에 따라 니콜스 필드는 필리핀 공군 본부가 되었고, 기존에 국제선 터미널로 사용하던 건물은 국내선 전용 터미널로 사용하게 되었다. 필리핀 공군 본부인 니콜스 필드는 1982년에 이르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에 "빌라모 에어 베이스(Villamor Airbase)"로 그 이름을 바꾸었는데, 지금도 '필리핀 공군(Philippine Air Force / PAF)'에서 관리하고 있다. 공군 기지 내부까지는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입구에 있는 필리핀 공군 박물관(Philippine Air Force Museum)은 일반인 관람을 허용하고 있는데 필리핀의 항공 역사를 보여주는 각종 자료와 함께 필리핀 공군이 실제 사용하던 항공기의 실물을 볼 수 있다.  

# 1985년 

1985년에 마닐라공항에 또 다른 불이 났다. 1972년도 화재만큼 큰불은 아니었지만, 터미널 건물의 상당 부분이 손상되었다.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NAIA. Ninoy Aquino International Airport)


# 1988년,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이 되다. 

필리핀에서 민주화 운동을 이야기하면서 '베니그노 시메온 니노이 아키노 주니어(Benigno Simeon Ninoy Aquino Jr.)' 를 빼놓기란 대답히 어렵다. 필리핀의 제11대 대통령인 '코라손 아키노(코리)'의 남편이자, 제15대 대통령인 '베니그노 시메온 코후앙코 아키노 3세(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필리핀 민주주의 운동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마르코스 독재 정권에 저항했던 국민 영웅이었던 니노이 아키노는 감옥에서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하면서까지 마르코스에 저항했지만, 마르코스의 독재는 멈추지 않았다. 1980년에 니노이 아키노는 심장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가야만 했는데, 1983년 8월 21일 조국 필리핀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닐라 공항에서 암살당했다. 

하지만 필리핀 민주화 운동이 드디어 열매를 맺었다. 부정선거를 일삼던 마르코스가 대통령직을 내놓고 하와이로 도피한 것이다. 그리고 1986년, 니노이 아키노의 아내였던 코라손 아키노가 필리핀의 제11대 대통령이 되었다. 피플 파워 혁명을 상징하는 노란색 옷을 입고 연설하는 코라손 아키노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같았다. 그리고 2년 뒤, 1988년에 필리핀 정부에서는 필리핀 민주화 운동 지도자였던 니노이 아키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마닐라공항의 이름을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NAIA. Ninoy Aquino International Airport)'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이후 공항 시설을 확장하면서 터미널 건물을 분류하기 위해 터미널에 개별 번호를 매기기 시작한다. 편의를 위해 마닐라공항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공항을 관리하는 MIAA(Manila International Airport Authority)에서 공항 관련 공식 자료를 발표할 때 NAIA(Ninoy Aquino International Airport)라고 표기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공항 이름 변경에 대해서는 필리핀 공화국 법 6639호(Republic Act No. 6639)의 SECTION 1에 기재되어 있다.

# 1989년 이후 

이듬해 1989년도에 필리핀교통통신부(DOTC,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and Communication)에서 신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를 시행하였고, 새로운 터미널 건설 계획이 만들어졌다. 이 계획에 따라 1998년에 터미널 2가 완공되었다. 2008년도에는 터미널3가 만들어졌는데, 장기간에 걸친 법정 투쟁 들어간 데다가 공사가 완전히 끝난 상태도 아니지만 세부퍼시픽 항공사에서 국내선 노선을 운항하는 것으로 공항 운영을 시작했다. 터미널3는 2014년도에야 공사를 완전히 마칠 수 있었다. 

▲ 루손섬 북쪽 일로코스(Ilocos Norte)에 있는 마르코스 박물관(Marcos Museum). 이멜다의 사치스러웠던 생활이 느껴진다.  


▲ 마르코스 박물관(Marcos Museum)에 전시된 마닐라공항 사진 

▲ 필리핀 공화국 법 6639호(Republic Act No. 6639). 본문에 보면 "The name of the Manila International Airport is hereby changed to Ninoy Aquino International Airport."라고 적혀 있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 및 사진을 참고로 작성되었으며, 첨부된 사진의 출처는 표기된 바와 같습니다.
· Fire Destroys Manila's Airport Building, Killing 6
https://www.nytimes.com/1972/01/22/archives/fire-destroys-manilas-airport-building-killing-6.html
· 마닐라국제공항공단 (MIAA. Manila International Airport Authority ) 홈페이지 
http://www.miaa.gov.ph/miaa/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11&Itemid=39
· MIAA Corporate Report Update October 5 2017  
http://www.miaa.gov.ph/miaa/images/stories/TransparencySeal2018/MIAA_AR_2016_2017.pdf
· Republic Act No. 6639
https://www.officialgazette.gov.ph/1987/11/27/republic-act-no-6639/
· The funeral procession of Ninoy Aquino.


[필리핀 항공 역사] 마닐라공항 이야기 - ④ 1981년의 시작과 1988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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