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마닐라공항의 공항택시 모바일 예약 앱, 아씨(ASSI)

경상북도에서도 경주시 동천동 산17번지에 가면 대한민국의 사적 제174호를 볼 수 있는데, 바로 탈해왕릉이다. 신라 제4대 왕인 탈해왕은 키가 엄청나게 크고 건장한 체격을 지니셨다고 한다. 역사학자들이 왕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과장된 표현을 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실제 체격이 다른 사람보다 건장했다는 것은 맞는 이야기인 듯하다. 어쨌든, 삼국사기에 보면 탈해왕이 수풀 속에서 나는 닭 울음소리를 듣고서 나뭇가지 아래로 가서 금궤를 하나 찾아냈는데 그 속에서 아이가 나왔다고 한다. 전설로 전해지는 이 이야기 속 아이가 바로 신라 김씨 왕조의 시조인 '김알지'이다. 그리고 탈해왕이 아이에게 붙인 '알지(閼智)'란 이름이 '아지'로 바뀌고, 여기에서 "아씨"라는 단어가 나왔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의 딸을 부를 때 쓰던 "아씨"라는 호칭의 어원이 '알지'라는 것이다. 현재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아씨'가 '아가씨'가 되면서 단어의 형태뿐만 아니라 의미까지 모두 바뀌면서 존경의 의미는 사라지고 그저 "시집을 가지 않은 여자'를 나타내게 되었지만, 그래도 원래 '아씨'라는 호칭에는 상당히 좋은 뜻만 가득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 NAIA 마닐라공항 터미널2에 가보았다면 도착층 중앙에서 '아씨(ASSI)'라고 적힌 부스를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공항 가운데 붉은색으로 치장한 부스가 놓여 있어 꽤 시선을 끄는데, 이상하게 손님이 있는 것은 보기 힘든 그런 부스이다. 마닐라공항에서 처음 '아씨'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드라마 허준에 나오는 예진아씨부터 떠올리며 한국 사람이 주인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아씨(ASSI)는 '에어포트 셔틀 서비스(Airport Shuttle Service, Inc)'의 약자라고 한다. ASSI는 마닐라국제공항관리국(MIAA. Manila International Airport Authority) 산하의 공항 셔틀 서비스 업체 중 하나라고 했으니, 한국인이 주인이라서 '아씨'라는 이름을 썼나 하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짐작이었다. 

어쨌든, 공항 셔틀 서비스 업체에서 나와 스마트폰 모바일 앱을 광고하는 것이 조금 낯설게 여겨져 직원에게 무엇을 하는 곳이냐고 물었더니, 아씨가 지난 9월 11일에 나온 공항 택시 모바일 예약 앱이라고 알려준다. 마닐라공항에서부터 원하는 목적지까지 고정된 요금으로 차량을 쓸 수 있다고 하니 '우버(Uber)'나 '그랩(Grab)'과 비슷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 비용이 얼마인지 궁금하여 직원에게 말라떼까지 요금이 얼마냐 나오냐고 물어보았는데 일반 택시 요금보다 4배는 더 비싼 것 같은 높은 금액을 불렀다. 마닐라공항 쿠폰택시 요금보다도 비싼 요금이라서 대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어보니 차량 크기가 작지 않고, 마닐라국제공항관리국(MIAA)의 정식 승인을 받고 운영하는 업체라서 안전하다고 알려준다. 보유하고 있는 25대의 차량에 대해 필리핀 육상교통가맹규제위원회(LTFRB)에서 정식으로 서비스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밖에 장점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마닐라공항 터미널 4곳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한데, 메트로 마닐라 지역 외에 멀리 지방 도시까지 운행을 나간다고 한다. 그리고 승객이 차량에 탑승하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여행 경로를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안전하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마닐라국제공항관리국 산하의 공항택시 업체에서 마닐라공항 택시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다니, 그런 말을 꺼내는 것이 조금 부끄럽지 않을까 싶다.

MIAA 산하, 공항 셔틀 서비스 업체에서 운영하는 공항택시 모바일 예약 앱, 아씨(ASSI)  

■ 장점 : 안전함 

■ 단점 : 이용 요금이 대단히 비싸다. 모르긴 몰라도 마닐라의 치안에 대해 극도로 공포감이 있는 외국인이거나 혹은 회사 경비처리가 되어서 차비로 얼마를 쓰든 상관없는 사람이나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 '아씨(ASSI)' 서비스 부스는 마닐라공항 터미널2의 도착층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를 독점하여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 마닐라공항의 공항택시 모바일 예약 앱, 아씨(ASSI)  

- 2017년 11월. 필리핀 마닐라.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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