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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구석구석/산페르난도&딸락&불라칸

[필리핀 바타안] 죽음의 행진과 사맛산 십자가(Mount Samat Cross)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4월이었다. 흰 구름 속으로 비는 한줄기도 보이지 않았다. 밥을 언제 먹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더위 속에서 걷는 일에 지친 병사들이 길거리에 쌓여갔다. 걷거나 혹은 죽거나 둘 중 하나였지만, 죽는 것이 편하게 느껴질 만큼 걷는 일은 고되었다. 하지만 일본군의 총칼은 무서웠고, 두려움은 병사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길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길의 끝에 간다고 해도 지금의 고통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더위와 먼지 속에서 100km의 길은 죽음의 길, 그 자체였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앙헬레스(Angeles)로 가기 전에 산페르난도(San Fernando)에서 루손섬 서쪽으로 빠지면 과구아(Guagua) 지역을 지나 "바타안 주(Province of..
[필리핀 딸락] 코코넛 잎을 이용하여 전통간식 이부스 만들기 한국처럼 가전제품을 두루두루 갖추어 놓고 살지 못하는 필리핀 여자들의 삶이 불편하리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은 필리핀 음식문화는 한국과 달라서 설거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처럼 국그릇 밥그릇에 반찬 그릇까지 갖추어 놓고 식사를 하는 문화가 아니라서, 둥근 접시 하나만 있으면 해결되니 잔치를 한다고 해도 설거지할 것이 많지 않다. 특히 "부들 파이트(Boodle fight)" 형태로 잔치를 하면 그냥 넓적한 바나나 잎을 테이블에 깔아놓고 이런저런 음식을 차려내기도 하는데, 일거리가 줄 뿐만 아니라 상당히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이부스(정식 명칭은Suman sa Ibus이다)"라고 불리는 간식만 해도 그렇다. 코코넛 잎을 이용하여 모양을 만들어 내니, 아주 많이 사서 비닐봉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