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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여행하기/메트로 마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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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타귁 시티의 고급 묘지 안에서 코로나19 검사받기 3천 페소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고 돈이 아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5천 페소가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도 다른 곳보다는 저렴하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기로 했다. 입맛도 좋고, 냄새도 잘 맡고, 열도 없고, 코로나19의 증상은 전혀 없었지만, 이사를 하려면 코로나19 음성확인서가 필요했다. 새로 이사하는 곳에서는 코로나19 음성확인서가 없으면 입주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꼭 항원검사가 아닌 RT-PCR 방법으로 한 검사확인서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 항원검사라면 700페소면 되지만, RT-PCR 검사는 그렇게 저렴하게 검사를 하는 곳이 없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가격이 싼 곳을 찾아서 필리핀 보건부(DOH)에서 인증했다는 시설을 죄다 뒤지기..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 최초로 미키마우스 만화를 상영했던 곳, 메트로폴리탄 극장 25년 만에 재개관 제1차 대전(1914년 7월 28일~1918년 11월 11일) 후, 사람들은 직선적이거나 기하학적 형태를 미래지향적인 스타일로 인식했다.1920년대에서 30년대에 걸쳐 기초적인 도형의 형태를 이용한 기능미가 유행했고,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처럼 직선적이며 화려하지만 모던한 형태의 건물이 지어졌다. 연속적인 곡선을 사랑한 아르 누보 대신 나타난 기능적이고 고전적인 직선미의 장식 미술을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이라고 한다. 필리핀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아르데코(art deco) 건축물이라는 마닐라 메트로폴리탄 극장(Manila Metropolitan Theater)이 오는 4월에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이다. 지난 1996년에 문을 닫았었으니 무려 25년 만의 공연이다. 필리핀문화예술위원회(NCCA)..
[필리핀 마닐라] 레가스피 선데이마켓이 사라진 레가스피 공원 필리핀에는 분명 나무가 많지만, 대도시 지역은 예외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보다도 녹지공간이 부족한 곳이 필리핀 마닐라이다. 공원이라고 해봐야 리잘파크(Rizal Park)며 아얄라 트라이앵글 가든(Ayala Triangle Gardens), 레가스피 엑티브 공원(Legazpi Active Park) 정도가 있을 뿐이다. 마카티 그린벨트 지역에 가면 초록 공간이 좀 있기는 하지만, 쇼핑몰에서 운영하는 산책로인지라 공원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 나무가 좀 있기는 하지만, 스타벅스니 시애틀 커피와 같은 간판을 옆에 두고 걷는 일이 자연 속을 걷는 것처럼 느껴질 리가 없다. 어쨌든, 마카티나 보니파시오 하이스트릿과 같은 지역이면 모를까, 잠깐 산책을 하고 싶어도 공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쇼핑몰 안에..
[필리핀 마닐라] BPO 산업과 워싱턴 시십 공원(Washington SyCip Park) 마닐라 마카티 시티의 그린벨트 쪽을 걷다 보면 워싱턴 시십 파크(Washington SyCip Park)라는 이름의 공원을 볼 수 있다. 공원 입구에 적힌 워싱턴이란 글씨를 보면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그 이름을 가지고 왔을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 공원의 이름은 워싱톤 시십(Washington SyCip)이란 사업가의 이름에서 따왔다. 2006년에 아얄라 랜드(Ayala Land)에서 워싱톤 시십이 필리핀 비즈니스에 공헌한 바를 인정하여 이 공원을 만들었다. 85번째 생일에 필리핀 경제의 심장부라는 마카티 시티에 있는 공원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워싱톤 시십(1921년 6월 30일~2017년 10월 7일)은 차이나뱅크(Chinabank)의 설립자 중 하나였던 알비노 시십(Albino S..
[필리핀 마닐라 생활] 10페소의 귤과 싸구려 기름 냄새 싸구려 기름 냄새가 거리를 잔뜩 차지하고 있었다. 여러 번 사용한 흔적이 역력한 기름의 냄새였다. 그래도 그 냄새가 고약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에 맡는 냄새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마스크만 쓰고 있지 않다면 2019년 혹은 2018년과 똑같이 보일 날이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닭 껍질을 튀겨서 파는 리어카의 아줌마도, 로컬 깐띤(Canteen)의 아저씨도 모두 분주했다. 나는 마닐라의 거리를 생전 처음 보는 사람처럼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바이러스가 무서워서 사람들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길 건너에 서서 영화를 보듯 한참이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바라보다가 약속 시간이 다 된 것을 깨닫고 아쉬운 듯 자리를 떴다.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바..
[필리핀 마닐라 생활] 안드레스 보니파시오 벽화(+말라떼 요즘 풍경) 블로그니 유튜브와 같은 SNS를 하게 되면 별일도 아닌 것을 침소봉대하여 알리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게 된다. 방문객 또는 팔로워를 늘리기 위하여 제목에 경악이나 공포, 충격과 같은 억센 단어를 좀 집어넣고 싶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대관절 살면서 그렇게 놀라운 일이 얼마나 자주 있겠는가. 요즘 내게 있어 가장 놀라운 일은 지난 3월 이후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것 하나이다. 마닐라 시티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11월 30일 보니파시오 데이(Bonifacio Day)를 맞이하여 마닐라 시청 앞의 안드레스 보니파시오 벽화(Andres Bonifacio Murals)를 새로 단장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손상된 부분을 보수하고, 색도 깨끗하게 새로 칠했다는 것이다. 마닐라 시청의 페이스북을 운영자야 그..
[필리핀 마닐라 생활] 몰 오브 아시아와 시티오브드림 요즘 풍경 발바닥에 검은 굳은살이 생길 정도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가 취미이자 즐거움이던 인간인지라 집에서만 보내는 시간이 쉽지 않다. 애써 아니라고 생각해보지만 상당한 우울감이 마음 한쪽을 떠나지 않는다. 우울감 때문인지 혼잣말이 상당히 늘었는데 물건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글을 보고 상당히 안심했을 정도이다. 물건과 이야기해서 벽이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고 화가 나면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지만, 물건에게서 대답을 요구하지 않으면 뇌가 계속 새로운 자극을 찾는다는 신호일 뿐이라나. 다행히 아직 대답이 기다려지지는 않고 있다. 목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온종일 잠을 자는 것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나니 코로나19 감염으로 죽기 전에 우울감으로 사망하겠다는 자조적..
[필리핀 마닐라 생활] 라자다(lazada) 쇼핑몰에서 마스크 구매하기 마음의 우울함은 6월의 비와 같아서 이슬비처럼 내리다가도 이내 곧 작달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만히 있으면 한없는 우울함에 침식될 우려가 있는 터라 애써 기분 전환에 나서 보기로 했다. 하지만 말이 쉬웠으니, 대체 어떻게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귀찮음 병을 버리고 적극적인 자세로 기분 전환에 나섰지만, 빈 벽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좁은 집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물건의 소유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편이라 쇼핑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간신히 떠오른 기분 전환의 방법은 결국 쇼핑이었다. 코로나19 시대에 걸맞게, 내 머릿속에 떠오른 쇼핑 품목은 마스크였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여 마음이 우울한 주제에 중국에서 생산된 마스크를..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시네마 스퀘어와 100페소 페이스쉴드 옆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겼다는 안내문을 본 뒤 극도로 외출을 꺼리는 생활을 무려 10개월 가까이했더니 마음이 완전히 지쳐버렸다. 밖에 나가면 바로 코로나19에 걸려서 죽는다는 식의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예전처럼 목적없이 거리를 돌아다닐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코로나19 따위에 걸려서 필리핀에서 갑자기 죽게 된다면 대체 누가 내 시신이라도 수습해주겠는가 하는 우울한 걱정 때문이다. 필리핀 정부에서 외출 시 무조건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쓰라고 하는 것도 바깥나들이를 꺼리게 되는 직접적인 이유로 하나 추가되었다. 요즘 필리핀 사람은 너 나 할 것 없이 하나씩 가지고 있는, 나의 멋진 20페소짜리 페이스쉴드는 품질이 무척 형편없었다. 20페소란 벌기는 어려워도 쓰기란 손쉬운 돈이다. 20..
[필리핀 마닐라 생활] 랜더스 슈퍼스토어 슈퍼마켓 요즘 풍경 호세 마리 찬 아저씨가 부르는 캐럴 듣기도 귀찮을 만큼 마음이 우울한 요즘이라 크리스마스 분위기 따위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이다. 친구 왕완딩 씨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야 한다는 핑계로 실로 오랜만에 슈퍼마켓 나들이에 나섰다. 내 목적지는 랜더스 슈퍼스토어(Landers Superstore). 회원제 쇼핑몰이라서 에스엠 슈퍼마켓(SM Supermarket)이나 로빈슨(Robinsons)보다는 덜 붐비리라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나 보다. 일부러 좀 늦은 시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예상한 것보다 손님이 많기도 하다. 물론 작년과 비교하면 사람이 10분의 1도 보이지 않는다.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쓰고, 체온을 재고, 손 소독제로 손을 한번..
[필리핀 마닐라 생활] 닭강정 선물 "내가 점심 한 끼 해줄게!"사회성이 부족한 나는 가끔 무엇이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인지 알기 어려워한다. 이를테면 9개월여 만에 회사 출근을 시작하였다는 D에게 다시 출근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해야 할지 아니면 코로나19를 조심하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생계 문제를 생각하면 회사가 문을 닫지 않고 다시 근무를 시작하게 되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싶지만, 요즘과 같은 때 출퇴근이 쉬울 리가 없다. 그런데 D에게 코로나19 감염의 공포보다 먼저 다가온 현실적인 문제는 바로 점심이었다. 밖에 나가서 사서 먹으려니 코로나가 걱정이고, 도시락을 싸다가 먹으려니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기가 쉽지 않다. 밥 한 덩이에 소시지 한 조각 혹은 아보도 약간으로 식사를 대충 때운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D네 팀원들에..
[필리핀 마닐라] 코로나19와 몰 오브 아시아 크리스마스 불꽃놀이 창문에 파롤(랜턴 장식)도 달고, 크리스마스트리도 만들고, 비빙카(Bibingka)와 푸토붐봉(puto bumbong)도 먹고······. 필리핀 사람들의 크리스마스 풍습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불꽃놀이와 폭죽놀이가 아닐까 싶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불꽃놀이와 폭죽 사용에 대한 규제에 나선 뒤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불꽃놀이를 즐기는 편이다. 사고도 자주 나서 필리핀 경찰청과 소방국, 보건부 등에서 나서서 안전을 위해 개인적으로 폭죽을 터트리지 말고 대형 쇼핑몰 등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관람하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기자 간담회를 열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올해는 몰 오브 아시아의 불꽃놀이가 취소될 줄 알았지만, 역시 필리핀 사람들의 생각은..
[필리핀 마닐라] 곤돌라 타고 영화 감상? 베니스 그랜드 카날몰의 플로트인시네마(float-in cinema) 영화관 메가월드 시네마(Megaworld Cinemas)에서 베니스 그랜드 카날몰(Venice Grand Canal Mall)에 좀 획기적인 영화관을 만든다는 소식이다. 마닐라 타귁시의 맥킨리힐(McKinley Hill)에 있는 베니스 쇼핑몰은 이탈리아의 수상도시 베네치아(Venezia)처럼 인공 수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 특징인 쇼핑몰. 인공수로에서는 곤돌라도 이용할 수 있는데 이 곤돌라를 타고 영화를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필리핀 최초의 플로트 인 시네마(float-in cinema)이다. ▲ 사진 출처 : 메가월드 시네마 페이스북 캡쳐 어떻게든 관객을 모으고 싶다는 메가월드 시네마의 의지는 느껴지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넓지 않은 인공 수로의 곤돌라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 일이 왜 코로나19..
[필리핀 마닐라 생활] 옐로우캡 피자(Yellow Cab Pizza) 매우 오랜만에 알렌을 만났다는 것보다, 바깥에, 그것도 식당에 있다는 일이 더 묘한 기분을 주었던 날. 전화 통화도 아니건만 용건만 간단히. 최대한 빠르게 식사를 하면서도, 피자 한 조각 먹는 일이 이렇게 대견하게 느껴질 줄이야. 코로나19 이후 첫 외식. 집콕생활 250일 만에 외식이었다. [필리핀 마닐라 생활] 옐로우캡 피자(Yellow Cab Pizza) - Copyright 2020.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all rights reserved - ※ 저작권에 관한 경고 : 필인러브(PHILINLOVE)의 콘텐츠(글. 사진, 동영상 등 모든 저작물과 창작물)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입니다. 필인러브의 콘텐츠를 개인 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올리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사전..
[필리핀 마닐라 생활] 코로나19도 바꾸지 못하는 PNB 은행의 서비스 속도 넓은 은행 안에는 고작 두 명의 손님이 있었을 뿐이었다. 입구의 가드 두 명을 제외하고도 직원은 다섯 명이나 되었다. 그런데도 통장 정리에는 무려 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안타깝게도, 그리고 슬프게도 그 손님 두 명 중 한 명은 바로 나였다. PNB 은행에 가기 위해 내가 챙긴 것은 세 가지. 통장과 신분증, 그리고 페이스쉴드였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간혹 신분증을 두 개나 보여달라는 직원이 있으니 신분증을 두 개나 가방에 챙겨 넣었다. 재빠르게 통장 정리만 하고 은행을 나와야지 마음을 먹었지만, 내 꼼꼼한 준비 정신이 은행 방문 시간을 줄여주지 못했다.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방문 기록용 종이에 이름이며 주소 등을 적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꽤 걸렸던 것이다. 게다가 은행 직원 다섯 중 한 명만이 창구..
[필리핀 라구나] 어린이는 방문 금지, 인챈티드 킹텀(Enchanted Kingdom) 놀이공원 재개장 ▲ 사진출처 : 인챈티드 킹텀(Enchanted Kingdom) 홈페이지 마닐라 근교에 있는 놀이공원(테마파크)이라고 하면 산타로사(Sta. Rosa)에 있는 인챈티드 킹텀(Enchanted Kingdom)을 빼놓기 어렵다. 문을 연 지 무려 25년이나 되어서 시설이 낡았다는 소문이 자자하지만, 파사이에 있던 스타시티가 작년 화재로 소실되어 버린 탓에 놀이공원을 가려고 하면 인챈티드 킹텀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사회 격리가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문을 닫아야 했던 곳이 바로 인챈티드 킹텀이었다. 내일(10월 17일), 인챈티드 킹텀이 재개장을 한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천 명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놀이공원이 문을 열면 어떻게 될지 염려스럽지만, 필리핀관..
[필리핀 마닐라] 코로나19를 이유로 직원 천 명을 해고하였던 오카다 카지노는 요즘 영업을 할까? 예전에 한번 필리핀 교민 중 절반은 카지노를 즐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 있다. 물론 아무런 근거 없는 이야기이다. 대체 어떤 연유로 그런 식의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시티오브드림(COD), 오카다 마닐라, 리조트 월드, 솔레어 등 필리핀 마닐라에는 카지노가 많기도 하고, 실제 카지노에서 재산을 모두 탕진하였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하지만 교민 중 절반이나 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카지노에 가면 한국인을 쉽게 볼 수는 있지만, 평범한 교민보다는 전문가(?)이거나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하지만 필리핀에 대한 뉴스 중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나오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연예인들의 불법 해외 원정 도박이다. 최근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가 가수 T씨가 필리핀에 와서 수천만 ..
[필리핀 마닐라 생활] 자신감을 주는 대왕 바나나 예전에, 그러니까 내가 나도 나이가 든다는 것을 아직 모를 때, 그래서 나이가 듦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만 인식할 때, 어느 어르신이 말씀하시기를 나이가 들어서 아쉬운 것 중 하나는 호기심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것을 보는 기쁨이 줄어들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다행인지 혹은 불행인지, 점점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지만, 호기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착실히 나이를 먹어가는 이 와중에도 신기한 것을 보게 되는 날이 생긴다. 중국산은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모두 수명이 짧은 것은 아닌가 보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상황은 하나도 바뀌지 않고 연일 ..
[필리핀 마닐라 생활] 지루한 월요일과 호두과자 필리핀, 그것도 대도시 마닐라에서 생활하다 보면 호두과자 따위는 까맣게 잊고 만다. 게다가 나는 개인적으로 호두과자를 즐겨 먹는 편도 아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매우 간단하다. 일단 그 맛이 내 취향이 아니다. 두서너 개는 아주 맛있게 먹지만, 네 개 정도에 가면 몸에 단팥 성분이 충분하게 느껴지고, 그 뒤로는 싫증을 내고야 만다. 두 번째 이유는 좀 더 간단하다. 나로서는 대체 어디에서 호두과자를 판매하는지 잘 모르겠다. 관심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마닐라에 호두과자 전문판매점이 있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본 바 없다. 호피아(Hopia)처럼 판매점이 곳곳에 눈에 띄면 한 번씩 사 먹을 수도 있겠지만, 파는 곳을 본 적이 없다. 생각해보니 10년 가까이 필리핀에 생활하면서 호두과자를 딱 두 번 먹어 봤다..
[필리핀 마닐라 생활] 20페소의 미친(mad) 페이스 쉴드로 부자가 되려면 "이제 곧 나도 부자가 될지 몰라!""어떻게?""페이스쉴드를 중국에 주문했어. 이달 말에 물건이 들어오면 잔뜩 팔아보려고 해." 서로의 생일을 함께 축하해준지 4년인가 5년 만에 왕완딩 씨가 판매 품목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왕완딩 씨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리베르타드역 주변에서 좌판을 펼쳐놓고 가치담배나 신문, 탄산음료 그리고 핸드폰 로드 등을 파는데 그중에서도 잘 팔리는 것은 역시 담배이다. 하지만 담배는 이문이 많지 않으니, 소박한 좌판의 판매 품목에 페이스쉴드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여 사람들이 담배를 덜 피우거나, 콜라를 덜 마시는 것도 아니고, 왕완딩 씨가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예전과 똑같은 수입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차에 플라..
[필리핀 마닐라 생활] 라자다 쇼핑몰에서 테이블을 샀는데 의자가 온다면 오전부터 햇살이 거리를 한가득 점령하고는 공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바람이 잘 부는 바닷가에 앉아 있어도 시원찮을 날에 태양이 작열하는 도로 위를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걸어간 까닭은 테이블 때문이었다. 라자다 쇼핑몰에서 접이식 테이블을 하나 주문했는데, 난데없이 의자가 배달이 온 것이다. 판매자가 물건을 잘못 보냈으면 의당 다시 택배 기사를 보내 수거를 해가야 할 터인데 싶지만, 필리핀에 그런 서비스 정신이 있을 리가 없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도 라자다에서는 구매자가 직접 LBC 사무실에 가서 택배로 환불 물건을 판매자에게 보내주어야 한다고 했다. 부피가 큰 데다 무겁기까지 한 의자를 가지고 LBC 사무실까지 걸어야 할 것을 생각해보면 '미안하기는 하지만'이라는 단어가 전혀 미안하게 들리지 않지만,..
[필리핀 마닐라] 서른아홉 개의 오이와 목욕탕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해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될 때가 있다. 최근 내가 깨닫게 된 것은 배달하는 분들이 없었으면 삶이 참 퍽퍽했으리라는 것, 그리고 배달하는 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물건 주문 시 단위 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소소한 이야기 하나.오이 다섯 개를 주문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채소 가게에서 오이 5kg을 보내왔다. 주문 내역서를 보니 5개라고 적은 것이 틀림없는데 보내온 영수증에는 5kg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봐서 물건을 챙겨 넣는 분이 잠깐 착각을 하신 듯했다. 나는 불량품을 받아도 환불하러 가기보다는 불량품의 장점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종류의 인간이라서 채소 가게 꾸야를 다시 부를 의지 따위는 전혀 없지만..
[필리핀 마닐라 생활] 도넛과 바꿔 먹는 닭고기 티놀라(Tinola) ▲ 팍시우(Paksiw) 후덥지근한 저녁이었지만, 내 체온은 36도였다. 체온계를 받아들고 가드 아저씨 체온을 재면서 체온계가 고장이 나지 않았음에 안심했다. 가드 아저씨들이야 위에서 시키는 것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34의 숫자가 찍히는 체온계를 내 이마에 가져다 대고 있는 것을 보면 대체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형식적인 절차가 방역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어쨌든, 지금은 정상적인 체온계를 손에 들었고, 모두 정상 체온이 나왔으니 오늘 저녁 아저씨들의 저녁 식사메뉴가 무엇인지 확인하기로 했다. 요즘 내 주요 관심사는 두 가지. 배달 음식과 가드 아저씨들의 저녁 식사 메뉴이다. 코로나19 덕분에 가드 아저씨들이 직접 밥을 해서 먹는다는 것을 알았는데, 제법 요리 ..
[필리핀 마닐라] 말라떼 다이아몬드 호텔에서 엔사이마다를 온라인 주문받는 세상 마닐라에 있는 고급호텔 대부분을 후줄근한 모습으로 자전거를 질질 끌고 돌아다녀 봐서 하는 이야기지만, 말라떼에 있는 다이아몬드 호텔(Diamond Hotel)만큼 옷차림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 호텔도 드물다. 레스토랑 직원들도 그렇지만, 주차장 가드 아저씨들은 정말 보기 드물게 친절하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가서 자전거를 어디 세우면 좋으냐고 물어봐도 당황하지 않고 매우 침착한 모습으로 안내해주는데, 자전거를 세우기 좋은 장소까지 직접 데려다주고 안전장치를 해두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 주기도 한다. 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내게 건물 안에 들어가면 에어컨이 나와서 시원할 것이라는 귀한 정보까지 주는 것이 고마워서 음료수를 한 병씩 사다 주었더니, 세상 행복한 얼굴로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기도 한다. 퉁명..
[필리핀 마닐라] 파식 시장 비코 소토와 오토바이 트라이시클(Tricycle) 위기는 기회라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탁월한 정치 수완을 보여주는 기회로 만든 사람은 바로 파식(Pasig) 의 시장 비코 소토(Vico Sotto)이다. 필리핀의 유명 코미디언 빅 소토(Vic Sotto)와 배우 코니 레예스(Coney Reyes) 사이에서 태어난 비코 소토는 파식(파시그)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면서 시장(mayor)에 출마하여 메트로 마닐라 지역 내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은 터라 비로 소토의 정치 성과에 대해 평가를 하기란 어렵지만, 비코 소토가 다른 어떤 시장보다 서민들 편에 서서 소통하는 정치를 보여주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위기 상황에 대비하여 파식(파시그)로 이사하는 것이 좋겠다는 농담..
[필리핀 마닐라 생활] 루프물 영화의 거북이 형 어제와 비슷한, 아니, 지난주 또는 지난달과 비슷한 아침이었다. 요즘 나의 아침은 이불을 개키고, 형(거북이 이름)의 물을 갈아주면서 시작된다. 오후가 되면 너무나 더워서 형 옆에 앉아 있는 것조차 곤혹스럽게 여겨지곤 했으니 손가락도 움직이기 귀찮은 마음이 들기 전에 청소며 빨래를 말끔히 해두어야만 했다. 코로나19와 더운 날씨가 합세하여 나를 매우 규칙적인 인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똑같으니 흡사 '사랑의 블랙홀'과 같은 루프물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지만, 재미없는 영화도 끝은 있는 법이라고 적당히 생각하기로 했다. 며칠 분량의 영화인지 확인은 어렵지만, 요즘 내가 찍고 있는 이 지루한 영화에도 엔딩 크레딧이 있을 터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불평분자가 되지 않는 것이다. 투덜대기 쉬운 상황..
[필리핀 마닐라 생활] 코로나19 시대, 나만의 특별한 배달원 "토요일에는 시장에 가보고 에스파다(갈치)를 사다 줄게!"일전에 사 온 바나나는 너무 작아서 세 개씩 먹어야 했다고 알려주고 커다란 바나나를 사달라고 부탁을 하기는 했지만, 요즘과 같은 때에 시장에 큰 바나나가 있으리라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왕완딩 씨가 내게 내민 것은 정말 커다란 바나나였다.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크고 싱싱한 바나나를 어디서 구했을까, 바나나 꾸러미를 내미는 왕완딩 씨의 얼굴에는 성공적으로 바나나를 사 온 안겨준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비싸다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자기가 바나나값을 올린 것도 아니건만, 바나나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하지만 왕완딩 씨가 시장의 과일 좌판을 모두 돌아보고 품질이며 가격을 꼼꼼하게 비교했음..
[필리핀 마닐라 생활] 커다란 소시지 대신 녀석이 고른 것 "케첩이 문 옆에 떨어졌어!""괜찮아요. 난 케첩 안 좋아해요!" 상당히 주관이 뚜렷한 녀석이었다. 이렇게 주관이 뚜렷한 녀석에게 타깃이 되면 도무지 헤어날 방법이 없다. 편의점에는 손님이 세 명이나 있었지만, 녀석은 내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나는 동전을 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해봤지만, 아침부터 굶어서 배가 고프다나 어쨌다나. 시원한 맥주가 마시고 싶어 벼르고 벼르다 편의점에 나온 것인데 이래서야 물건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나는 아이에게 지금 동전이 하나도 없으니 일단 저쪽으로 좀 가 있으라고 이야기한 뒤에야 맥주를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럭저럭 물건을 고르고 계산을 하면서 편의점 직원에게 소시지와 밥을 함께 주문했다. 그리고 소시지는 꼬마 녀석에게 주면 된다고 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