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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하기/ 필리핀음식&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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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맛집] 망이나살의 할로할로(Halo-Halo)는 어떻게 포장해서 배달올까? 필리핀에서 닭고기 바비큐를 파는 맛집을 이야기하면서 망이나살(Mang Inasal)을 빼놓을 수 없다. 손님이 워낙 많아 가게 분위기가 조금 정신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담 없는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맛까지 괜찮은 것 역시 사실이다. 다른 치킨집과는 다른 특유의 맛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망이나살의 바비큐 소스 맛이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망이나살이 필리핀 사람들에게 그토록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유가 비단 바비큐의 맛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필리핀 사람들이 망이나살을 사랑하는 이유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하는 것 중 하나는 무한 리필 언리미티드 라이스(unlimited rice)이다. 언젠가 필리핀에 쌀값이 폭등한 해가 있었는데 그때 망이나살에서만 유일하게 마음 편히 모어 라이스(밥 더 주..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까치분식 순대국밥 마닐라에서 순대국밥 하면 떠오르는 집, 까치분식. 순대국밥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무서워 외출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순대국밥 선물만큼 반가운 것이 없다.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까치분식 순대국밥(Sittixian Korean Restaurant)■ 전화번호 : (02) 8897 7274■ 주소 : 5378 General Luna. Dona Carmen, Brgy. Poblacion 1214. Makati City, 1210 Metro Manila ■ 위치 : 마카티 피불고스 한인타운. 베로나 안경원 맞은편■ 비고 : 이곳은 2003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마닐라의 가장 오래된 한식당 중 하나이다. ▲ 마카티 까치분식 순대국밥. 이 사진은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찍은 사진..
[필리핀 따가이따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소냐스 가든 레스토랑이 영업을 준비하는 방법 필리핀 따가이따이 지역의 레스토랑이 조만간 다시 영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따가이따이는 마닐라 시민들에게 주말 여행지로 매우 인기 있는 동네이지만, 메트로 마닐라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따가이따이까지 식사를 하러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따가이따이 지역 내 레스토랑에서 다시 가게 문을 연다니 우려와 반가움이 교차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따가이따이 지역의 레스토랑들은 올해의 절반 가까이 영업을 하지 못했다. 따가이따이의 레스토랑들은 지난 1월 12일 따알화산(Taal Volcano)의 분화로 인해 영업을 중지했다가 3월 초에야 겨우 다시 문을 열 수 있었다. 하지만 고작 2주 정도 영업을 했을 뿐, 코로나19로 인해 루손섬 전체에 격리조치가 내려지면..
[필리핀 마닐라 생활] 뽀빠이와 파파이스, 그리고 1+1 비스킷의 배반 ​ 벌써 작년의 일이지만, 미국 텍사스의 파파이스 매장에서 어이없는 이유로 총기 사건이 일어났다. 파파이스 매장에서 손님이 권총을 꺼내든 이유는 치킨 샌드위치가 품절이었기 때문이었다. 햄버거 하나 당장 먹지 못한다고 권총을 꺼내 들 정도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염려스럽지만, 대체 치킨 샌드위치가 어떤 맛이기에 그렇게까지 했을까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는 충분했다. 1971년 미국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된 것은 영화 였다. 강력계 형사 도일(진 해크먼)과 그의 파트너 루소(로이 샤이더)가 프랑스에서 밀반입되는 마약을 단속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이 영화는 그야말로 대박 히트를 쳤다.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알 코플랜드(Alvin C. Copeland Sr.)가 치킨집을 열었을 때까지도 그 인기는 ..
[필리핀 생활] 필리핀 피자체인점 - 브랜드별 피자 크기 비교 필리핀에는 어떤 피자 브랜드가 있을까? 필리핀에는 쉐이키스(Shakey's Pizza), 옐로우캡(Yellow Cab), 파파존스(Papa John's pizza), 도미노피자(Domino's Pizza), 피자헛(Pizza Hut), 그리니치(Greenwich), 캘리포니아피자 키친(California Pizza Kitchen), S&R New York Style Pizza 등 다양한 피자 프랜차이즈 체인점이 있다. ■ 필리핀 내 피자체인점 비교 (주의 : 매우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 필리핀에서 18인치(지름 약 46cm) 피자를 먹는다면 S&R 피자가 단연 최고이다. 가격은 569페소~699페소인데, 치즈 등 토핑이 풍부하게 올려져 있다. S&R 멤버십이 없어도 푸드판다에서 주문할 수 있다. - ..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1966년 문을 연 호피아 맛집, 폴란드 호피아(Polland Hopia) ▲ 호피아(Hopia) 필리핀에는 호피아(Hopia)를 파는 수많은 가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필리핀 사람들에게 인기 좋은 호피아 가게 이야기를 하자면, 1위는 단연 엥비틴(Eng Bee Tin)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꼭 업계 1위만 최고이자 최선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시장 모퉁이의 이름 없는 집에서 구워낸 호피아가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질 수 있다. 어쨌든, 오래된 호피아 가게 이야기를 할 때 엥비틴과 함께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가게가 있다. 바로 폴란드 호피아(Polland Hopia)이다. 엥비틴과 폴란드 호피아 중 어느 곳이 더 낫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어렵지만, 각자 고유한 매력이 있고 가격이 크게 비싸지 않으니 그냥 둘 다 사 먹어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폴란드 호피아(Pol..
[필리핀 마닐라 퀴아포] 역사와 추억이 있는 햄 가게 - 엑설런트 차이니즈 쿡트 햄(Excelente Chinese Cooked Ham) 필리핀에서 크리스마스 즈음만 되면 신문에서 볼 수 있는 기사가 있다. 바로 햄 가격에 관한 기사이다. 올해는 햄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안내하는 것인데, 가격이 내렸다는 기사는 본 기억이 없다. 아무튼, "햄 가격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올랐다(Ham prices rise ahead of Christmas)"라는 식의 제목의 기사에 햄 가격의 예시로서 단골로 등장하는 가게가 있었으니, 바로 퀴아포 성당 근처에 있는 엑설런트 차이니즈 쿡트 햄(excelente chinese cooked ham)이다. 엑설런트 차이니즈 쿡트 햄(Excelente Chinese Cooked Ham)은 다른 가게와 다른 독특한 질감에 짠맛과 스모키향이 어우러진 독특한 맛이 있다고 하여서 마닐라 시민들에게 대단히 사랑받고 있는 가..
[필리핀 마닐라] 1리터의 밀크티, 블랙 스쿱 카페(Black Scoop Cafe) 뇌에 숫자의 기억을 담당하는 세포가 있다고 한다면, 아마도 나에게는 그 세포가 절대적으로 혹은 눈에 띄게 부족한 모양이다. 바람이 어떻게 불어댔는지, 공기는 어떤 냄새를 품고 있었는지는 꽤 명확하게 기억할 수 있지만, 가격이 얼마였는지나 몇 명이나 되는 인원이 모였는지 등은 기억을 하지 못한다. 핸드폰 메모장이라는 놀라운 신문물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고는 있지만, 숫자에 대한 부분을 명석하게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면 매우 부러운 기분이 든다. 아주 다행스러운 것은 필리핀에는 나와 같은 이가 잔뜩이라는 것이다. 매우 간단한 더하기 빼기에도 계산기를 동원하고 있으니, 나만 산수에 약한 것이 아니라서 고맙게 느껴진다. 내게 있어 문제는 개선보다는 퇴보를 일삼는다는 것이다. 한국에 있었을 때는 길이나 넓이, 부피 ..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내게 너무 완벽한 단팥빵, 포르모사 빵집(Formosa Bakeshop) 나이가 들어서야 음식의 맛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게 있어 단팥빵은 그런 음식 중 하나이다. 나의 유년 시절을 함께 했던 시골집 근처에는 빵집이라는 것이 없었다. 빵은 차를 타고 나가야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주전부리로 단팥빵이 떨어지는 일이 없었는데, 순전히 할아버지 덕분이었다. 온종일 바깥에서 뛰어놀 뿐 먹는 것에는 도통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손녀딸을 위해 할아버지는 간식값을 아끼지 않았다. 게다가 어른들이 할아버지를 위해 사다 놓는 간식은 모두 내 것이나 진배없었으니, 주머니에서 단것이 떨어질 시간이 없었다. 유일한 불만은 빵이 늘 단팥빵이었다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이 철없는 투덜댐은 "케이크가 맛있더구나."라는 할아버지의 말씀 한마디에 곧 사라졌다. 촌스러운..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옹핀거리 최고의 맛집, 프레지던트 그랜드 팰리스(President Grand Palace) 마닐라 비논도 지역에는 오래된 맛집이 아주 많기로 유명하지만, 누군가 마닐라 여행을 와서 차이나타운 맛집이 어딘지 물어왔을 때 굳이 꼭 방문해보시라는 안내는 하지 않는다. 동베이 덤플링(Dong Bei Dumplings)는 만두가 맛있고, 뉴토호푸드센터(New Toho Food Center)는 1888년부터 장사를 해온 집이라 역사가 숨 쉬는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곳들을 추천하지 않는 것은 초행길이라면 찾기가 어려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좁고 좁은 골목을 뒤져 식당에 가도 냉방 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서 맛을 느끼기보다 덥다고 느끼기 일쑤이기도 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동베이 덤플링의 만두가 엄청나게 획기적으로 맛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다면..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22페소의 행복, 상하이 프라이드 시오파오(Shanghai Fried Siopao) 필리핀에서 22페소(약 500원)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수박도 먹고, 지프니도 타고, 신문도 읽고, 고마운 이에게 팁도 주고 이런저런 일을 할 수 있겠지만, 혹 차이나타운의 옹핀거리에 있다면 시오파오를 사서 먹는 것이 어떨까 싶다. 옹핀거리의 '상하이 프라이드 시오파오(Shanghai Fried Siopao)'에 가서 방금 구운 따뜻한 시오파오를 사는 것이다. 시오파오(Siopao)는 1920년대 중국 남부의 광둥성에서 온 중국인 이민자들이 만든 찐빵이다. 화교들이 고향에서 먹던 차시우바우(Cha siu bao)를 조금 변형하여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둥글납작한 작은 빵(hot bun)은 "먹기 편한 데다가 맛도 좋고, 가격마저 저렴한 음식"으로 필리핀 사람들에게 퍼지게 되었다. 간식으로 혹은 한..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1940년에 문을 연 식당, 추안키 차이니즈 패스트 푸드(Chuan Kee Chinese Fast Food) 컴퓨터나 옷은 새것을 좋아하지만, 그 외는 대체로 오래된 것을 좋아한다. 어린아이보다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좋아하고, 신곡보다는 50년 전에 유행했다는 노래를 좋아한다. 식당도 방금 문을 연 반짝반짝한 곳보다는 옛 맛을 고집하는 노포 식당을 선호한다. 새로운 지역을 여행하게 되면 가장 오래된 식당이나 빵집이 어딘지부터 찾아볼 정도이다. 하지만 무조건 오래되었다고 해서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름의 작은 역사가 있는 곳, 한 가지 일을 계속할만한 열정이 있는 누군가 소복소복 쌓아온 삶의 이야기가 있는 곳을 좋아한다. 마닐라에서 오래된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비논도(Binondo)의 뉴 토호 푸드센터(New Toho Food Center)가 1등이다. 이 집은 명성황후가 재위했을 때, 그러니까 1866년에 문을 열..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손만두로 유명한 집, 동베이 덤플링(Dong Bei Dumplings) 마닐라 차이나타운에서 맛집으로 유명해진다고 해서 모두 가게를 확장하고, 체인점을 내는 것은 아니다. 비논도(Binondo) 유챙코 거리 끝자락에 있는 동베이 덤플링(Dong Bei Dumplings)만 봐도 그렇다. 필리핀 사람들이 차이나타운의 맛집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꼭 등장하는 곳이 바로 이 집이다. 그래서 그 정도로 유명하면 돈을 잔뜩 쓸어 담아서 이미 어디 근사한 곳에 건물을 세웠을 것 같은데 언제 가도 늘 똑같은 허름한 모습으로 좁은 가게 안에서 만두를 빚고 있다. 차이나타운의 유명한 식당 대부분이 골목길 안에 꼭꼭 숨어 있기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 가게는 매우 찾기 어려운 골목길 안에 자리 잡고 있다. 그뿐인가. 간판마저 눈에 띄지 않는다. 눈썰미 나쁜 사람은 가게 앞까지..
[필리핀 마닐라 비논도] 치노이(화교)에게 유명한 맛집, 우노 씨푸드 레스토랑(UNO Seafood Restaurant) 누군가 비논도 에스콜타 거리에 있는 중식당 하나를 숨겨진 맛집이라고 소개해주면서 마닐라 차이나타운 근처에 사는 치노이(Tsinoy) 부자 아주머니들이 가족 모임 때 즐겨 가는 곳이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빈틈없이 깐깐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이 필리핀 화교 아주머니들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쳉 아주머니만 봐도 그렇다. 이번 설날에도 티코이(Tikoy)를 한 포대나 사서 가게 단골들에게 선물하시기에 이렇게 나누어 주려면 티코이 값으로 돈을 꽤 쓰셨겠다고 했더니 동네에서 직접 티코이 만드는 집을 찾아내어 파격가에 구매하셨단다. 다른 때라면 물건을 얼마에 사는 것이 적당한지 꼼꼼하게 알려주시면서, 티코이만큼은 나에게도 하나 선물한 터라 가격을 말하기가 난처한 모양이었다. 눈치로 짐작건대 시중의 절반 가격에 사신 모..
[필리핀 마닐라 만달루용] 에그누들 마미(Mami) 맛집 - 찰리 완톤 스페셜(Charlie Wanton Special) 반죽에 달걀을 넣어 만든 에그누들(egg noodle)과 소고기, 마늘, 양파, 양배추, 삶은 계란 등을 준비한다. 소고기가 없다면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써도 되고, 계란이나 양배추는 없다면 생략해도 되지만 에그누들만큼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한국의 잔치국수처럼 조리 방법은 간단하지만, 맛 내기란 쉽지 않다. 일단 소고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오래 끓여서 국물을 낸다. 그리고 양파 등 채소와 함께 에그누들을 넣고 익힌다. 삶은 계란이니 완톤 덤플링(wonton dumpling), 파 등을 고명으로 올리면 조리가 끝난다. 은근히 매력적인 이 음식의 이름은 마미(Mami soup)이다. 필리핀 음식 중에 마미(Mami)라는 이름의 국수가 있다. 지금이야 필리핀 어딜 가도 파는 음식 중 하나이지만, 알고 보면 이..
[필리핀 마닐라] 마이크 스틸키의 책 그림과 함께 하는 커피전문점, 커피 프로젝트 블랙(Coffee Project Black) 나처럼 온종일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중독을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카페인 중독자가 커피 마시기를 중단하면 두통이나 피로, 졸음, 산만함, 우울증과 같은 금단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 이야기이다. 주변 사람들이 질려 할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면서도 아직 금단 증상에 시달린 적이 없는데, 특이한 신체를 가졌거나 카페인에 내성이 생겨서는 아니고 몸에 커피 공급을 중단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핸드 드리퍼를 사다가 집에서 내려 먹는데, 250g씩 파는 원두가 성에 차지 않아서 1kg씩 사다 놓는다. 그러니까 집에 쌀이 떨어지는 일은 있어도 커피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 우물물을 길어 써야 하는 시골 산속에 살면서도 나무 장작으로 물을 끓여서 커피를 내려 마시고는 했..
[필리핀 마닐라] 별 다섯 개! 필리핀 최고의 레스토랑 - 카사 로세스(Casa Roces) 돌이켜보면 어린이였을 때 나는 세상에 대해 오해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되면 뭔가 즐거운 일이 가득할 것 같았지만, 나이를 먹는다고 즐거운 일이 가득하진 않으니 하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게 있어 어른이 되어서 좋았던 일은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잔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 정도였다. 요즘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 그리고 슬그머니 잔소리를 듣지 않음을 좋아하는 마음과 아쉬워하는 마음의 무게를 비교해보기도 한다. 서로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고 결혼하였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사이가 꽤 좋은 편이셨다. 젖먹이 손녀딸의 보호자가 되면서 부부싸움이란 것을 시작하셨는데, 표면적인 승자는 늘 할아버지였다. 무조건 아이 편인 할아버지와 가정 교육을 중요하게..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칸시 불랄로(Kansi Bulalo)맛집 - 팻팻 칸시(Pat Pat's Kansi) 하늘이 두 가지 색을 한꺼번에 품고 있는 오후였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파란 하늘이,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잿빛 하늘이 보였다. 바람 끝으로 더운 기운이 감도는 이런 날씨가 여러 날 계속되면 문득 여름이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잠깐 자전거를 탔을 뿐인데 꽤 더워서 사거리 신호등 옆에 서 있다가 이내 자리를 뜬 것은 두리안 냄새 때문이었다. 과일 좌판 위에 놓인 두리안은 고작 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거리를 가득 두리안 냄새로 채우고 있었다. 두리안 냄새를 피해 딱히 목적지도 없이 거리를 어슬렁대다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하지만 '고작' 점심 메뉴를 결정하는 일도 쉽지 않았으니,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나마 모퉁이 일식당이 마음에 들지만, 주인이 일본 사람이었다. 아직도..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우육면 파는 대만 음식점 - 팻푹키친(Fat Fook Kitchen) 한가한 일요일 오후, 모처럼 무언가 맛있는 것이 먹고 싶었던 나는 마카티에 있는 대만음식점에 가서 우육면을 먹기로 했다. 글로리에타 쇼핑몰에 있는 팻푹키친(Fat Fook Kitchen)에서 우육면을 파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난 것이다. 마카티 그린벨트 쪽에 갈 때마다 들러서 밀크티를 사 먹는 곳이지만 식사를 해본 적은 없으니 밥도 밀크티만큼 괜찮은지 궁금하기도 했다. 대만에는 베트남만큼이나 맛집이 많아서 온종일 먹고 싶은 것이 잔뜩이지만, 그중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 내 선택은 단연 우육면이 될 터였다. 소고기를 오랫동안 끓여 만드는 대만의 우육탕 그 특유의 맛이란 얼마나 매력적이란 말인가! 내게 우육면은 대만에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마닐라에 살면서 우육면을 먹기란..
[필리핀 클락] 팜팡가 전통음식점 - 마탐이 퀴진(Matam-ih Authentic Kapampangan Cuisine) 먼저 말린 타로 잎(토란)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깨끗하게 씻어낸 타로 잎(taro leaves)을 코코넛 밀크와 함께 끊이는 것부터 요리는 시작된다. 20분 정도 끓여서 타로 잎 색이 어두워지면, 다시 한번 뭉글하게 끊이면서 고추와 마늘, 생강 다진 것을 좀 넣는다. 간은 바고옹(필리핀식 새우젓)으로 하는데, 개인의 취향껏 넣으면 된다. 집에 여유가 있으면 돼지고기나 새우 등을 넣어도 되지만 없다면 없는 대로 요리해도 된다. 그러니까 이 음식을 만드는 것에 필요한 것은 비싼 식자재가 아닌 넉넉한 시간이다. 타로 잎이 코코넛 밀크를 흠뻑 머금고 특유의 맛을 낼 때까지 오래오래 끊여야 제맛이 난다. 김치찌개처럼 하루 전날 해두었다가 다음 날 먹으면 좀 더 맛있다고 하지만, 어지간히 많이 만들지 않으면 맛..
[필리핀 생활] 열대과일의 천국, 마닐라에서는 커다란 포멜로가 150페소! "포멜로 껍질 벗길 줄 알아? 내가 해줄까?"150페소를 주고 포멜로(Pomelo) 하나를 사놓고 냉큼 가방에 넣으려는 내게 미라 아주머니가 먹을 줄 아느냐고 물어왔다. 오렌지처럼 대충 껍질을 벗기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나는 좀 게으른 편인 데다가 가능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서 얼른 껍질을 다듬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아주머니가 칼집을 내어 잘라준 포멜로는 속이 주황빛이었는데 무척이나 향이 좋았다. 그리고 먹는 와중에도 입안에 군침이 고일 정도로 싱싱한 맛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맛있는 과일을 먹다니 감사한 마음으로 기꺼이 포멜로의 맛을 음미하는 내게 미라 아주머니가 과일 맛이 어떠냐고 물어왔다. 길거리에 파는 20페소 국수로 대충 때우면서 과일을 팔고 있는 미라 아주머니가 과일..
[필리핀 리잘] 피코 데 피노 카페 앤 레스토랑(Pico de Pino Cafe and Restaurant) 정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건만 괜찮은 레스토랑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리잘(Rizal province)의 산속에서 근사한 레스토랑을 만나게 될 줄이야 누가 상상했겠는가. 마닐라에서 안티폴로를 거쳐 가는 동안 차가 막힐까 걱정된 나머지 너무 일찍 출발했던 모양이다. 마숭이 지오리저브 열대우림 생태공원 앞에 도착했을 때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트래킹 예약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활용해 아침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른 것까지는 좋았는데 주변에 변변한 식당이 있을 것이라고 보이지 않았다. 한적하다 못하여 썰렁하게까지 느껴지는 시골길에 기껏해야 작은 로컬 깐띤(Canteen. 간이식당을 의미) 정도 있겠지만, 바나나라도 좀 살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차로 ..
[필리핀 전통음식] 일로코스 스타일의 튀김만두, 엠파나다(empanada) 인간이란 국적이나 삶의 형태를 떠나 대체로 비슷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라는 하게 될 때가 있다. 만두와 같은 음식만 봐도 그렇다. 인도의 사모사나 러시아의 피로시키, 베트남의 짜조, 스페인의 엠파나다 등등 지역마다 그 이름이 다르긴 하지만 저 멀고 먼 외국에서 먹는다는 음식이 한국의 음식과 비슷한 것을 보면 신기한 노릇이다. 물론 속에 넣는 재료나 익히는 방법 등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밀가루로 피를 만든 뒤 속을 채워 만드는 조리 방식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스페인 북부 지방에서 유래했다는 엠파나다(empanada)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 필리핀으로 전해져서 필리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하지만 필리핀 사람들이 간식으로 먹는 엠파나다는 스페인 전통의 엠파나다와는 조금 다르다. 11,..
[필리핀 마닐라] 35페소의 맥주와 59페소의 나초, 치와와 멕시칸 그릴(Chihuahua Mexican Grill) 보니파시오 중심가는 워낙 월세가 비싸고, 내게는 심심하게 느껴지는 동네라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 근처에 살고 있다면 가끔 들리고 싶은 곳을 발견했다. 가게 인테리어가 복잡과 혼잡 그리고 뭔가 독특한 재미 사이를 넘나들고 있긴 했지만,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보니파시오 하이스트리트 인근에서 커다란 창가 자리에 앉아 35페소짜리 맥주를 마실 수 있게 해준다면 어지간한 것은 모두 좋게 여겨진다. 직원도 친절한 데다가 59페소의 나초가 무척이나 바삭바삭하니 맛이 좋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고소한 나초와 함께 마실 타이거 비어(Tiger Beer) 흑맥주가 단돈 35페소(한국 돈으로 800원)라는 것이다. 흑맥주를 크게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필리핀에서도 35페소를 내고 맥주를 마시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이 맥..
[필리핀 마닐라] 라푸라푸(다금바리)와 복어 회 사이에서 - 마카티 마산가든 나는 9페소 지프니 값도 아까워하는 편이지만 입맛만큼은 꽤 고급인데, 이를테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복어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복어를 먹어본 것이 언제였던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니, 이제는 누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오징어라고 답해준다. 하지만 필리핀 마닐라에도 복어를 파는 식당이 있다. 나로서는 매우 신기한 노릇이지만, 마카티 피불고스에 있는 마산가든 이란 이름의 한국음식점에 가면 가게 안에 수족관에 복어를 놓고 복어회니 이런 음식을 판다. 여느 한식당처럼 이런저런 한국 음식을 모두 파니 복요리만 취급하는 복어전문집이라고 보기는 어려워도 1979년부터 영업을 한 오래된 식당이라 복어 다루는 솜씨만은 믿을 만하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생활하게 되면 복요리와 같은 것을 보게 되는 것만으로도 마음..
[필리핀 음식] 바콜로드의 마스코바도 설탕과 피아야(Piaya) 중국 화교들이 만든 필리핀 간식이라면 호피아(Hopia)와 함께 피아야(Piaya)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호떡 비슷한 모양을 한 피아야(Piaya)는 필리핀 네그로스(Negros Occidental) 지역에서 만들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필리핀 곳곳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간식이다. 그러니 호두과자 이야기를 하면서 천안을 빼놓을 수 없듯이, 피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바콜로드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기 어렵다. 마스카라 페스티벌(Masskara Festival)로 유명한 바콜로드(Bacolod City)에 가면 도시 곳곳에 피아야 전문점이 있는데, 상당히 인기가 좋다. 바콜로드 실라이 국제공항에만 가도 파살루봉(여행 기념품)으로 피아야(Piaya)를 상자째로 사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정..
[필리핀 마닐라] 1912년에 문을 연 우베 호피아의 원조 빵집. 엥비틴(Eng Bee Tin) 중국 청나라가 아편 전쟁을 치르고 난국을 맞을 즈음의 일이다. 청나라가 위기에 내몰리던 1900년대 초반,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로 중국 남동부 복건성(푸젠성)에서 온 이민자(Fujianese immigrant)들이 대거 이주해오기 시작했다. 필리핀을 중국과의 교역의 거점으로 삼으려 하던 스페인의 정책에 따라 이미 16~17세기부터 마닐라에는 수만 명에 달하는 화교가 살고 있었으니, 중국 복건성에서 대만을 지나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로 이주해 간 것이다. 그리고 이들 화교 덕분에 필리핀에 중국의 월병과 비슷한 모양의 국민 간식이 생겨났다. 굽는 방법이나 모양새는 대동소이하지만,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조금 다른데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박피아(Bakpia. meat pastry를 의미)라고 부르지만, 필리핀 사..
[필리핀 마닐라] 갓 구운 호피아(Hopia)를 파는 빵집, 베이커스 페어(Bakers Fair) 갓 구운 호피아를 사서 먹고자 한다면 마닐라 어디로 가야 할까?중국 푸젠성에서 온 이민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호피아(Hopia)는 필리핀 사람들이 즐겨 먹는 간식이다. 슈퍼 빵 코너에서도 볼 수 있는 대중적인 간식이라서 마닐라 곳곳에는 엥비틴(Eng Bee Tin)를 비롯하여 호피아로 유명한 빵집이 꽤 많다. 하지만 그래도 뜨거운 철판을 가져다 놓고 바로 구운 호피아를 살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그리고 디비소리아나 차이나타운에서 로컬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호피아 빵집을 가고자 한다면 베이커스 페어(Bakers Fair) 빵집을 빼놓기 어렵다. 렉토역 사거리에 있는 이 빵집은 1965년도부터 호피아를 구워 팔았다는 곳으로, 오픈 당시만 해도 매우 작은 가게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호피아와 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