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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구석구석/메트로 마닐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쿠아낭 박사가 연 새로운 가능성의 문, 핀토 아트 미술관(Pinto Art Museum) 10년도 훨씬 전, 그러니까 필리핀의 대통령이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Gloria Macapagal-Arroyo)이던 때의 이야기이다. 아로요 대통령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을 때, 앰뷸런스는 의술이 뛰어난 명의를 찾아 세인트룩스 메디컬센터로 달려갔다. 다행히 큰일은 아니었는지, 신문에는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되었음을 알리는 호벤 쿠아낭 박사의 사진이 실렸었다. 신경과 전문의인 쿠아낭 박사는 대통령의 치료를 담당했을 정도로 실력 있는 의사이지만, 그가 유명해진 것은 의술 때문이 아니었다. 쿠아낭 박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미술 작품 수집이라는 그의 취미였다. 1960년대에 이스트 대학교(University of the East)를 졸업하고 하버드 의과대학 대학원을 다녔을 때만 해도 쿠아낭은 그의 노년이 미..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왕송천 씨가 고물상에서 고물을 파는 이유 왕송천 씨는 왜 내가 트럭 위에 올라가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내가 트럭 위에 올라가 보겠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만류한다. 쓰레기 더미가 울퉁불퉁하여서 잘못하면 균형을 잃고 떨어질 수 있는데, 단단한 물건 위에 떨어지면 크게 다친다는 이유이다. 트럭 위의 풍경을 보고 싶다고 졸라봤지만 어림도 없다는 얼굴이다. 내가 다치면 엄마에게 크게 혼이 난다는 이야기까지 하니 아쉽지만, 트럭 위에 올라가는 일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고물상 가운데 서서 아저씨들에게 요즘 고물 시세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에 대한 심도 있는 하소연을 들었다. 아저씨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는 카툰(kartun)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에 5페소였는데, 요즘은 2페소로 확 줄었다는 것이다. 대체 카툰이 뭔데 그렇..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따가이따이 맛집 - 백 오브 빈스(Bag of Beans) 매장 위치 잠깐 마닐라 여행 중인 한국인 여행객에게 따가이따이는 따알화산 분화구 위까지 조랑말을 타고 돌아오는 반나절 데이투어 코스에 불과하지만, 마닐라에 사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따가이따이는 가족과 함께 주말 근교 나들이를 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피플스 파크 인 더 스카이(People's Park in the Sky)나 피크닉 그로브(Picnic Grove)에 가서 호수 풍경도 보고, 스카이 랜치 놀이공원(Sky Ranch)이나 칼레루에가 성당(Caleruega church), 진저브레드 하우스(The Gingerbread house) 등도 가고, 주말 하루 시원한 바람을 쐬고 돌아오는 것이다. 물론 예쁜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이다. 원래 따가이따이에는 호숫가를 따라 레..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마닐라 입국 후 이용 가능한 면세점, 피에스타몰(Fiestamall) 지난달 8월 초의 일인데, 마닐라 공항에 조금 색다른 것이 생겼다. 필리핀 면세점(DFP, Duty Free Philippines)에서 터미널3에 슈퍼마켓을 연 것이다. 800㎡(약 240평) 규모의 이 슈퍼마켓은 슈퍼마켓이란 이름답게 세탁용 세제니 샴푸, 통조림, 냉동식품, 과자 등 식료품이 주요 판매대상으로, 언뜻 생각하기에 공항까지 가서 누가 저런 것을 살까 싶은 것을 잔뜩 판다. 그런데 이 슈퍼마켓에 대한 필리핀 면세점(DFP) 측의 설명이 재미있다. 여행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슈퍼마켓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LCC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 수하물을 보내려면 추가 비용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에서 물건을 사서 들고 오느냐고 위탁수하물 용량을 추가하지 말고 마닐라로 돌아와서 면..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병뚜껑 악기와 메리 크리스마스 해마다 9월 1일이 되면 나는 유튜브를 열어 1990년에 발표되었다는 오래된 노래를 듣는다. 호세 마리 찬(Jose Mari Chan)이 부른 "Christmas in Our Hearts"와 "A Perfect Christmas"라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검색까지 해서 듣는 이유는 간단하다. 필리핀 신문에서 크리스마스 때문에 연말 교통 체증이 시작된 것 같다고 호들갑스럽게 떠들어 대는 것을 보기 전에 호세 마리 찬의 사랑을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크리스마스 기분을 시작하고 싶기 때문이다. 9월이 되었고, 필리핀 스타(Philippine Star)와 같은 신문에까지 "크리스마스 카운트 다운이 공식적으로 시작됩니다. (The countdown to Christmas officially begins...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그랩(Grab)의 무료 전동스쿠터를 이용하여 인트라무로스를 돌아보는 방법 전동스쿠터를 빌려 타고 마닐라 인트라무로스를 여행해볼까?필리핀 관광부(DOT. Department of Tourism)에서 그랩(Grab)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전동스쿠터 대여 서비스를 한다는 소식이다. 그랩에서 아직 구체적인 운영 시간은 밝히지 않았지만, 다음달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보니파시오 업타운몰에 이어서 마닐라의 인트라무로스(Intramu​ros)​에 그랩 휠스(Grab Wheels) 주차 스테이션을 만들어 서비스하겠다는 것인데, 석달동안은 이용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필리핀 관광부에서는 전동스쿠터의 사용으로 환경도 보호하고, 교통혼잡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랩 측에서는 전동 스쿠터를 30대 준비하여 한 달 동안 시범 운행을 해본 뒤 서비스..
[필리핀 생활] 대통령 대변인이 생각하는 마닐라 교통체증 해결책 "늘 죽인다는 소리만 하니까 좀 지겨워!"자신의 나라의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 질문에 A의 답은 간단했다. 마약과의 전쟁이나 공무원 부패 척결 등은 모두 좋은 생각이지만 왜 늘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죽인다는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A의 말이 필리핀 사람 전체의 의견이라고는 보기 어렵겠지만, A처럼 착실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 중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으리라 짐작된다. 필리핀 국민도 아니고, 외국인 주제에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Roa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이나 이스코 모레노 도마고소(Isko Moreno Domagoso) 마닐라 시장(mayor)의 정치 행적에 무어라고 촌평을 덧붙이겠느냐마는 그래도 이들의 등장한 이후 무언가 변화되고 ..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⑦ 여행고수처럼 호텔 예약 사이트를 보는 방법 ▲ 수리가오 클럽 타라 리조트(Club Tara Resort. Surigao del Norte) ■ 여행고수처럼 호텔 예약 사이트를 보는 방법 아고다, 트립닷컴,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부킹닷컴, 트리바고, 카약 등과 같은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괜찮은 호텔을 찾는 요령을 이야기해보면 아래와 같다. 하나하나 따지려면 번거롭지만, 호텔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잘 보면 좀 더 괜찮은 곳에서 숙박할 가능성이 커진다. ① 예산 확인호텔 숙박비로 쓸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먼저 생각해본다. 호텔을 선택하고 그 금액에 맞추어 여행경비를 준비해도 되지만, 호텔비로 얼마나 쓸 것인지 생각하고 그 금액 안에서 가장 괜찮은 호텔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관련 글 보기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⑥ 마닐라 지역 주요 호텔 가격 및 시설 비교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가 무려 12.7%나 된다는 나라답게 필리핀에는 호텔이 정말 많다. 길이가 12km밖에 되지 않는 보라카이 작은 섬만 봐도 필리핀 정부에서 운영허가를 받은 호텔과 리조트가 372개나 있을 정도이다. 보라카이가 이 정도이니 필리핀 전역에는 엄청난 숫자의 호텔이 있다고 보면 된다. 호텔 예약사이트인 아고다(Agoda)에서 메트로 마닐라 지역의 호텔만 검색해도 천 개가 넘는 호텔이 보일 정도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아고다홈즈(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숙박업소)까지 포함한 숫자이다. 그리고 여행객들이 방문할만한 곳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지역의 호텔도 상당수이다. 이것저것 따지면 실제로 여행 중 방문할만한 호텔은 백여 개로 압축된다. 또, 그중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호텔은 수십..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⑤ 호텔 숙박비 (저가호텔vs중급호텔vs고급호텔) ▲ Nay Palad Hideaway. Surigao del Norte 여행 경비 중에서 호텔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항공료만큼 높다. 하지만 호텔비로 쓰는 돈은 사람마다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에 따라 큰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단순히 잠만 자는 용도로 호텔이 필요하다면 몇만 원이면 충분하지만, 가족여행을 위해 괜찮은 호텔을 구한다면 1박에 10만 원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 등 주요 여행지가 아닌 곳으로 가면 호텔 숙박비가 좀 더 저렴해지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고급 호텔의 가격까지 내려가지는 않는다. 한적한 곳에 있는 호텔이 도심의 5성급 호텔보다 더 가격이 비싼 경우도 많다. 사실 필리핀에서 가장 비싸다는 리조트와 호텔은 일반인은 접근도 어려운 외딴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④일일투어(데이투어) 비용 필리핀은 물가가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자세히 보면 인건비만 싸고 공산품은 비싸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를 들어 사람 손으로 하는 마사지는 저렴하지만,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은 한국과 거의 가격이 비슷하다. 기름값은 약간 저렴하지만, 물가와 비교해 고속도로 통행료는 꽤 비싼 편이다. 그래서 차량을 단독으로 이용하여 거리가 먼 곳으로 가야 한다면 투어 비용이 올라간다. 어떤 액티비티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여행을 한다고 해도 단독투어냐 그룹투어냐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 그리고 데이투어를 필리핀 현지에서 바로 예약하든 혹은 한국에서 예약하고 오든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지 않는다. 하지만 팔라완의 지하강 투어처럼 입장객 수가 제한적이라서 사전 예약이 필수인 곳도 있고, ..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③식비 (현지식 vs 한식) 식비는 호텔비만큼이나 개인 편차가 심한 부분이다. 망이나살 닭고기 바베큐나 졸리비 햄버거 등을 먹는다면 백 페소만 정도만 내도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필리핀까지 와서 100페소짜리 졸리비만 계속 먹는다는 것은 좀 어렵다. 물론 서민들에게는 졸리비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분들이 식사로 많이 드시는 국수는 20페소면 한 그릇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잠깐 필리핀 여행을 와서 길에서 저렴한 로컬 음식만을 먹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좀 괜찮은 곳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으려면 2인 기준 천 페소 정도는 내야 한다. 한식당도 마찬가지이다. 간단하게 김치찌개를 먹겠다면 3~400페소 정도 예상하면 되지만, 특식으로 요리를 먹으려면 천 페소는 넘게 나온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먹..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② 현지 교통비 (대중교통/그랩카/렌터카) 보니파시오 하이스트리트에는 43밀리언 페소의 람보르기니를 파는 자동차 판매장도 있지만, 그 스포츠카를 타고 몇 시간만 가면 아직도 카라바오 소를 이용한 우마차가 중요한 이동수단이 되는 곳이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열악하기로 소문이 났지만, 그래도 교통수단의 종류만큼은 많다. 택시와 버스는 물론이고 지프니, FX 밴, 트라이시클, 페디캅(트라이시카드) 등등 여러가지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다. 메트로 마닐라에서는 MRT와 LRT라고 부르는 지상철도 있고, PNR 기차도 운행된다. 안전하냐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오토바이 택시인 하발하발(Habal Habal)과 앙카스(Angkas)도 있다. 인트라무로스와 비간 쪽에서는 칼레사(Calesa)라고 부르는 말마차도 탈 수 있다. 1억 8백만 명..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여행 경비를 계산하는 방법 - ① 항공권 가격 (항공료) 필리핀 전국 일주가 목표라서 북쪽 바타안에서 남쪽 다바오까지 필리핀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혼자서는 도무지 방문하기 힘든 지역이나 외교부의 여행 금지 지역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역을 여행한 듯하다. 1박에 만 페소가 넘는 호텔도 갔었지만, 200페소짜리 방을 얻어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교통수단도 비행기에서부터 배, 버스, 지프니, 트라이시클 심지어 자전거까지 거의 모든 것을 동원하여 돌아다녔다. 하지만 "필리핀으로 자유여행을 가려면 경비가 얼마나 들까요?"라는 질문처럼 어려운 질문이 없다. 사람마다 기대하는 정도나 소비 수준이 다르므로 대답하기가 여간 곤란하지 않다. 꼭 생활비와 같아서 적게는 몇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몇백만 원까지도 쓸 수 있는 것이 여행 경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균적으로 드는 비..
[필리핀 생활] 저작권을 침해하는 교민지? 세부코리안뉴스 교민지로부터 저작권을 침해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리핀 통계청에 필리핀 사람들의 급여에 대한 최신 자료가 올라왔기에 글을 써볼까 하여 자료조사를 하다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2017년도에 필인러브에 올렸던 글과 매우 유사한 글을 발견했다. 단어 몇 개, 문장 종결어미 몇 개만 바뀌었을 뿐 거의 흡사하여 글의 삭제를 요청하였더니 블로거 분에게 '세부코리안뉴스'라는 이름의 교민지에 올라온 글을 스크랩하여 올려두었던 것이라는 답장이 왔다. 세부코리안뉴스에서 작성한 글인 줄 알고 세부코리안뉴스라고 출처까지 써두었다는 것이다. 대체 무슨 교민지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확인해보니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인 스룩(SROOK)에 그동안 발행한 교민지가 올라와 있고, 발행 권수가 무려 444권에 이른다. 발행 권수가 많..
[필리핀 마닐라 여행] 산타 아나와 770번 바랑가이 재잘대는 바람이 골목 끝에서 끝까지 불어오고 있었다. 그 바람 덕분인지 오후의 햇살 덕분인지 골목 안을 장식해 둔 깃발이 꽤 아름다워 보이는 오후였다. 한 줌의 비닐로 만들었을 초라한 장식이지만, 하염없이 펄럭이며 제할 도리를 다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이 하고 싶은 것일까 내 도리를 찾지 못한 나는 그 풍경이 좋아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이나 골목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도 그 풍경 속에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했다.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어릴 적부터 습관이지만,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면 꼭 그 동네 지도를 그려놓곤 했다. 하지만 내 동네 지도는 펜을 들고 종이에 그리는 지도가 아니다. 그저 내 마음속에 그리는 지도이다. 그러니까 어디에 가면 싱싱한 계..
[필리핀 마닐라 생활] 거북이 형과의 산책 한가한 오후, 나의 잘나신 친구분이 뭐 하고 지내느냐고 안부 메시지를 보내왔다. 나는 재빨리 "형 산책 시켜"라고 답장을 보냈지만, 그 뒤 소식이 없다. 평소 답장이 빠르고, 말도 많은 이 친구가 한참이나 아무 말이 없더니, 좋은 하루 보내라는 간단한 답만을 보내왔다. 거북이 산책시킨다고 하지 말고 그냥 거북이 운동을 시키고 있다고 답을 할 것을 그랬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이미 지난 일이었다. 왜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 지겨워진 와중에 병원에서 스트레스성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데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장을 그만둔 이후 실업자 신세가 된 내가 요즘 가장 즐겁게 하는 활동을 두 가지 꼽으라면 애거사 크리스티 추리소설 읽기와 "형"이라고 이름 붙인 나의 거북이를 산책시키는..
[필리핀 생활] 톤도 출신의 마닐라 시장 이스코 모레노와 차이나타운 요즘 필리핀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정치인을 이야기하자면 이스코 모레노 도마고소(Isko Moreno Domagoso)를 빼놓기 어렵다. 마닐라 시장 이스코 모레노 도마고소는 톤도(마닐라의 대표적인 빈민가) 출신의 정치인으로 상당히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젊었을 적 그는 메이 미나마할(May minamahal. 1993), 도동 스카 페이스(Dodong Scarface.1995) 등 영화에 출연하면서 배우로 활동했었는데,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기간에도 텔레비전 드라마에 단역으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굳이 텔레비전을 볼 필요도 없이 그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 같기도 하다. 이스코 모레노는 마닐라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가장 치안이 좋지 않다는 지역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특별한 직업이 없었다. 이스코 ..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조선 최초의 천주교 신부, 불라칸 김대건 성인 성지(Bulacan’s Korean Temple) 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안에 그려진 것은 머리에 갓을 쓴 조선 사람이었다. 무언가를 기도하는 듯 두 손은 가지런하게 모여 있다. 필리핀에 있는 성당 안 스테인드글라스에 조선 사람이 그려진 것이 신기하여 넋을 잃고 보다가 비가 후두둑 떨어지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그만 떠나려는데 성당 앞마당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나를 보고 뭔가 이야기를 해오셨다. 타갈로그어라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눈치가 아무도 없는데 왜 빈 성당 안에 들어가 있느냐는 것인가 싶다. 성당을 구경 온 한국인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반가워해 주시면서 "안드류 킴(Andrew Kim)"을 보러 왔느냐고 물으신다. 필리핀 사람들이 알파벳 에이(A)를 '아'로 발음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아주머니의 안드류 발음은 유독 또렷했다.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나..
[필리핀 마닐라 여행] 불라칸 신공항과 페디캅, 우기 도로 침수 유난히 페디캅(Pedicab)이 많은 동네였다. 필리핀 시골로 가면 동네 골목이 좁고 기름값이 비싼 경우 트라이시클 없이 페디캅만 잔뜩인 동네를 만나게 되기도 하지만, 메트로 마닐라 도심에서 갓 벗어난 동네에 이렇게나 페디캅이 많으니 신기할 뿐이다. 게다가 이곳의 페디캅 자전거는 다른 지역과 모양이 조금 달랐다. 일단 차선 하나를 오롯이 차지해야 할 만큼 크기가 컸다. 그리고 운전기사 옆에 만든 승객용 자리는 두 명이 앉아도 부족함이 없게끔 넓어 보였다. 좌석 아래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어 물건을 잔뜩 들고 타도 편할 듯 보였다. 자전거 앞쪽까지 튼튼하게 보이는 봉을 만들어서 비닐봉지며 우산 등을 걸 수 있게끔 해두었는데 주인 취향에 따라 백미러 거울이니 장식을 달아 놓아서 개성이 넘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