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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구석구석/루손 섬 : 기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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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카비떼의 작은 테마파크, 진저브레드 하우스(The Gingerbread house) 예술가가 유명해지기 위해서 꼭 다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은 작곡가 비제만 봐도 알 수 있다. 비제가 작품을 적게 썼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카르멘'과 '아를르의 여인' 두 작품만으로도 비제라는 이름 두 글자를 널리 세상에 알렸다. 하지만 카르멘이란 작품이 유명해진 것은 비제가 죽은 뒤라고 하니, 비제는 죽고 나서 생기는 것들이 무슨 소용이냐는 말을 증명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피아노에 소질을 보이면서 음악가의 길을 걸었던 비제는 스승의 딸과 결혼하여 죽기 전까지 매우 평온한 삶을 살았다고 하니, 충분히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살아 있을 때 자신의 작품이 유명해지는 광경을 보지 못했음은 아쉬운 일이지만, 죽은 뒤라도 유명해지길 원하는 이가 보면 매우 복 받은 삶..
[필리핀 바탕가스 자유여행] 세계 최고 높이의 성모상, 몬테마리아(MONTEMARIA) 깔끔하면서도 어수선한 느낌을 동시에 주는 동네였다. 특별한 것도 혹은 특별하지 않을 것도 없는 동네는 일요일 아침을 느리게 시작하고 있었다. 그 복잡함을 뒤로하고 시내를 빠져나오자 바다가 보였다. 바닷가를 끼고 길게 쭉 뻗은 길은 보기만 해도 상쾌했다. 코발트 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진한 바다색은 시선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아름다웠다. 바다 색깔은 필리핀 그 어디에 있는 바다와 견주어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지만 높은 파도 때문인지 놀러 나온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하늘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어려울 정도로 날씨가 쨍하고 화창한데도 파도가 이렇게 거칠다면 비가 내리면 어떤 풍경이 될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해안가를 차지한 것은 고운 모래사장이 아닌 커다란 조약돌이었다. 아무리 ..
[필리핀 루손섬 여행] 누에바 에시하, 판타방간 댐(Pantabangan Dam)을 지키는 사나이 일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아주 만족할 수도, 혹은 아주 불행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나는 잠시만 만족하고 말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했다. 어쩌면 꽤 오래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무언가 소일거리를 준비해야 할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라디오보다 책이 나을 것 같았다. 크기도 혹은 작지도 않은 나무였다. 그런 나무가 평범한 모습으로 쭉 늘어서 있는 평범한 시골길이었다. 염소 한 무리와 카라바오 소 한 마리를 보았을 뿐, 마땅히 시선을 두고 기억할만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판타방간 댐까지 가는 길은 거리가 꽤 되었지만, 가는 동안 크게 기억에 남을 일이라고는 하나 없었다. 그런데 댐의 시설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좋았다. 댐 위로 보이는 호수의 풍경이 꽤 근사하기도 하여서 일부러 ..
[필리핀 바타안 여행] 죽음의 행진과 사맛산 십자가(Mount Samat Cross)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4월이었다. 흰 구름 속으로 비는 한줄기도 보이지 않았다. 밥을 언제 먹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더위 속에서 걷는 일에 지친 병사들이 길거리에 쌓여갔다. 걷거나 혹은 죽거나 둘 중 하나였지만, 죽는 것이 편하게 느껴질 만큼 걷는 일은 고되었다. 하지만 일본군의 총칼은 무서웠고, 두려움은 병사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길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길의 끝에 간다고 해도 지금의 고통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더위와 먼지 속에서 100km의 길은 죽음의 길, 그 자체였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앙헬레스(Angeles)로 가기 전에 산페르난도(San Fernando)에서 루손섬 서쪽으로 빠지면 과구아(Guagua) 지역을 지나 "바타안 주(Province of..
[필리핀 딸락 여행] 코코넛 잎을 이용하여 전통간식 이부스 만들기 한국처럼 가전제품을 두루두루 갖추어 놓고 살지 못하는 필리핀 여자들의 삶이 불편하리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은 필리핀 음식문화는 한국과 달라서 설거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처럼 국그릇 밥그릇에 반찬 그릇까지 갖추어 놓고 식사를 하는 문화가 아니라서, 둥근 접시 하나만 있으면 해결되니 잔치를 한다고 해도 설거지할 것이 많지 않다. 특히 "부들 파이트(Boodle fight)" 형태로 잔치를 하면 그냥 넓적한 바나나 잎을 테이블에 깔아놓고 이런저런 음식을 차려내기도 하는데, 일거리가 줄 뿐만 아니라 상당히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이부스(정식 명칭은Suman sa Ibus이다)"라고 불리는 간식만 해도 그렇다. 코코넛 잎을 이용하여 모양을 만들어 내니, 아주 많이 사서 비닐봉지에..
[필리핀 라구나 여행] 칼리라야 호숫가의 멋진 글램핑 호텔 - 솔로비엔토(Soloviento) 멀리 호수 끝에서부터 구름이 밀려오며 하늘이 하얗게 흐려졌다. 톡톡 빗방울이 호숫가에 도트 무늬를 만들어 내면서 초록의 나무들에게 물을 주고 있었다. 한바탕 비가 가득 쏟아지고 나자 땅과 나무 그리고 바람 냄새가 섞여 주변에 상쾌함을 가득 채웠다. 비가 그치고 난 뒤에도 하늘은 여전히 하얀 구름으로 가득했지만, 그런 하늘 아래에서도 호수의 물이 초록으로 반짝였다. 대체 하늘이 푸른 날이면 이 호숫가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궁금할 정도로 주변이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필리핀 지도를 펼쳐놓고 마닐라의 라구나 호수를 찾은 뒤 다시 왼쪽으로 보면 칼리라야 호수(Lake Caliraya)라는 작은 호수가 보인다. 삐죽대는 모양이 산호초처럼 생긴 호수인데, 라구나 호수가 워낙 크니까 작아 보이지 생각..
[필리핀 라구나 여행] 필리핀에도 지열발전소가 있다고? 라구나(Laguna)에서 산토토마스(Santo Tomas) 지역 쪽으로 가다가 퍽 신기한 것을 보았다. 산길을 따라 마을까지 길을 따라 은색으로 반짝이는 파이프 관이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은색 파이프가 단순히 "그 동네에 가니 커다란 관이 있더라."는 정도로 이야기하기 어려울 만큼 규모가 컸다. 게다가 바로 근처에는 군부대도 보였다. 인적조차 없는 산길에 이런 시설이 왜 있는 것일까 싶었지만 대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어 차를 세우고 직원에게 묻기로 했다. "이제 뭔지 알았죠? 그런데 이거 비밀이니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이 시설이 대체 무슨 시설인지 한참이나 내게 설명해놓고 직원은 굳이 비밀이라고 하면서 아무에게도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당부를 했다. 정말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