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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생활/메트로 마닐라189

[필리핀 마닐라] 우한폐렴도 무섭지만, 생계유지는 더 무서운 법 "그런데 이번 일요일에 축제가 있어!"그전까지는 그런 이야기가 없더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퍼지니 무서움이 들었나 보다. 동네 사람들 입에서 바이러스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건강 조심하라는 말끝으로 아저씨가 내게 한 말은 이번 일요일에 마을에 축제가 있으니 구경 오라는 이야기였다.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과 사람이 몰려드는 축제 구경을 오라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도무지 논리에 맞지 않지만, 아저씨의 착해 보이는 얼굴에 대고 그게 말이 되느냐는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었다. 어제 마닐라 산라자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길거리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어제 이후 갑자기 마스크 .. 2020. 2. 1.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마닐라 어메이징쇼(Amazing Show Manila) 공연 재오픈 호세(Jose Marie Borja Viceral)가 태어난 해는 한국에서 로보트 태권브이라는 만화영화가 극장가를 휩쓸던 해였다. 한참 더위가 시작될 3월의 끝자락에 다섯 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호세는 가족들에게 투토이(Tutoy)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투토이네 집은 마닐라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치안이 나쁘다는 톤도였다. 바랑가이 캡틴이던 아버지가 살해당하자,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OFW 해외노동자 일을 나가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 투토이가 명랑하게 성장하기란 힘들었고, 어린 시절 내내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다. 성인이 된 투토이는 삼팔록에 있는 파 이스턴 대학(Far Eastern University)의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가수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가수만큼.. 2020. 1. 28.
[필리핀 마닐라] 인트라무로스에서 중국인이 똥을 쌌다고요? 어제 일이다.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도스 알바라도(Dos Alvarado) 씨는 인트라무로스(Intramuros)에 나갔다가 경악할만한 일을 목격했다. 그는 재빨리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자신이 본 것을 올렸다. 마닐라의 대표 관광지인 인트라무로스의 성벽에서 똥을 싸는 외국인(중국인)의 뒷모습이었다. 인트라무로스의 성벽은 어디 숨을 곳이 있지 않은 오픈된 공간이다. 하지만 도스 알바라도 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이 남자는 화분에 볼일을 본 뒤, 맨손으로 주변을 치우고 다른 세 명의 외국인들과 함께 자리를 떴다고 했다. 이 사진은 페이스북에 올라오자마자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작년 여름 보라카이에서 중국인이 해변에 똥 기저귀를 버린 탓에 바닷가 폐쇄조치가 내려진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 일에 대한 .. 2020. 1. 27.
[필리핀 생활] 설날 도마뱀 손님 게으른 나는 많은 일을 생각 속에서만 하고 만다. 설날 전에 한국슈퍼에 가서 떡을 사려는 것 같은 계획만 해도 그렇다. 슈퍼에 다녀와야 한다고 생각은 여러 번 하지만 도무지 실행에 옮기지를 않는다. 그리고 슈퍼까지 떡을 사러 갈만한 부지런함이 없는 나와 같은 종류의 인간은 떡국 대신 시리얼로 설날 아침을 먹으면서 시리얼을 개발한 사람에게 경의를 표한다. 시리얼을 배부르게 먹고 힘이 나서 신년맞이 방 청소를 한다고 오래간만에 전투적인 태도로 집 안 구석구석까지 걸레질을 하는데 상자 아래에서 도마뱀 한 마리가 후다닥 튀어나왔다. 카메라 배터리만한 키를 가진 아주 작은 녀석이었다. 손가락 발가락이 어찌나 작은지 아주 가까이 가서 봐야지만 몇 개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도마뱀이 모기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를 .. 2020. 1. 26.
[필리핀 생활] 어느 지역이 따알 화산 분화구 반경 14km 이내 위험 구역일까?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Phivolcs)에서는 화산이 분화 조짐을 보이면 화산의 상태 및 분화구의 크기 등을 고려하여 화산 폭발로 인한 위험 구역이 어디까지인지 계산한다. 분화구 근처에서 활동을 금지하고, 피해 예상 지역의 주민들을 대피하게 함으로써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다. 따알 화산(TAAL VOLCANO)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이라서 피해 예상 지역이 피나투보 화산처럼 넓지 않다. 현재 필리핀 정부에서는 따알 화산에서부터 반경 14km 지역을 위험 구역으로 보고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리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지역은 화산이 분화할 때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는 지역을 의미할 뿐 이 반경 바깥이라고 하여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따알화산이 폭발하더라도 마.. 2020. 1. 16.
[필리핀 생활] 1월 15일, 따알 화산 폭발에 대한 마닐라 현지 소식 따가이따이의 따알화산에 폭발 징후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지 나흘째, 오늘 신문 기사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따알화산을 무인지대(no man’s land)로 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한다. 공공 질서와 안보와 주민 건강을 위해, 따알섬 주민들이 다시 섬 안으로 들어가서 생활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섬 안으로 입도를 금지하면서 피난 나온 사람들을 위해 장기적인 재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대피시설 건설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피시설에 화장실 및 샤워실이 설치되도록 하라는 등 세부 항목까지 꽤 꼼꼼하게 지시하면서 자신의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22년 6월 이전에 공사가 완료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하기도 잊지 않았다. 사실 "안전할 때까지 아무도 .. 2020. 1. 15.
[필리핀 생활] 따가이따이 따알 화산 분화에 대한 마닐라 현지 소식 따알 화산(Taal Volcano)에 대해 4단계 경보가 내려진 지 이틀째. 기묘한 기분이 들 정도로 마닐라 시내가 조용한 것이 학교나 관공서는 물론이고 일반 기업들 상당수까지 모두 임시 휴무에 들어갔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앰뷸런스 소리가 들리는 일이 잦은 동네에 살면서도, 위잉위잉 앰뷸런스 특유의 소리가 새삼스럽게 두려워진다. 폭풍전야라서 조용한 것인지 아니면 화산 폭발 없이 그냥 무사히 넘어가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Phivolcs)에서는 화산 경보 레벨 4단계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 화산 경보 4단계는 화산폭발이 수 시간 또는 수일 내 일어날 수 있다는 위험 수준의 경고로 주변 지역 내 거주민들에게 대피가 권고되는 수준이다. 그냥 이렇게 있다가 잠잠해져서 평소처럼 1.. 2020. 1. 13.
[필리핀 생활] 따알화산 레벨 4단계, 분화 임박 (화산 경보 단계 보는 방법) 마닐라 근교 따가이따이에 있는 따알 화산(Taal Volcano)은 오늘 오후 2시경에 연기 기둥이 솟아오르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2단계 경보가 내려졌는데, 불행하게도 화산 활동이 고조되고 있다.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Phivolcs)에서는 2020년 1월 12일 오후 7시 30분을 기점으로 따알화산에 대해 4단계(위험 수준 분화 임박) 경보를 내렸다. 이미 화산 부근 출입을 전면 통제된 상황이며, 따가이따이와 바탕가스 등 따알 화산 주 분화구 반경 14km 이내에 있는 지역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소문에 의하면 따알 화산 주변으로 화산재가 비처럼 내리고 있다고 한다. 카비테는 물론 올티가스와 퀘존 인근까지 화산재가 날리고 있는 형편이라 마닐라공항도 공항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 ▲ 위의 이미지를 PDF.. 2020. 1. 12.
[필리핀 마닐라] 치노이(필리핀 화교)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곳, 중국인 묘지(Manila Chinese Cemetery) "그럼 주로 어디를 다니는 거예요?"필리핀 일주를 하고 있다는 내게 R이 여행 중 주로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왔다. 일상이 제법 분주하기는 하지만 타인이 듣기에 그럴싸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닌 터라 묘지 주변을 어슬렁대는 것이 취미라고 답을 했는데, 내 말이 농담인 줄 아는지 깔깔 웃는다. 웃기려고 한 말이 아니었던 나는 R에게 내 말이 농담이 아닌 진담이라고 재빨리 일깨워주었지만 그래도 R의 웃음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예의 바르게 단정한 삶을 살아가는 R에게는 별 목적도 없이 묘지 주변을 서성이는 일이 농담처럼 여겨지는 모양이었다. 무의미한 이야기이지만, 필리핀 곳곳을 얼마나 돌아다녔느냐를 따져본다면 나는 꽤 상위권에 들 자신이 있다. 이 필리핀이란 나라는 생각보다 넓기도 하여서 아직도 가보고 싶은 곳이 .. 2019. 12. 8.
[필리핀 마닐라 근교 여행] 마숭이 지오리저브 열대우림 생태공원(Masungi Georeserve) "이곳의 이름은 대체 어떻게 읽어요? 마숭이? 마숭기?""마숭이(Masungi)로 읽어주세요. 저 산이 뾰족뾰족한 게 보이시죠? 타갈로그어로 뾰족뾰족한 것을 마성키(Masungki)라고 해요. 이곳의 이름은 마성키에서 유래되었지요."마숭이 지오리저브 보존지구의 베이스캠프에서 트래킹 코스에 대해 안내를 해주던 직원은 딱 봐도 좋은 집 안에서 자라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나는 여자였다. 간혹 부모님에게 매우 사랑받고 컸으리라 짐작되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바로 그런 타입의 여자였다. 그림 같은 미녀는 아니지만 웃는 모습이 꽤 사랑스럽다. 그녀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등산에 대한 주의사항을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이야기에 도통 집중하지 못한 것은 주변 풍경이 너무 예뻤기 때문이었다. 공기가 어찌나 상쾌한지 머릿속 .. 2019. 12. 5.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파티의 핵심은 "너는 왜 이름이 아자야?"아자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기초 체력이 가장 우수한 사람이었다. 깡마른 체구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얼마나 좋은지, 새벽 5시에 일어나 호핑투어를 해도 자정이 다 될 때까지 호텔 수영장을 떠날 줄 몰라 나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끊임없이 잔병치레를 하면서 조금만 많이 움직여도 이틀은 쉬어야 회복되는 나로서는 아자의 그 체력이 무서울 정도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언젠가 아자와 비콜 여행을 가야지 마음먹고 있는 것은 아자의 고향이 비콜 지방(Bicol Region)이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연한 연두색에서부터 진한 초록색까지, 녹색의 색감이 가득한 비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하지만 아자가 고향에 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주중에는 직장에 다닌다.. 2019. 12. 4.
[필리핀 생활] 베트남축구대표팀의 역전 드라마 (인도네시아와의 축구 경기 풍경) "베트남 어디에서 오신 거예요?""하노이에서도 좀 왔는데, 대부분 사이공(호찌민)에서 왔어요!" 흥겨운 응원 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울리는 듯한 기분으로 축구 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관광버스 옆에서 경기장 쪽을 바라보며 깃발을 들고 있는 분을 보았다. 이런 모습으로 관광버스 옆에 서 있다면 여행가이드일 확률이 백에 가깝다. 나는 대체 다들 어디에서 오셨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자신은 호찌민에서 왔으며 5일 일정으로 마닐라에 머문다고 알려준다. 이렇게 해외 원정 응원을 온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그 숫자를 물어보니 가이드가 말하시기를, 자신이 데리고 온 여행객은 100여 명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단다. 아마 그런 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눈치이다. 그래도 나는 가이드 분와 헤어.. 2019. 12. 2.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스카프와 노브랜드 김말이와 버스 컨덕터 필리핀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이라면 스카프부터 떠오른다. 얇은 천으로 만들어진 긴 스카프는 참으로 요긴하여서 멋을 내기 위한 용도 이상으로 쓰인다. 먼지가 많을 때는 먼지 가리개로 쓰이고, 에어컨이 차가울 때는 담요처럼 쓰이며, 햇살이 뜨거울 때 해 가리개로 쓰이니 그야말로 생활 필수 아이템이다. 그런데 그렇게 다용도로 쓰이는 스카프도 사용자가 누구이냐에 따라 그 활용도가 달라진다. 주변의 필리핀 사람들은 으레 하나씩 다 가지고 있으니 나도 가지고 싶어 스카프를 하나 장만해두었지만, 내게는 딱히 유용하게 쓰이지 않았다. 마카티 그린벨트 쇼핑몰을 죄다 돌아다니면서 까다롭게 고른 것을 생각해보면 매일 써야 마땅하지만, 실상 그렇지 못했다. 남들은 생활 속에서 두루두루 잘만 쓰는데, 내게는 그저 .. 2019. 11. 30.
[필리핀 성지순례] 불라칸 김대건 성인 성지 (롤롬보이 성김대건안드레아본당) 시장에서 푸른 고추를 사다가 깨끗하게 씻고, 소금을 약간 넣고 기름에 30초 정도 볶는다. 고추가 숨이 죽으면 뜨거운 물을 조금 붓는다. 국처럼 하면 본연의 맛이 나지 않으니 물은 아주 약간만 넣고 살짝 익히듯 볶아내야만 한다. 어느 정도 고추가 익었으면 간장과 마늘. 멸치를 넣고 3분 정도 더 익힌다. 마닐라의 도로가 온통 주차장이 된 듯한 날이었다. 그런데 마닐라 특유의 교통체증에 혀를 내두르면서 3시간 가까이 차를 타고 불라칸 롤롬보이에 있는 김대건 신부 성지까지 가서 내가 한 일은 어떻게 하면 고추를 맛있게 볶아낼 수 있는지 배우는 것이었다. 성당에 계시는 수녀님을 만났는데, 마침 이 수녀님이 성당 내 식구들 요리를 담당하신다고 했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김대건 신부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 2019. 11. 19.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아얄라 트라이앵글 가든, 크리스마스 라이트쇼(조명축제) - Gallery of Lights 2019 필리핀 마닐라에는 해마다 연말이면 저녁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있다. 바로 마카티(Makati)에 있는 아얄라 트라이앵글 가든(Ayala Triangle Gardens)이다. 11월부터 1월 초까지 두 달 동안 이 공원이 사람들로 가득 차는 것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얄라 랜드 (Ayala Land)에서 개최하는 빛의 축제(Festival of Lights) 때문이다. 이 축제는 크리스마스 음악과 함께하는 조명축제인데 입장료가 없는 데다가 크리스마스 기분을 가득 느낄 수 있어서 마닐라의 시민들에게 매우 사랑받는 축제이다. 그런데 드디어 아얄라 트라이앵글 가든의 크리스마스 빛의 축제(조명축제)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다. 화려한 색상의 조명과 함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낄 시간이 온 것이다. 아얄라 트.. 2019. 11. 16.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만성절 마닐라 사우스 묘지 풍경 필리핀 사람들을 매우 좋아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하여서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종종 생긴다. 특히 장례문화에 대해서는 대체 왜 그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잔뜩이다. 고인 또는 유가족의 취향에 따라 무덤의 색을 어여쁘게 칠하고, 비교적 덤덤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꽤 마음에 들지만 화장하고 나온 뼈를 기념품으로 가지고 간다거나, 무덤 위에 올라 장난을 치고 놀거나 잠을 자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묘지 주변까지 잔뜩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더욱더 이상하게 여겨진다. 아마도 내가 무덤 주변은 그 어느 곳보다 깨끗해야 한다고 배운 한국인이라 그런 모양이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정도의 고민밖에 없는 만성절 오후였다. 요즘 나는 필리핀 역사에 관한 .. 2019. 11. 6.
[필리핀 마닐라 자유여행] '마닐라 보이' 아저씨가 파는 것 어릴 적 야바위 아저씨만 보면 좋아서 뛰어가던 꼬마였던 나는 지금 이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그 버릇을 전혀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뭔가 눈길을 끄는 것을 만나면 꼭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는 내가 대체 어디로 가고 있었던지, 시간은 몇 시인지 그런 것은 까맣게 잊고야 만다. "너는 한국인이니? 나는 마닐라 보이(Manila Boy)야!"만성절이라고 마닐라의 사우스 묘지(Manila South Cemetery) 주변이 온통 잡상인 천지였다. 묘지에 갈 때 필요한 초와 꽃을 파는 사람보다 옷과 음식, 이런저런 액세서리를 파는 상인이 더 많으니 흡사 야시장이라도 된 모양이다. 그런 혼잡한 길 한가운데서 아저씨가 뭔가 독특한 것을 팔고 있었으니 보고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을 "마닐라 보이"라고 소개.. 2019. 11. 5.
[필리핀 마닐라] 두테르테 대통령과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핼러윈 소품 1994년 여름은 대한민국에 건국 이래 최초로 전국 최고 기온 38.4도라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는 기록이 있는 해이다. 그해 제프 베조스는 미국의 워싱턴주 시애틀에 회사를 하나 차렸다. 그는 자신의 사이트에 아마존닷컴(Amazon.com)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본격적으로 온라인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 관련 분야가 성장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파는 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아마존닷컴은 철저한 배송 시스템과 뛰어난 고객서비스로 닷컴버블(dot-com bubble)의 붕괴 속에서도 살아남았고,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이 되었다. 그리고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의 창업주는 약 147조8000억 원(1310억 달러)이란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게 되었으니, 제프 베조스는 포브스가 발표한 부자 순위.. 2019.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