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필리핀 이해하기/필리핀 경제•환전

[필리핀 빈부격차] 10명 중 4명은 가난한 이곳에서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by 필인러브 2019. 11. 6.
반응형



가난은 가난하다고 느낄 때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누가 봐도 절대적인 빈곤층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정말 가난해서 끼니를 걱정할 지경인데 본인이 가난하다고 느끼는지 여부가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빈곤층에 대해 이런저런 조사를 하는 것은 빈곤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에 따라 빈곤퇴치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빈곤지표와 불평등 지표는 삶의 만족도 및 행복지수 등과도 연관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가난한 나라, 필리핀의 통계청(PSA)에서도 소득 격차, 빈곤 격차 및 빈곤의 심각성 등과 같은 빈곤 관련 통계를 꾸준히 발표한다. 


2016년도에 필리핀 통계청에서는 필리핀 가족의 평균 연간 가족 수입이 267,000페소(약 613만 원)로 조사되었다고 하면서 지니계수가 0.4439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경제적 불평등을 계수화한 지니계수는 숫자 0에서 1 사이의 범위로 불평등을 나타내는데,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불균등 정도가 심한 것이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0.3 정도이다. 하지만 굳이 지니계수 숫자를 들여다볼 필요도 없이, 마카티에만 나가도 필리핀의 빈부격차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거의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늘 느끼게 된다. 그리고 필리핀의 극심한 부의 편중과 양극화는 큰 사회문제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19년 4월 10일 필리핀 통계청(PSA)에서는 5인 가족 기준으로 한 달에 10,481페소(한국 돈으로 약 24만 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전기세만 해도 무척이나 비싼 나라가 필리핀이라서 필리핀 사람들 입에서 이 돈으로 과연 생활할 수가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이야기 중에는 필리핀 통계청에서 한 달 생활비로 10,481페소라는 금액을 책정한 까닭이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최소한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니까 이 통계청의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면 통계 자료를 어떻게 발표하느냐에 따라 그 해석이 상당히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일단 10,481페소의 상세 내용을 보면 5인 가족의 기본 식량 비용으로 한 달 동안 7,337페소가 책정되었다. 나머지 3,144페소가 주거비, 의류비, 교통비, 통신비 등등 기타 비용이다. 2015년보다 10.9% 높은 수치라고는 하지만, 그동안의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금액이 크게 올라간 것 같지는 않다. 이는 5인 가족이 한 달 동안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예산으로 결코 충분한 돈으로 볼 수 없다. 비참한 생활 수준을 간신히 벗어나 생존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겠지만 그저 그뿐이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아이들에게 만들어 먹이고 학교에 보내기란 불가능하다는 소리이다. 그러니 이 금액은 일반 노동자의 봉급 인상을 피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쓰일 최저 금액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아무리 필리핀의 물가가 싸다고 하여도 이 10,481페소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책정한다면 실질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수준의 급여를 받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너무 비현실적인 금액이라는 사람들의 비난을 듣고 통계청에서는 그 금액이 기본적인 음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 그 가족이 가난하지 않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부연 설명했지만, 사람이 먹기만 하면 사는 것이냐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있어 식비가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필리핀 중앙은행(BSP)의 소비자 금융 조사에서도 식비가 가계 지출의 42.7%를 차지한다는 보고된 바 있다. 



▲ 위의 이미지를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기

필리핀 소득 계층 분류.pdf



■ 필리핀의 중산층 비율과 빈부격차


필리핀 개발 연구소(PIDS. Philippine Institute for Development Studies)에서 2018년 12월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전체 소득 분포를 7가지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월 수입기준으로 31,560페소 이상 78,900 이하를 벌면 중산층(middle class)으로 분류한다.  이 자료를 보면 전체 가구의 52%나 되는 빈곤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은 전체 가구 소득의 23%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중산층의 대부분은 메트로 마닐라와 집중되어 있으며, 중산층 이상 상류층이 가지고 가는 소득이 전체 가구 소득의 65%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이야기이다. 2012년에 조사한 자료를 기반으로 소득 계층을 분류하였다고는 하지만 2019년인 지금도 그 비율이 극적으로 크게 바뀌었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필리핀 통계청(PSA. 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의 자료를 보면 2018년 상반기 기준 빈곤율은 21%라고 한다. 2015년 같은 기간에 27.6%였음을 떠올려보면 3년 동안 빈곤율이 6.6%포인트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19년 7월 현재 필리핀의 인구는 1억 8백만 명에 이른다. 2,310만 명의 필리핀 사람들이 빈곤함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리이다.  2,880만 명에 비하면 2,310만 명은 적은 숫자이지만, 그래도 10년 전 대만의 인구(2310만 명)보다도 많은 숫자이다. 그러니까 필리핀 정부 발표를 언뜻 보면 빈곤층이 확실히 줄어든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국민의 대부분은 여전히 빈곤층 또는 저소득층이다. 


그렇다면 마카티 그린벨트에 있는 명품 매장을 동네 슈퍼처럼 이용할 수 있는 부유층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아시아 개발 은행(ADB. Asian Developement Bank)의 자료에 의하면 필리핀 사람 중 상위 3~5% 정도만이 상류층의 생활을 하고 있고, 필리핀 국민 3명 중 1명이 빈곤층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대체 그 숫자를 누가 정확히 알겠느냐마는 누가 봐도 인구의 절반은 빈곤하게 사는 것이다. 세계 기아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 인구 1억 810만 명 중 약 1400만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1300만 명이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식품 불안정'상태라고 한다. 특히 다섯 명 중 한 명은 빈곤선(최저한도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입 수준) 아래에 머물러 있다. 그래도 필리핀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두테르테 정부의 지속적인 경제 개혁,  건설·제조업 부문의 성장으로 인한 고용 창출, 해외투자에 덕분에 빈곤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 빈곤층 해당 여부 설문조사 


매우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소식이지만, 최근 3월에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필리핀 사람들이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고 한다.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필리핀 국민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니 그래도 삶이 좀 나아진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정말 그럴까 싶은 생각이 슬그머니 들지 않을 수 없다. 필리핀 여론조사기관 SWS(Social Weather Stations)에서 진행한 빈곤층 해당 여부 설문조사는 마닐라, 비사야, 민다나오 등에 거주하는 성인 1,440명을 대상으로 자가평가(self-rated)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응답자의 38%(약 950만 가구에 해당)가 자신을 가난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을 가난하다고 답한 사람 중 27%은 “나는 언제나 가난했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38%나 되는 자신을 가난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이지만, 이 소식을 반겨야 하는 것은 이 38%라는 수치가 2018년 4분기(50%)보다 12% 줄어든 수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먹을 음식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인원이 27%(680만 명)에 달한다. 열 명 중 3명은 먹을 것이 없는 상황이지만, 이 역시 직전 분기 34%보다 7% 하락한 수치로 역대 최저치이다. 이 조사 결과에 대해 살바도르 파넬로(Salvador Panelo) 대통령 대변인은 빈곤퇴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발표하고, 지속적인 성장정책을 통해 현 행정부 임기 내인 2022년까지 2015년 21.6%였던 빈곤율을14%로 낮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세계은행(WB)의 최근 보고서(Macro Poverty Outlook for East Asia and the Pacific)에 따르면 필리핀 빈곤률이 2019년 20.8%, 2020년 19.8%, 2021년 18.7%로 지속 하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 필리핀 마닐라. 마닐라베이 





▲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 




▲ 이 선풍기는 개천가에 사는 아저씨네 주방 기구인데, 개가 볼일을 보고 갔다. 아저씨가 뛰어가서 개를 나무랐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연말이 되면 구걸하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구걸을 쉽게 하기 위해 부모에게 돈을 주고 아이를 빌리는 일도 생긴다.




※ 위의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Profile and Determinants of the Middle-Income Class in the Philippines

https://pidswebs.pids.gov.ph/CDN/PUBLICATIONS/pidsdps1820.pdf

· Income and Expenditure

http://www.psa.gov.ph/tags/income-and-expenditure

· Results from the 2015 Family Income and Expenditure Survey

http://www.psa.gov.ph/content/average-family-income-2015-estimated-22-thousand-pesos-monthly-results-2015-family-income

· First Quarter 2019 Social Weather Survey: Self-Rated Poverty falls to record-low 38%

https://www.sws.org.ph/swsmain/artcldisppage/?artcsyscode=ART-20190618221931

· Fighting poverty

https://news.mb.com.ph/2019/06/11/fighting-poverty/

· Pinoy Middle Class Still Vulnerable To Poverty

https://www.pids.gov.ph/pids-in-the-news/2738

· Defining and Profiling the Middle Class

https://www.pids.gov.ph/publications/6725

· Table 4. Projected Population, by Age Group, Sex, and by Single-Calendar Year Interval, Philippines: 2010 - 2020 (Medium Assumption)

https://psa.gov.ph/sites/default/files/attachments/hsd/pressrelease/Table4_9.pdf

· Proportion of Poor Filipinos registered at 21.0 percent in the First Semester of 2018

https://psa.gov.ph/poverty-press-releases/nid/138411

· PSA family budget ‘miserable estimate’

http://www.manilastandardtoday.com/index.php/news/top-stories/292419/psa-family-budget-miserable-estimate-.html

· SWS: 47 percent of Filipinos consider themselves ‘poor’

https://www.manilatimes.net/sws-47-percent-filipinos-consider-poor/366393/

· 80% of Filipinos happy with PRRD’s performance: SWS

· 빈곤층 해당여부 설문조사 결과 역대 최저치 갱신

http://overseas.mofa.go.kr/ph-ko/brd/m_3646/view.do?seq=1344680


필리핀 빈곤율.pdf





[필리핀 빈부격차] 10명 중 4명은 가난한 이곳에서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 Copyright 2019. 콘텐츠 스튜디오 필인러브 all rights reserved -


※ 저작권에 관한 경고 : 필인러브(PHILINLOVE)의 콘텐츠(글. 사진, 동영상 등 모든 저작물과 창작물)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입니다. 필인러브의 콘텐츠를 개인 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올리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사전 동의 없이 내용을 재편집하거나, 출처 없이 콘텐츠를 무단 사용하실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반응형

댓글